일식집 손말이 김밥, 집에서 만들어요

만들기 쉽고 남은 반찬 처리에도 그만인 손말이 김밥

등록 2005.11.25 19:05수정 2005.11.25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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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손말이 김밥.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손말이 김밥. ⓒ 이효연

찌는 듯한 무더위가 물러가고 아침 저녁으로 제법 바람이 불면서 홍콩에도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이렇게 서늘한 찬 바람은 사람들로 하여금 정신을 추스리게 만든다고 하지만 저에게만은 예외인가 봅니다. 다림질을 마치고 다리미의 코드를 뽑는다는 것이 그만 전기밥솥의 코드까지 다 뽑아 버려서 갓 지은 밥을 모두 고두밥으로 만들었지 뭡니까?


이미 고슬고슬 식어 버린 찬 밥을 다시 데워 봤자 갓 지은 밥의 촉촉함을 찾을 수는 없을 테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손말이 김밥이었습니다. 일식집에 가서 회정식을 주문하면 매운탕을 먹기 직전에 나무통에 꽂아 내오는 그 손말이 김밥말이죠.

사실 재료라고 해 봐야 잘게 썬 야채에 생선알 조금 올린 것이 전부인데도 손에 쥐고 한 입씩 베어 먹다 보면 고소한 김 맛과 상큼한 야채 맛이 잘 어우러져서 입안을 아주 개운하게 해 주는 별미입니다. 어쩌다 이미 배가 찼다며 양보하는 일행이 있어 양 손에 손말이 김밥을 쥐고 먹을 수 있다면 그날은 아주 운이 좋은 날이었구요.

장을 봐 돌아오는 길에 슈퍼마켓 회 코너에서 날치알 한 팩과 무순 한 봉지를 사다가 알초밥도 만들고, 냉장고 속의 남은 반찬도 꺼내 손말이 김밥의 재료를 준비해 봤습니다. 그리고 조개를 넣은 된장국도 엷게 끓여 준비하니 제법 그럴 듯한 푸짐한 일식 상차림이 나오네요.

a 특별한 재료를 사용하면 손님상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요.

특별한 재료를 사용하면 손님상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요. ⓒ 이효연

모처럼 별미를 맛보는 기분도 좋았지만 이 손말이 김밥의 가장 좋은 점은 식사 후 설거지 거리가 전혀 없다는 것과 애매하게 남은 반찬을 처리하기에 그만이라는 것입니다. 멸치볶음이나 조금 남은 불고기, 볶은 고추장, 볶은 나물 등등 무엇이든 손말이 김밥의 속재료가 될 수 있지요. 남편도, 저도, 아이도 하나씩 손에 들고 싹싹 베어 먹으면 설거지 걱정도 없습니다.

자! 김밥용 김 몇 장과 냉장고 속에 약간의 야채와 마른 반찬만 있다면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손말이 김밥, 한 번 만들어 보죠.


재료

김밥용 김 2~3장(세로 방향으로 반 잘라서).
달걀 지단(채 썰어서).
오이, 당근 등 야채(잘게 채 썰어서).
먹다 남은 반찬(불고기, 멸치볶음 등 국물이 많지 않으면 어떤 것도 괜찮습니다).
밥.
양념(마요네즈, 볶은 고추장, 쌈장 등 약간).
통깨(없어도 괜찮아요).


1. 김밥에 1/3 정도 밥을 올리고 여러가지 재료를 올린 후


a 밥을 너무 많이 넣으면 모양이 별로 안 예뻐요.

밥을 너무 많이 넣으면 모양이 별로 안 예뻐요. ⓒ 이효연

2. 마요네즈나 고추장 등 양념을 얹고 고깔 모양으로 말아 주면 끝!

a 눅눅하거나 뜨거운 밥을 사용하면 김이 금새 눅눅해져서 보기 싫습니다.

눅눅하거나 뜨거운 밥을 사용하면 김이 금새 눅눅해져서 보기 싫습니다. ⓒ 이효연

3. 밥풀 반 개 정도를 으깨서 김말이의 끝을 붙여 주면 꽂이가 없어도 고정이 됩니다.

a 달걀 지단과 야채만을 넣은 다이어트용 손말이 김밥.

달걀 지단과 야채만을 넣은 다이어트용 손말이 김밥. ⓒ 이효연

a 먹다 남은 불고기를 잘게 썰어 올린 불고기 김밥.

먹다 남은 불고기를 잘게 썰어 올린 불고기 김밥. ⓒ 이효연

덧붙이는 글 | 집에서 별미 요리를 만들어 먹은 날은 "오늘, 얼마 벌었나(?)" 따져 보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외식비를 줄이는 것이 절약의 가장 큰 지름길이니까요. 

'멋대로 요리'이효연의 홍콩이야기 http://blog.empas.com/happymc

덧붙이는 글 집에서 별미 요리를 만들어 먹은 날은 "오늘, 얼마 벌었나(?)" 따져 보는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외식비를 줄이는 것이 절약의 가장 큰 지름길이니까요. 

'멋대로 요리'이효연의 홍콩이야기 http://blog.empas.com/happy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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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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