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출신 아니면 어때!" 대한상의 새 회장 손경식의 '도전'

29일 공식 취임... 삼성가의 사돈 집안

등록 2005.11.29 15:39수정 2005.11.2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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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새 회장으로 손경식(사진) CJ 회장이 29일 선출됐다. 지난 22일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선출된 손 회장은 이로써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함께 한국 경제계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는 대한상의호(號)를 이끌게 됐다.

손 회장은 우선 비자금조성 등의 혐의로 물러난 박용성 전 회장의 잔여 임기인 내년 2월까지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어 큰 이변이 없는 한 3년 임기의 차기 회장에 재선출될 것으로 상의는 보고 있다.

이재현 CJ 회장의 외삼촌... 덕망·경영능력 인정받아

손 회장은 그동안 상의에서 의원과 부회장 등의 활동을 해왔지만 재계에서는 그리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안국화재와 CJ 그룹 등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면서 전문경영인으로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지만, 재벌의 정식 오너가 아니었던 점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씨의 처남이다. 맹희씨의 장남인 이재현 CJ 회장(손 회장과 공동회장)의 외삼촌이다. 따라서 재계에서는 '범삼성가' 사람으로 통한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손 회장이 재벌오너 출신은 아니지만, 그동안 전문경영인으로서 덕망과 경영능력을 충분히 인정 받아왔기 때문에 오히려 많은 회원사들의 기대가 높다"고 말했다.

오너 출신이 아닌 전문경영인 출신이라는 장점을 바탕으로 회원기업만 5만에 달하는 재계 거대 이익단체인 상의 회장으로서 향후 재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나갈지 관심거리다.


재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 해소도 과제

우선 이른바 '두산사태'로 불명예 퇴진한 박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뒤숭숭한 대한상의의 조직을 재정비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조직 활성화를 통한 분위기 쇄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감을 해소하는 것도 손 회장의 몫이다. 두산 '형제의 난'으로 불거진 비자금과 분식회계, 삼성 'X파일'과 불법정치자금 제공, 지배구조 논란 등으로 재계는 그 어느 때보다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는 상태다.

재계 관계자는 "박용성 전 회장 시절에는 과거 전경련에서 했던 재계 대변자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전경련이 과거와 달리 제 몫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속에 손 회장이 박 전회장 때의 상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 회장의 그동안 경영스타일 등을 볼 때 '미스터 쓴소리'로 불릴 정도로 대외 발언에 강했던 박 전 회장과는 달리 내실을 다지면서 재계의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2007년부터는 일정 규모 이상 기업들이 대한상의에 강제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 회원 가입이 강제조항에서 임의조항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정수입의 대부분을 회비로 채우고 있는 상의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재정 건전성에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

상의는 최근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음달에 문을 여는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 건물의 임대 수입료 등을 통해 재정수입의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회원들을 이탈을 막기 위한 서비스 강화 등의 과제도 안고 있다.

재계 양대축의 하나인 대한상의 손경식호(號)가 위기에 처한 상의와 재계를 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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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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