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윤형씨의 자살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한 영국 <더 타임스> 인터넷판 29일자.더타임스 인터넷판
"사랑 잃은 백만장자 상속녀의 외로운 자살(Lonely suicide of the lovelorn millionairess)"
영국의 <더타임스> 30일치 인터넷판에 올라온 제목이다. 신문은 이어 "그녀는 젊었고,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씨의 자살사건을 크게 다뤘다.
신문은 이어 "한국 삼성그룹 상속녀인 이윤형씨는 빠른 스포츠카와 예술에 심취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1억500만 파운드(2000억원)로 추정되는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서울과 뉴욕의 명문대를 다닌 그녀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인터넷 홈페이지 '이뿌니 윤형이네'(Pretty Yoon Hyung)에서 자신감과 매력을 드러냈던 윤형씨는 하지만 26살의 나이에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전깃줄에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지난주 한국의 신문들은 삼성에 의해 지원된(backed up by Samsung) 경찰과 의료진의 말을 빌어 교통사고로 일제히 보도했다"면서 "하지만 일부 언론의 탐사보도가 이어지면서 - 종종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 삼성은 뒤늦게 자살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뉴욕 맨하튼의 보헤미안 빌리지에 살았던 윤형씨는 길게는 일주일이 넘도록 아파트를 떠나지 않고 칩거했으며, 부모의 반대로 결혼을 이루지 못하고 뉴욕으로 온 뒤에는 외로워했으며, 의기소침해 했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은 또 윤형씨의 자살과 함께 97년 이후 최근까지 삼성그룹이 걸어온 길을 일목요연하게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윤형씨의 죽음이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한 삼성에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 제친 삼성, 이건희 병세와 불법정치자금, 불법상속 등 악재도...
196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제의 기적을 세웠던 한국의 재벌은 컴퓨터 칩부터 조선산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지만, 97년 아시아 금융위기동안 재벌은 엄청난 빚과 부실경영으로 경제의 부담이 되는 존재로 비판받았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나선 삼성은 이익이 나지 않은 사업은 처분했고, 반도체와 핸드폰 중심으로 그룹의 주력사업을 재편해 일본의 소니를 제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