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잃은 백만장자 상속녀의 외로운 자살"

영국 <더 타임스>, 이건희 회장 막내 딸 윤형씨 자살 비중있게 보도

등록 2005.11.30 11:34수정 2005.11.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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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윤형씨의 자살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한 영국 <더 타임스> 인터넷판 29일자.
고 이윤형씨의 자살사건을 비중있게 보도한 영국 <더 타임스> 인터넷판 29일자.더타임스 인터넷판

"사랑 잃은 백만장자 상속녀의 외로운 자살(Lonely suicide of the lovelorn millionairess)"

영국의 <더타임스> 30일치 인터넷판에 올라온 제목이다. 신문은 이어 "그녀는 젊었고, 모든 것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면서 삼성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씨의 자살사건을 크게 다뤘다.

신문은 이어 "한국 삼성그룹 상속녀인 이윤형씨는 빠른 스포츠카와 예술에 심취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1억500만 파운드(2000억원)로 추정되는 재산을 가지고 있으며, 서울과 뉴욕의 명문대를 다닌 그녀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인터넷 홈페이지 '이뿌니 윤형이네'(Pretty Yoon Hyung)에서 자신감과 매력을 드러냈던 윤형씨는 하지만 26살의 나이에 뉴욕의 한 아파트에서 전깃줄에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지난주 한국의 신문들은 삼성에 의해 지원된(backed up by Samsung) 경찰과 의료진의 말을 빌어 교통사고로 일제히 보도했다"면서 "하지만 일부 언론의 탐사보도가 이어지면서 - 종종 그렇게 해왔던 것처럼 - 삼성은 뒤늦게 자살했음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뉴욕 맨하튼의 보헤미안 빌리지에 살았던 윤형씨는 길게는 일주일이 넘도록 아파트를 떠나지 않고 칩거했으며, 부모의 반대로 결혼을 이루지 못하고 뉴욕으로 온 뒤에는 외로워했으며, 의기소침해 했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신문은 또 윤형씨의 자살과 함께 97년 이후 최근까지 삼성그룹이 걸어온 길을 일목요연하게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윤형씨의 죽음이 여러모로 어려움에 처한 삼성에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 제친 삼성, 이건희 병세와 불법정치자금, 불법상속 등 악재도...

1960년대부터 80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경제의 기적을 세웠던 한국의 재벌은 컴퓨터 칩부터 조선산업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했지만, 97년 아시아 금융위기동안 재벌은 엄청난 빚과 부실경영으로 경제의 부담이 되는 존재로 비판받았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나선 삼성은 이익이 나지 않은 사업은 처분했고, 반도체와 핸드폰 중심으로 그룹의 주력사업을 재편해 일본의 소니를 제치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셋째 딸 윤형씨의 사진.
인터넷 카페에 올라왔던 이건희 삼성 회장의 셋째 딸 윤형씨의 사진.
<더 타임스>는 "삼성에도 어두운 면은 있다"고 전제하고, 미국에서 암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건희 회장은 국회 소환을 거부하며 연락을 끊고 있고 외삼촌인 홍석현씨는 1997년 대통령선거에서 삼성의 불법정치자금을 전달한 혐의로 주미대사직에서 물러났다고 보도했다.

이어 윤형씨의 오빠인 이재용씨는 불법상속 문제에 연루됐으며, 삼성그룹 2명의 최고경영자는 최근 법원으로부터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 올해 미국으로부터는 메모리 칩 덤핑으로 3억 달러(3000억 원)의 벌금을 물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한국 내에서는 삼성의 파워와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부언론으로부터 삼성공화국(The Republic of Samsung)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고,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는 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분 정리라는 도전에 처해 있다고 <더 타임스>는 밝혔다.

한편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윤형씨의 자살 사건을 보도하면서, 삼성이 뒤늦게 윤형씨의 자살을 시인했지만, 왜 삼성이 처음에 진실을 밝히지 않았는지가 관심거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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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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