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토라이 모이하사 궁전의 유럽풍 건물김준희
그리고 많은 카펫이 있었다. 아라비안 나이트에 나오는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카펫부터 화장실 앞에 놓아두면 좋을 것 같은 작은 카펫까지 다양한 종류의 카펫들이 벽과 바닥에 펼쳐져있고 그것도 모자라서 구석마다 둥그렇게 말린 채 세워져 있었다.
도대체 이 많은 카펫을 어디에 사용했을까 궁금해질 정도로 많다. 궁전 내부의 벽과 바닥을 모두 덮고도 남을 듯한 카펫. 당시 이 궁전에 몇 명이나 있었는지 모르지만 그 사람들이 하나씩 몸에 두르고 있더라도 남을 만한 분량이다.
2층 한쪽의 테라스로 나가자 그 곳은 카페로 바뀌어있었다. 한 테이블에 앉아서 차이를 마시면서 밖을 보았다. 밖에는 넓은 연못이 보인다. 예전에 이 연못은 칸의 후궁들이 수영을 하던 곳이라고 한다. 지금은 후궁 대신에 팔뚝만한 시커먼 물고기들만이 헤엄쳐 다니고 있다.
여전히 날은 덥고 하늘은 파랗다. 이 테라스는 부하라의 칸이 자주 찾았던 곳이라고 한다. 난 살아생전에 칸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런 기분으로 이곳에 앉아서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