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자 550개당 1개 성공? 원천기술은 있나

서울대 조사위 "황 교수, 185개보다 훨씬 많은 난자 사용했다"

등록 2005.12.23 13:59수정 2005.12.23 14:08
0
원고료로 응원
a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재검증을 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3일 오전 대학본부에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재검증을 하고 있는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23일 오전 대학본부에서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23일 서울대 조사위원회에 의해 조작으로 판명난 황우석 교수의 2005년 <사이언스> 논문 연구에 사용된 난자 개수도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애초 황 교수는 2005년 논문에서 사용된 난자가 185개이고, 이를 이용해 11개의 맞춤형 환자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고 학계에 보고했다. 난자 17개에서 평균 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셈이다.

세계 과학계가 황 교수 논문에 주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과학계는 난자 17개당 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황 교수의 '성공률'에 높은 점수를 줬고, 2005년 <사이언스>는 황 교수의 논문을 표지 논문으로 실었다. 2004년 황 교수가 발표한 <사이언스> 논문에서는 난자 242개가 사용돼 단 1개의 배아줄기세포가 만들어진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 교수 논문에 사용된 난자 개수 역시 믿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사위원회는 2005년 황 교수의 논문에 몇 개의 난자가 사용됐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논문에 보고된 185개보다 훨씬 많은 난자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노정혜 서울대 연구처장은 "(황 교수가 2005년 논문에서) 사용한 난자 개수도 조사중"이라며 "사이언스에 보고한 것보다는 훨씬 많이 (난자를) 사용했다는 건 파악했다"고 밝혔다.

'17개 난자로 1개 배아줄기세포 수립' 소식에 세계 과학계 주목했는데

연구에 사용된 난자 개수가 185개보다 많다는 것은 황 교수가 주장하는 배아줄기세포 확립 원천기술 보유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황 교수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2005년 논문이 '인위적인 실수'로 조작됐다고 시인했지만 원천기술만은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구에 사용된 난자 개수가 늘어날수록 황 교수의 '원천기술' 주장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배아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세계 각국 연구소도 난자 확보만 용이하다면 언제든 황 교수와 같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과학계 시각이다.


이와 관련,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도 중대한 증언을 한 바 있다. 노 이사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 교수의 2005년 논문에만 모두 900여개의 난자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나산부인과도 미즈메디병원의 난자 제공 중단 뒤 난자 200여개를 따로 황 교수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이사장 등의 주장에 따르면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 봐도 황 교수 2005년 논문에 사용된 난자 개수는 1100여개에 이른다.

이 경우 비록 황 교수가 11개의 배아줄기세포 확립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성공률은 100개 난자당 1개다.

1/17→1/100→1/550... 남은 줄기세포마저 수정란 줄기세포면?

그러나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황 교수팀이 지난 3월 15일 논문을 제출할 당시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라고 주장하는 라인은 2번과 3번, 2개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현재 DNA 분석 중인 이 두 개 라인이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로 판명난다면 황 교수는 난자 550개에서 1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셈이 된다. 지난 2004년 논문(난자 242개당 배아줄기세포 1개 제작)보다도 훨씬 '성공률'이 떨어지는 결과이다.

두 개의 줄기세포 라인마저도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확인될 경우 황 교수팀의 환자맞춤형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확립 자체를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황 교수의 '원천기술 보유' 주장이 위기를 맞고 있는 대목이다.

한편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2005년 황 교수 논문에 사용된 난자 개수를 계속 파악 중이며,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5. 5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