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매립장 반대말라" 2억원 돈가방 파문

웅천산업폐기물매립장반대 주민대표에게 건네려다 들통

등록 2005.12.24 15:35수정 2005.12.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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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 모 사장이 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 대표에게 전달한 현금 2억원이 든 돈가방.

정 모 사장이 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 대표에게 전달한 현금 2억원이 든 돈가방. ⓒ 반대대책위 제공

충남 보령 웅청쓰레기매립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보령화성산업(주) 정아무개 사장이 폐기물 처리장 증설 반대 주민대표에게 2억원이 든 돈가방을 전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폐기물매립장증설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투위) 공동위원장인 이풍우 목사에 따르면 지난 23일 밤 9시경 정 사장이 사택에 찾아와 교회예배당에서 10여분간 만났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폐기물매립장을 할 수 있도록 반대하지 말고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이 목사가 "아무 것도 도와줄 것이 없다"며 거절하자 곧바로 돌아갔다.

이 목사는 정씨와 헤어져 집안으로 들어가다 현관 입구에 현금이 담긴 가방 두개가 놓여져 있어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등과 확인해보니 가방 하나에 1억원씩 모두 2억원이 들어있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경찰 조사과정에서 "현관 앞에 돈을 두고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 목사와는 아무런 채권채무관계가 없고 쓰레기 매립장 설치를 위해 허가를 얻어야 하는데 주민들이 반대해 협조를 구하기 위해 돈을 주려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목사는 "정씨가 그동안 3~4차례 찾아와 올해 1월부터 농지에도 용도변경 없이 매립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바뀐만큼 허가를 받을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며 "이에 기존 매립장에 의한 피해에다 웅천 공군사격장 등에 따른 소음 등으로 더이상 매립장 증설은 안된다고 거절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2억원이라는 큰 돈을 반대대책위 임원에게 건네면서까지 대다수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는 매립장을 지으려는 업체의 행태를 비난하며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24일 정 사장에 대해 배임증재 혐의로 조사한 후 정 사장이 혐의를 인정하자 도주 우려가 없다고 판단, 이날 아침 일단 귀가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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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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