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주차빌딩 사용' 밤새 뒤집어

상가연합회 "인원상으론 반대가 많아"... 피해 상인들 '분통'

등록 2006.01.04 20:54수정 2006.01.0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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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대책위가 중구청과 대구광역시청으로 보내 접수한 문건

대책위가 중구청과 대구광역시청으로 보내 접수한 문건 ⓒ 이화섭

서문주차빌딩(이하 주차빌딩)의 사용 허락이 하룻밤 새에 번복돼 보도가 나가자 대구광역시 서문시장 2지구 피해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3일 주차빌딩을 임시상가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서문시장상가번영회연합회(이하 상가연합회)는 "1지구 1, 2층, 5지구, 건어물상가 번영회에서는 찬성을, 4지구, 동산상가 번영회에서는 반대를 표명, 4대 2로 주차빌딩 사용에 동의한다"고 밝혀, 상인들이 한시름 놓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음날 상가연합회 측에서 갑자기 "투표인원상으로 본 결과는 57%가 반대를 표시해 사용이 어렵게 됐다"라고 해 2지구 상인들의 반발을 샀다. 이렇게 결과가 번복된 이유는 반대한 지구 상인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2지구 상인들은 "애당초 이번 투표결과의 반영 방법이 '지구별 결과를 반영하는 방식', 즉 한 지구에서 과반수가 찬성하면 그 지구는 찬성하는 것으로 반영하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모두 합의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번복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2지구상가화재수습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정청호 위원은 "만약 인원별로 반영하려면 주차빌딩 이용의 권리가 있는 2지구상가 상인들에게도 투표권을 줘야 마땅하지 않느냐"며 "절대로 번복이란 있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상인들은 언론의 보도 태도에도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1월 4일에 발간된 <매일신문> 1면 기사는 "서문주차빌딩 상가 이용 못해"라는 표제로 '주차빌딩 사용이 무산됐다'는 내용이었다.

이 기사를 본 상인들은 매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기사를 읽은 한 상인은 "분명히 지구별 결과까지 실었으면서 '상가 이용 못 한다'고 기사를 쓴 것은 명백한 오보"라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대책위는 상가연합회와 다시 합의해 서문 주차빌딩 사용을 계속 진행하기로 했으며 4일 오전에 중구청과 대구시청에 결과에 관한 공문을 접수한 상태다.

왜 굳이 '주차빌딩'인가?
대구시에서 관리해 임대료 부담 덜 수 있어

주차빌딩 사용을 두고 상인간 반목이 벌어지고 있다. 2지구 피해 상인들이 다른 부지도 많은데 굳이 주차빌딩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2지구는 영세한 상인들이 많아 상가 임대료를 지불하고 나면 그나마 순수입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이번 화재로 인해 판매해야 할 상품은 물론 장부, 보관 현금까지 다 잿더미로 변한 상황에서 여유자금을 마련해 놓은 상인들을 찾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반대 지구 상인들은 '베네시움이나 달성공원 복개도로도 있는데 왜 굳이 주차빌딩인가'라고 반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바로 '주차빌딩은 대구광역시가 관리하는 곳'이어서 임대료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복개도로의 경우 현재 겨울이 채 끝나지도 않았기에 상인들이 장사하기에 적당치 않고, 베네시움의 경우 개인 또는 법인 건물이라 임대료 부담이 적지 않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기댈 곳은 '주차빌딩'인 것이다.

2지구 피해상인들은 주변 상인들의 선처를 절실히 바라고 있다. 한 피해상인은 "세입자들이 대부분인 사람들에게 이렇게라도 장소 제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두 번 죽는 꼴"이라고 주변상인들의 선처를 호소했다. / 이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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