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우성은 2002년<현정아 사랑해> 이후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다.두사부필름
올해는 소문만 무성하던 스크린 톱스타들의 안방극장 복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배용준, 손예진, 이병헌, 감우성 등 근래 스크린 진출 이후 브라운관에서는 활동이 뜸하던 스타급 배우들이 하나둘씩, 차기작으로 TV 드라마 출연이 유력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 해 <외출>과 <작업의 정석>을 통해 충무로를 대표하는 여배우로 굳건하게 자리잡은 손예진과 <왕의 남자>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감우성은, 최근 <고스트 맘마> <찜>의 한지승 감독이 연출하는 드라마 <연애시대>의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되어 안방극장 복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손예진은 2003년 <여름향기>, 감우성은 2002년 <현정아 사랑해> 이후로 오랜만의 TV 드라마 출연이다.
그러나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블록버스터 시대극 <태왕사신기>의 출연진이다. 한류를 대표하는 톱스타로 자리잡은 '욘사마' 배용준이 <겨울연가> 이후 5년만의 복귀작으로 대하사극 주연을 택한 것도 이채롭지만, <사랑해 말순씨>의 문소리와 <왕의 남자>의 정진영 등 드라마 출연 경험이 거의 없이 주로 영화에서만 활동해왔던 정상급 배우들도 이 작품을 통해 안방극장에 첫 선을 보인다는 점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장동건, 권상우, 최지우, 김래원, 하지원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톱스타들이 모두 공공연히 차기작으로 오랜만에 TV드라마를 선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신인급 배우들에게 의존하던 안방극장은, 모처럼 풍성한 스타시스템의 향연을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실 TV 드라마는 수많은 스타급 배우들에게 '화려한 오늘'을 만들어준 '고향'이나 다름없다. 지금 영화계에서 활동하는 스타들의 대다수가 TV 드라마를 통하여 얻은 인기를 발판삼아 스크린에 진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용준은 <젊은이의 양지>와 <겨울연가> <첫사랑>을 통하여, 이병헌은 <백야 3.98> <아름다운 날들> <아스팔트 사나이>, 손예진은 <맛있는 청혼> <여름향기> 등의 작품을 통하여 국내 TV 드라마를 대표하는 스타로 떠올랐다. 모두 영화배우로서 주목받기 훨씬 이전의 일이다.
그러나 수많은 배우들은 본격적인 스크린 진출 후 좀처럼 TV에 복귀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무대를 가라지 않고 오랫동안 꾸준히 활약해온 배우들도 있지만, 대개 스타급 배우들은 한 번 스크린에서 자리잡고 나면, 상대적으로 제작 환경이 열악하고 피로도가 높은 드라마를 기피하고,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영화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다.
스크린 진출에 실패하여 어쩔 수 없이 브라운관으로 되돌아온 경우를 제외하면, 김정은, 정준호 등 최근 영화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들의 드라마 출연이 그 자체로 화제가 되었다는 것은, 그동안 안방극장의 '스타 기근' 현상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