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재래시장인 신정시장에서 주부들이 생선을 고르고 있다박석철
한 생선가게. 주부 몇몇이 제수용품인 생선을 고르고 있다. 몇 차례에 걸쳐 주인과 설전을 벌이던 주부는 흥정을 끝낸 듯 생선을 받아들었다.
생선을 든 40대인 듯한 주부는 "대형할인점에서는 정가대로 사야 하지만 재래시장에서는 깎는 맛이 있다"고 말했다. 주인도 "조금 덜 남기더라도 단골을 잡기 위해서 할인해 준다"고 말했다.
바로 옆 채소가게. 50대의 한 주부가 나물가지를 고르다 직접 자기 손으로 나물을 더 담는다. 주인은 마지못한 척 "손해 보는데…" 하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다.
이날 활기 넘쳤던 재래시장에서 대부분 손님은 40-50대 주부. 역시 세상사는 맛을 통달한 계층이다. 주부들은 은근히 장보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리저리 장을 보던 한 할머니는 "역시 재래시장이 정이 넘친다"며 "얼마 전 며느리와 ○○마트에 갔는데 너무 삭막하더라"고 말했다.
이같이 활기가 넘치는 재래시장도 명절이 지나면 다시 사람들이 빠져나갈 것이다.
울산지역 재래시장들이 앞 다퉈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열린 전국체전 때는 전국의 재래시장 관계자들이 아케이드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신정시장을 찾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재래시장이 지갑을 여는 주세대인 신세대 주부들의 발길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장사람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정'과 '에누리'가 살아 있는 한 재래시장만을 고집하는 손님들의 발길은 여전할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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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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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과 '에누리' 있는 재래시장 모처럼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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