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잔칫날 되살리면 농촌 미래 있다

대보름을 보내면서 절기별 작은 축제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등록 2006.02.14 12:07수정 2006.02.14 15:1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동네잔치를 위해 가마솥을 씻고 시루를 걸어 쌀을 찌고 메로 떡을 친다. 이 풍경이 그립다. 마당엔 멍석이 깔리고 음식장만하느라 분주하다. 남정네들은 돼지를 잡고 통나무로 모닥불을 피워 분위기를 잡는다. 풍악도 울리면 좋겠구만...

동네잔치를 위해 가마솥을 씻고 시루를 걸어 쌀을 찌고 메로 떡을 친다. 이 풍경이 그립다. 마당엔 멍석이 깔리고 음식장만하느라 분주하다. 남정네들은 돼지를 잡고 통나무로 모닥불을 피워 분위기를 잡는다. 풍악도 울리면 좋겠구만... ⓒ sigoli 고향


달력을 반추하며


달력을 받아들면 우리는 먼저 연중 휴일이 며칠인가 세어 본다. 올해는 대체 연휴가 며칠일까? 설과 추석은 며칠이나 쉴 수 있을까 확인한다. 징검다리휴일이 있으면 그날 쉴 수 있을까 없을까를 저울질하기도 한다.

연인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기념일에 펜으로 특별하게 표시를 하기도 한다. 농사짓는 사람은 농사절후를 한번 쭉 훑어보기도 하고, 바닷가 사람은 물때를 눈여겨보기도 한다.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가 확연히 다른 게 달력이다.

시대에 따라 변천을 거듭해 2006년 오늘 우리에게 달력은 기상정보나 교통정보보다 못한 존재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달력 한 개 없으면 뭔가 집안이 허전하다. 아직 우린 달력에 들어 있는 여러 매력과 과거의 습관, 또는 현실에서의 필요성 때문에 달력 하나를 손에 쥐어야만 안심이다.

국회의원 나리가 뿌려대던 6,70년대 달력부터 화장실 휴지로 최고였던 일력, 농사월력, 맥주집에 실오라기 걸친 여인이 들어 있는 달력, 한복 입은 당대 최고미인 연예인 사진을 받으려 안달이었던 달력이 이젠 책상머리에 자그맣게 서 있는 달력으로 퇴보의 길을 걷고 있다.

a 산과 들에서 한 철에 뜯은 나물이다. 돌나물, 잔대싹, 두릅, 냉이, 달래, 돌미나리, 머위, 씀바귀와 민들레, 고들빼기 따위가 보이는데 취나물이 나오기 전에도 열댓 가지를 차려 쌈을 싸면 그만이다.

산과 들에서 한 철에 뜯은 나물이다. 돌나물, 잔대싹, 두릅, 냉이, 달래, 돌미나리, 머위, 씀바귀와 민들레, 고들빼기 따위가 보이는데 취나물이 나오기 전에도 열댓 가지를 차려 쌈을 싸면 그만이다. ⓒ sigoli 고향


농촌미래, 달력을 꼼꼼히 뜯어보면 답이 있다


달력을 보면 음력이 작게 표시되어 있다. 그 때마다 1월은 설과 대보름, 2월은 하인의 날, 3월은 삼짓날, 5월엔 단오, 6월 유두에 7월은 칠월칠석과 백중이 있다. 8월은 한가위 추석이 있다. 9월 중양절에 10월 보름은 시향을 지내고 다음 해로 넘어간다.

또 하나 양력으로 한 달에 2번은 입춘(立春)이니 우수(雨水), 상강(霜降) 등 24절기와 관련된 날이 날짜 간격을 세어볼 필요도 없이 보름 그러니까 15일만에 한 번씩 어김없이 바뀐다. 때로 동지가 12월 21일이거나 22일이며 망종(芒種)이 6월 5일 혹은 6일인 경우가 있다. 하지도 6월 21일 또는 22일이다. 단 하루가 차이 나는 건 다들 알 것이다.


음력 태음력을 보완하여 태양력을 함께 쓰는 우리는 명절이나 전통놀이에 관련된 건 달로 보아 음력으로 초하루나 보름날이다. 그러니 어른들과 함께 살면 까먹을 일이 없다. 다만 날마다 일상사에 치여 사는 우리가 어찌 24번이나 바뀌는 절기 절후를 기억하며 살 수 있겠는가.

영업부 직원은 아침에 그날 날씨를 감안하여 마케팅 전략을 짠다고 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아이스크림 장사와 우산 장사인데 비단 이 두 가지로 한정되지 않는다. 맥주가 잘 팔릴지 소주가 더 많이 나갈지 계산해야 할 뿐만 아니다. 사람 심리상태를 좌우하는 빛과 온도 차이에 매출이 달라지니 챙길 수밖에 없겠다.

a 실상 돼지를 잡으면 살코기보다 내장을 부위별로 삶고 피순대를 만들어 도마에서 싹뚝싹뚝 썰어 식기 전에 먹는 맛이 최고다. 여기에 순대국밥 곁들이면 다른 게 생각나지 않는다.

실상 돼지를 잡으면 살코기보다 내장을 부위별로 삶고 피순대를 만들어 도마에서 싹뚝싹뚝 썰어 식기 전에 먹는 맛이 최고다. 여기에 순대국밥 곁들이면 다른 게 생각나지 않는다. ⓒ sigoli 고향

내가 오늘 달력 이야기를 괜히 꺼낸 게 아니다. 내가 살아갈 그리고 나와 함께 부대끼며 살 농촌, 농민, 고향사람, 지역과 일꾼들을 위해 한 가지 꼭 드리고 싶은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 행여 일상사에 지쳐 잊고 지내지는 않을까 염려하여 함께 가꿔나가기 위한 프로그램 단초를 제시하려 한다.

새해가 시작되면 달력을 보자고 한 건 달력을 그냥 걸어두지만 말고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다. '농사짓기 힘드네'만 하지 말고 달력을 붙들고 최소 일주일은 씨름하면 답이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이미 위에서 음력과 양력을 이야기할 때 대강은 알아차렸을 것이다. 천편일률적일 필요는 없겠으나 양력으로 표시된 24번의 그날은 태양이 길고 짧아지고 온도가 오르고 내리는 걸 표현해 놓았다. 이에 따라 싹이 트고 몇 센티쯤 자라고 꽃이 피어서 열매를 맺어 얼마간 지나면 토실토실 익어 간다. 우린 그걸 따서 먹는다.

a 2월엔 된장을 담그고 고추장을 만든다. 순창 등 전남북 접경은 고추장을 담글 때 고추장용 메주가루에 인절미를 뭉그리고 천일염과 조청, 태양초로 담근다. 이런 손맛을 보여주면 꽤 호응을 얻을 것이다.

2월엔 된장을 담그고 고추장을 만든다. 순창 등 전남북 접경은 고추장을 담글 때 고추장용 메주가루에 인절미를 뭉그리고 천일염과 조청, 태양초로 담근다. 이런 손맛을 보여주면 꽤 호응을 얻을 것이다. ⓒ sigoli 고향


양력은 생산하는 날, 음력은 즐기는 날

2,3월 들나물이 기지개를 켜고 꽃이 만발하는 철엔 화전놀이를 떠난다. 4월 5월엔 산나물이 지천이다. 6월엔 보리가 피고 창포가 제철이다. 오뉴월을 지나면서 매실과 감자, 버찌와 산딸기를 따먹고 7월엔 복날 오니 닭과 멍멍이를 먹고 옥수수를 삶아 하모니카를 불어줘야 한다. 8월 한여름엔 강으로 천렵을 떠나 어죽을 쑨다. 호박과 오이도 제철이다.

9월, 10월은 고구마를 캐고 밤을 줍고 미꾸라지가 포동포동 살이 찐다. 감홍시가 익고 햅쌀도 나올 때다. 오곡백과 풍성하고 추수감사절 11월은 콩이 나오니 청국장 띄우고 김장을 한다. 12월은 조개가 맛있고 동지가 있어 팥이 그리운 철이다. 노란호박도 있다.

a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꽃 얼레지를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었더니 쫄깃하고 향이 대단했다. 꽃도 예쁘지만 나물 맛이 상상 이상이다. 450여 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다.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꽃 얼레지를 말려서 묵나물로 만들었더니 쫄깃하고 향이 대단했다. 꽃도 예쁘지만 나물 맛이 상상 이상이다. 450여 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다. ⓒ sigoli 고향

양력 24절기는 출하를 준비하는 날로 삼자. 제철농산물이 있지 않은가. 이걸로 아쉬우니 고래로 내려온 음력이 보완한다. 잔칫날이다. 음력은 함께 즐기는 날로 정하자. 월별로 위에 열거한 잔치가 기다리고 있다. 보름과 초하룻날 세시풍속과 놀이가 줄줄이 이어진다.

음력과 양력을 적절히 활용하면 1년에 스물두 번에 또 스물두 번을 더하니 많게는 마흔여덟 번을 헤아릴 수 있다. 때로 일정이 겹치니 몇 번을 빼고 한 날짜에 모으면 이래저래 날이 추려질 게다. 추석과 설, 감자와 고구마는 다들 캐서 먹게 되니 제외한다.

자, 그럼 목말라 있는 도시인을 부를 차례다. 여전히 간절히 원하고 있는 시골, 고향출신 도시사람을 작은 축제의 현장에 멍석을 깔아놓고 초대하면 되겠다. 부를 사람이 적어 누군가를 부를 수 없어 분위기가 마련이 되지 않는다면 첫해엔 시험 삼아 마을 사람끼리 해도 된다. 출향민 고향사람을 부르면 더할 나위 없겠다.

a 나는 삼겹살도 그냥 굽지 않는다. 일단 나물이 준비가 되면 돌판 밑에 불을 지피고 굵은 소금을 뿌리고 고기 한쪽이 거의 구워질 때까지 가만히 뒀다가 육즙이 빠지면 칼로 뒤집고 어느 때가 되면 신김치와 남은 고기를 잘게 썰어 비빈다. 감자와 고구마도 철마다 오른다. 이렇게 먹으면 한 사람 당 600g도 부족하다.

나는 삼겹살도 그냥 굽지 않는다. 일단 나물이 준비가 되면 돌판 밑에 불을 지피고 굵은 소금을 뿌리고 고기 한쪽이 거의 구워질 때까지 가만히 뒀다가 육즙이 빠지면 칼로 뒤집고 어느 때가 되면 신김치와 남은 고기를 잘게 썰어 비빈다. 감자와 고구마도 철마다 오른다. 이렇게 먹으면 한 사람 당 600g도 부족하다. ⓒ sigoli 고향


작은 잔치 하나로 서로 마음이 통하게

정월대보름을 예로 들어보자. 설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움직이고 가족과 보내느라 정신이 없으니 자꾸만 시간과 여흥, 음식 등을 나눌만하지 않다. 처가에도 가야 하니 촉박하다. 당연히 감질 나는 명절을 보냈으니 뭔가 아쉬울 게다. 이를 십분 활용하자.

아이 손목잡고 올 추억의 전도사-부모들을 불러 쥐불놀이에 쓸 불깡통을 만들고 관솔을 캐서 쪼개고 연을 만들고 팽이와 썰매를 마련한다. 제기를 만들고 마을에선 당산제를 준비한다. 마을 공동으로 동네 한가운데에 상설 터를 잡아 집집마다 말려놓은 열댓 가지 나물과 떡을 한다.

찹쌀과 오곡을 담가 가마솥에 시루를 걸고 찰밥을 찔 시설은 기본이다. 적당한 상황에서 초청한 손님에게 절반을 넘겨 손수 체험하게 한다. 흥부거지밥처럼 나물대충 넣고 바가지에 비벼먹게도 한다. 다른 가마솥엔 돼지 한두 마리가 푹푹 삶아진다. 한쪽에선 비계가 붙은 큼지막한 살점을 불잉걸에 굽고 있다.

a 집된장에 나물반찬 주는 민박식당도 괜찮겠다. 며칠 있으면 <히스토리채널>에 이 상과 내가 나온다.

집된장에 나물반찬 주는 민박식당도 괜찮겠다. 며칠 있으면 <히스토리채널>에 이 상과 내가 나온다. ⓒ sigoli 고향

달집을 태우려 하면 두둥실 둥근달이 떠오른다. 쥐불놀이와 달집 태우는 불꽃놀이와 사물놀이가 한바탕 흥겨운 잔치의 대미를 장식한다. 가양주(家釀酒) 술독을 집집마다 들고와 맛을 뽐낸다. 흥겨운 잔치가 막을 내린다. 아이 어른 손을 잡고 민가로 한 집씩 엮여 들어가 황토구들집에서 절절 끓는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고로쇠와 다래 물을 들이켜고 우리네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먼 길을 떠나는 자식에게 배불리 먹이듯 새벽밥을 함께 나누고 다음을 기약한다. 차 짐칸에는 어제 못다 먹은 나물과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실어준다.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도시로 떠나는 이들에게 1년 동안 마을에서 벌어지는 대소사 일정표가 들려 있다.

하루 체험치고 근사하지 않은가. 사람들은 그 날을 잊지 못해 다음 5월 초에 벌어지는 산나물축제가 기다려진다. 이젠 가족뿐만 아니라 가까운 친구네 가족에게 함께 가자고 자랑을 늘어놓을 게다. 이렇게 시작된 작은 시도가 1년에 몇 번만 치러지면 텅 비어가는 마을 분위기를 전환하는 계기가 된다.

a 나물과 농산물을 꾸역꾸역 실어주는 부모님 마음을 읽었다면 손님에게 푸성귀를 나눠주면 내집같이 드나드는 경험을 민박집을 직접 운영하면서 터득하게 되었다. 반드시 차 앞에까지 나와서 배웅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자마자 생각이 나게 하면 바쁘다고 해도 다시 온다.

나물과 농산물을 꾸역꾸역 실어주는 부모님 마음을 읽었다면 손님에게 푸성귀를 나눠주면 내집같이 드나드는 경험을 민박집을 직접 운영하면서 터득하게 되었다. 반드시 차 앞에까지 나와서 배웅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자마자 생각이 나게 하면 바쁘다고 해도 다시 온다. ⓒ sigoli 고향


절기와 잔치문화를 살리면 미래가 보인다

특별히 손님을 초대한다고 주눅들 필요가 없다. 늘 하던 대로 예전에 했던 방식에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한두 가지 추가하면 부족함이 없겠다. 읍면동 단위로 문호를 활짝 열고 누구나 참가할 수 있게 하면 많게는 기백 명까지 참여할 수 있고 적으면 열댓 명이 될 수도 있다.

여기서 몇 가지를 확인하고 보자.

첫째, 전통잔치문화를 되살렸다.
둘째, 마을사람끼리 같이 준비하는 두레와 품앗이가 재현되었다.
셋째, 도농교류를 위한 바탕이 마련되었다.
넷째, 아이와 어른이 함께 했다.
다섯째, 고향을 잃어버린 맘 붙일 곳 없는 뜨내기들에게 제2의 고향이 만들어졌다.
여섯째, 민박집과 음식을 마련하여 서로 나누면서 일정한 수익을 올렸다.

a 지역마다 잔치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이 다르다. 전남은 꼬막과 홍어, 돼지고기만 오르면 욕 먹지 않는다. 홍어는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맛이 난다.

지역마다 잔치와 차례상에 올리는 음식이 다르다. 전남은 꼬막과 홍어, 돼지고기만 오르면 욕 먹지 않는다. 홍어는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맛이 난다. ⓒ sigoli 고향

마을에 젊은 사람이 없는데 걱정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동네가 적으면 서너 동네가 옛 초등학교에 모여서 해도 된다. 굳이 마을을 들먹일 필요 없이 면단위 청년회가 주관하면 무리가 없을 게다.

작은 잔칫날로 활용하되 욕심 부려 크게 하려 하지 말고 1년에 두어 번 하다가 6번, 12번으로 차차 늘려 가면 된다. 준비기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니 역량에 맞게 조절할 필요가 있겠다.

산촌이라면 곤드레밥 축제나 삼겹살에 곰취를 테마로 정해도 훌륭하며 바닷가라면 각종 조개와 제철해산물을 활용해도 좋다. 김장하는 날을 마을잔치로 정하고 오는 이에게 몇 포기씩 나눠도 충분하다. 함께 김장독을 묻어도 되겠다.

농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1년 농사가 달라지고 해년마다 쌓이면 변화의 길로 접어들고 생활도 개선되리라. 활력을 되찾을 날 머지 않았고 확신한다. 몇 해 남지 않은 장사를 했다 하더라도 투자비로 계산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해를 거듭함에 따라 농산물 판로 걱정은 덜어도 된다.

나는 오늘 달력을 다시 보고 어릴 적 잔칫날을 떠올려본다. 더하고 빼고 살을 붙여서 몇 년 하다 보면 전형이 만들어지지 않겠는가. 대단한 걸 보여주려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농사짓는 모습도 좋고 시골밥상 그대로 내놓아도 좋지 않을까.

a 귀향하면 어떤 잔치마당을 열 것인가 늘 고민하고 있다. 품격을 잃지 않되 예전 모습을 살려 서로 즐거운 자리가 되도록 연구하고 있다. 손님도 때가 되면 자리를 털 줄 아는 미덕이 있었다. 다음 기회에 써볼 생각이다.

귀향하면 어떤 잔치마당을 열 것인가 늘 고민하고 있다. 품격을 잃지 않되 예전 모습을 살려 서로 즐거운 자리가 되도록 연구하고 있다. 손님도 때가 되면 자리를 털 줄 아는 미덕이 있었다. 다음 기회에 써볼 생각이다. ⓒ sigoli 고향


귀향 후 내가 <산채원>에서 만들 작은 잔치
산나물과 시절음식 주기로 보는 월별 행사 개요

▲ 곤드레 또는 고려엉겅퀴 꽃

봄, 나물과 꽃의 협연

3월- 냉이와 봄동, 달래, 쑥, 돌나물, 머위, 돌미나리
4월- 화전놀이와 탁족 및 천렵-고사리 고비 떡취말리기, 부추전 부치는 날
5월- 산나물축제(취나물 참나물 두릅 곤드레 가죽나물 죽순 뽕잎과 곰취 삼겹살)

여름, 무더위와 추억의 한여름밤

6월- 보리 꼬실라 먹기와 밀껌, 감자, 복숭아서리
7월- 복날과 수영대회 <한여름 밤의 천막극장>-모깃불, 장아찌, 옥수수, 오이, 호박
8월- 휴가와 백중 개떡 또는 찐빵

가을, 수확의 기쁨 노래하는 귀뚜라미

9월- 산나물 들꽃잔치, 추석, 토란 대와 토란국, 아욱죽 파티, 버섯파티
10월- 추어탕과 고구마, 으름잔치, 가을밤 별보기
11월- 홍어와 묵은김치, 묵, 메생이 그리고 굴, 꼬막

겨울, 불놀이와 구수한 주전부리

12월- 동지팥죽과 팥칼국수 과메기-복조리와 두부 만들기 체험, 닭서리 재현
1월- 설과 떡 꼬막, 전통 한과 만들기 체험
2월- 보름과 전통놀이, 된장 고추장 담그기 체험

참고사항

* 계절별, 분기별로 중심에 있는 달 중 하루로 행사를 모아 진행한다.
* 기본 동력은 마을과 면 청년회, 도시 아파트 단지와 자매결연, 1사 1촌 성과와 접목한다.
* 계절별로 돼지 1마리는 기본으로 하고 상황에 맞게 추가하고 예전 잔칫날 분위기를 연출한다.(멍석, 가마솥, 평상, 절구와 시루, 국밥, 모닥불)
* 전남 화순 백아산 일대는 지대가 높아 중부지방과 시기가 대충 비슷하다.
* 만약 활용할 게 있으면 누구나 참고하여 채택해도 무방하다.
* 명절 때 미리 1년 행사를 집집마다 예고한다.
* 일정한 규칙을 정하여 1년에 서너 번은 합법적인 서리문화를 권장하면 즐겁겠다.
* 홈페이지보다 인터넷카페를 운영하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 김규환

덧붙이는 글 | 혼자 꾹 묻어두고 잘 살아보려다가 함께 나누기 위해 일부를 공개한다. 독자 여러분이 더 살을 붙여주길 바란다. 김규환 기자는 귀향하여 <산채원>을 만들어 고향마을을 되살리고 싶어한다. 현재 고향신문-시골아이 고향(www.sigoli.com)을 운영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혼자 꾹 묻어두고 잘 살아보려다가 함께 나누기 위해 일부를 공개한다. 독자 여러분이 더 살을 붙여주길 바란다. 김규환 기자는 귀향하여 <산채원>을 만들어 고향마을을 되살리고 싶어한다. 현재 고향신문-시골아이 고향(www.sigoli.com)을 운영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김규환은 서울생활을 접고 빨치산의 고장-화순에서 '백아산의 메아리'를 들으며 살고 있습니다. 6, 70년대 고향 이야기와 삶의 뿌리를 캐는 글을 쓰다가 2006년 귀향하고 말았지요. 200가지 산나물을 깊은 산속에 자연 그대로 심어 산나물 천지 <산채원>을 만들고 있답니다.도시 이웃과 나누려 합니다. cafe.daum.net/sanchaewon 클릭!

이 기자의 최신기사 역시, 가을엔 추어탕이지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한전 '몰래 전봇대 150개', 드디어 뽑혔다
  3. 3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저는 경상도 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왜냐면
  4. 4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국무총리도 감히 이름을 못 부르는 윤 정권의 2인자
  5. 5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