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부천 세종병원과 '맞장'

중앙사무실, 병원으로 옮겨...병원 "강력 대응" 방침

등록 2006.02.25 09:09수정 2006.02.25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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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보건의료노조가 24일 오후 세종병원에서 집회를 열어 세종병원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가 24일 오후 세종병원에서 집회를 열어 세종병원에 전면전을 선언했다 ⓒ 석희열

병원 산별노조인 보건의료노조가 무단협 사업장 경기도 부천 세종병원에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24일 오후 120여 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가운데 세종병원 앞마당에서 '세종병원지부 투쟁승리를 위한 전면투쟁 선포식'을 열고 세종병원을 타격하기 위한 위력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세종병원투쟁을 승리로 이끌지 못한다면 산별교섭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세종병원의 노조탄압을 반드시 분쇄하고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한 4만 조합원의 전면 투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이 싸움에 대해 "누가 오래 버티나 끝까지 한번 가보자는 '끝장 투쟁'"이라고 규정하고 "결국 노동계와 경영계의 대리전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 24일 오후 세종병원과의 전면투쟁 선포식을 마친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병원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병원 쪽 경비직원들이 막아서고 있다. 물리적인 충돌을 우려해 보건의료노조에서 병원 진입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날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24일 오후 세종병원과의 전면투쟁 선포식을 마친 보건의료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병원 안으로 들어가려 하자 병원 쪽 경비직원들이 막아서고 있다. 물리적인 충돌을 우려해 보건의료노조에서 병원 진입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날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 석희열

보건의료노조는 기존의 중집회의를 '세종병원 투쟁승리를 위한 중앙투쟁본부'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는 오는 27일부터 중앙사무실을 임시로 세종병원지부 파업농성장으로 옮기고 홍명옥 위원장이 이곳에 상주하면서 현장을 지휘할 예정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세종병원사태를 사회 쟁점화하기로 하고 3월 13~15일 4차 총력투쟁에서 민주노총과 공동 행동에 나선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세종병원사태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확인하듯 민주노총 김지희 부위원장은 "민주노총 70만 전체의 힘으로 3월 말까지 세종병원 등 장기투쟁사업을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세종병원이 계속해서 노조를 탄압한다면 집중 타격투쟁을 전개하여 반드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세종병원투쟁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것은 첫째 병원 쪽의 단체협약 일방 해지, 둘째 이로 인한 노조 무력화와 산별교섭 악영향에 대한 위기감, 셋째 구조조정과 연봉제 전환 등에 대한 불안감이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a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무리한 병원 진입투쟁 대신 병원 앞마당에서 문화행사를 진행하며 대중 선전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조합원들이 무리한 병원 진입투쟁 대신 병원 앞마당에서 문화행사를 진행하며 대중 선전을 하고 있다 ⓒ 석희열

병원 쪽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노조와 적당히 합의하여 미봉책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김동기 세종병원 경영지원본부장은 "보건의료노조 소속 1000명이 몰려온다고 해도 불의와 부당한 주장에 굴복할 수는 없다"면서 "불법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절대로 교섭에 나설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합법적인 노조 활동은 법 테두리 안에서 최대한 보장하고 지원하겠지만 물리력을 동원하여 폭력으로 협박하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병원이 외부 세력에 의해 유린되거나 침탈당하지 않도록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 대처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한편 병원 쪽은 오는 27일과 29일, 3월 2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달 19일부터 파업농성하고 있는 노동조합 간부 10여 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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