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킴벌리, 우리문학 지킴이 자처

등록 2006.03.21 12:12수정 2006.03.21 12:12
0
우먼타임스
[권미선 기자] “존경받던 문인들이 쉴 만한 공간이 없어 다방이나 술집을 전전한다는 소리를 듣고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문인들의 사랑방인 ‘문학의 집’을 만들기로 하고 우리 문학을 지켜나가는데 적극 도움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 말을 꺼낸 사람은 문인협회의 간부도 아니고, 출판사 관계자도 아니다. 이 같은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들은 생활용품을 주로 생산하는 유한킴벌리.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로 잘 알려진 유한킴벌리는 나무 심기, 숲 가꾸기, 환경교육 등과 같은 ‘자연보호’와 관련한 사회공헌 활동을 하면서 연간 30억원이 넘는 ‘문학메세나’ 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다.

특히 소문 안 내고 조용하게 문인들을 돕고, 사라져 가는 우리 고전문학을 지키는 데 방대한 양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보관까지 한다.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는 부분.

이를 적극적으로 진두지휘하는 유한킴벌리의 이은욱 전무는 “문학을 지키고 돌보는 데에 아무도 관여를 안 한다”며 “그래서 더욱 이 활동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한킴벌리가 문학메세나 활동을 적극 시작한 것은 2001년.

그해 남산자락에 버려져 있던 안기부장 공관건물을 새롭게 리모델링해 ‘문학의 집’을 만들고 지난해에는 그 옆에 산림문학관까지 설립했다.


문학의 집은 문인들이 집필을 하고 담소도 나눌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며 바로 맞은편 산림문학관은 중앙홀과 세미나실, 문학카페 등을 갖춰 각종 문학 관련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무는 “문학인들이 우리 가슴에 훌륭한 지주 역할을 해준 것을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윤동주의 ‘별 헤는 밤’ 을 읽으며 낭만에 젖었고, 최인훈의 ‘광장’을 읽으며 피 끓는 청춘을 울부짖었던 우리들이 먹고사는 데 바빠 이런 마음의 양식을 놓치고 사는 것이 아닌가라는 안타까움이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특히 젊은이들은 문학에 대해서 관심을 잃어가고 있다”며 “젊은이들과 원로 문학인들을 연결해주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고 자주 생각했다”고.

이를 위해 문학인들의 작품 활동을 담은 내용을 비디오로 제작, 청소년을 위한 교육 교재로 무료 배포해 오고 있다.

또한 ‘산림문학관’ 에서는 매주 금요문학마당과 수요문학강좌를 열어 이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더 나아가 한중일 문화를 보존하는 데 애를 쓰기도 한다. 이를 위해 몇 년 전부터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과 함께 방대한 한·중·일 비교문화 상징사전 편찬사업을 하였고, ‘매화’ ‘소나무’ ‘대나무’ 등 3편은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소개되기도 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이 전무는 ‘공헌’이 아닌 ‘책임’이라고 강조해 말한다.

“누가 기업을 키웠는지 잘 생각해 보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모든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기업은 성장할 수 있었다”며 기업이 커 갈수록 그 책무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큰 회사’ ‘잘사는 회사’가 아닌 존경받는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으로 국민들 속에 훌륭한 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더욱 힘차게 뛰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AD

AD

AD

인기기사

  1. 1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유인촌의 문체부, 청소년은 건드리지 말았어야 했다
  2. 2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손님 이렇게 없을 줄은 몰랐다"는 사장, 그럼에도 17년차
  3. 3 "주변에 주식 투자로 5천만원 이상 번 사람 있나요?" "주변에 주식 투자로 5천만원 이상 번 사람 있나요?"
  4. 4 한강 노벨상에 숟가락 얹는 보수, 그들에게 필요한 염치 한강 노벨상에 숟가락 얹는 보수, 그들에게 필요한 염치
  5. 5 윤 정부가 일선부대에 배포한 충격의 간행물 윤 정부가 일선부대에 배포한 충격의 간행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