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스틱 축제 하기 나름 아닌가요"

신랑 축가 부르고... 하객과 함께 왈츠 추고...

등록 2006.03.22 15:29수정 2006.03.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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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날 '이색 웨딩마치'
우먼타임스


[이재은 기자] 결혼식은 신랑과 신부에겐 평생 간직할 최고의 추억거리다. 때문에 틀에 박힌 결혼식보다는 개성 있고 의미도 있는 특별한 결혼식을 꿈꾸는 젊은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빠듯한 비용과 시간에 떠밀리다 보면 상상 속의 결혼식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이럴 때 비책은 선배들의 결혼식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것. 이색적이고 특별한 결혼식을 훔쳐봤다.


저비용 특별 이벤트 준비하는 알뜰족

MBC 주말드라마 <결혼합시다>에 등장하는 막내 딸 막순이는 노처녀임에도 불구, 가족들만 참석하는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고집을 부려 부모님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집안 형편 어려운 거 뻔히 아는데 무리하지 말고, 최대한 간소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게 막순이의 주장이다.

최근 막순이와 같은 '알뜰파 커플'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동문회관, 교회 등을 이용해 결혼식 비용은 최대한 아끼고 대신 아파트 평수를 늘리거나 비상금을 마련하는 데 투자한다. 비용을 절약했다고 해서 이들의 결혼식이 별 볼일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 이들은 의미와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이벤트 요소를 가미, 간소한 결혼식을 풍성하게 만드는데 주력한다.

남편이 직접 축가 부르기, 신부와 신랑이 결혼선언문 낭독하기, 사위가 장모 업고 달리기, 친구들의 축하공연 등이 그러한 예. 지난 3월 11일, 서울대학교 총동문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연정(29·교사)씨는 알뜰하지만 최대한 의미를 부여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런 부부가 되겠습니다"라고 시작하는 부부 선언문을 낭독하고, 그동안 신부를 잘 키워주셔서 고맙다는 의미로 신랑이 장모를 업고 식장을 한 바퀴 도는 이벤트가 가미됐다.

김씨는 "결혼에 있어 형식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가장 알뜰하게 식을 올릴 수 있는 곳을 모색, 동문회관으로 결정했다"며 "사랑하는 남녀가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됐다는 것을 하객들에게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소중한 지인만 초대... 파티 예식 '황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진희(29)·제이슨 구(29) 커플은 영화 속에서나 구경할 법한 결혼식을 올렸다. 파티같은 이들의 결혼식에는 신부와 신랑을 잘 아는 지인들만 참석해 하객 모두 즐기는 결혼식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친인척과 친구를 포함해 총 100여명 남짓한 사람들만 초대했다.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사람이 있으면 흥겨운 분위기 연출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신부님의 간단한 주례사가 끝나면서 '진짜 파티'는 시작됐다.


핑크색 들러리 드레스를 입은 친구들이 식장으로 들어가 분위기를 띄운 후 신부와 신랑은 하객들과 함께 식사를 즐겼다. 결혼식 당일 식사는 꿈도 꿀 수 없는 국내 결혼식과는 대조적인 모습. 식사 후 신부와 신부 아버지는 미리 연습해둔 '퍼스트 댄스'를 선보였고, 뒤를 이어 하객들도 왈츠를 추며 결혼식 파티를 마음껏 즐겼다.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는 부부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피로연 음식은 간단하다. 식전 음식 5종류와 음료수, 그리고 주요리인 연어와 돼지고기 정도가 전부다. 하객들은 10일 전 참석의사와 함께 주요리 메뉴를 선정했다.

이들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김혜진(29)씨는 "신부가 결혼식 전체를 기획하고 직접 준비하기 때문에 하객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쓴 테이블 네임카드마저도 훌륭한 결혼식 기념품이 된다"고 설명했다.

감동·낭만의 고급호텔..."오늘만은 나도 스타"

고급 호텔의 결혼식 주가도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호텔 연예판촉부 관계자들은 연예인을 비롯한 상류층 자녀들처럼 호텔 결혼식을 희망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말한다. 고급스럽고 이색적인 프로그램이 호텔 결혼식의 매력.

톱스타들의 연이은 결혼식으로 선망의 호텔로 자리 잡은 쉐라톤 워커힐의 경우 '씨어터 웨딩' 프로그램을 마련, 젊은 커플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올 봄 개설된 씨어터 웨딩은 극장을 웨딩홀로 개조, 극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부부가 뮤지컬 배우가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부부가 입장할 때 미리 찍어둔 뮤직비디오를 틀고, 핀 조명으로 부부가 연예인이 된 듯한 분위기로 만들어주는 것.

올해 초 S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민지(27)씨는 테이블과 꽃장식 등을 보라색 컬러로 포인트를 줘 통일했고, 결혼식장을 마치 작은 숲속같이 연상되도록 수입 나무장식으로 데코레이션을 해 친구들의 부러움을 샀다.

김씨는 "S호텔의 경우 청첩장부터 애프터 파티까지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컬러 테마 웨딩과 이브닝 웨딩까지 가능하다"며 "한강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환상적인 공간에서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는 자부심이 생기는 것이 장점"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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