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순백의 꽃잎들은 보기만 해도 깨끗하다.서종규
조팝나무, 즉 조밥처럼 생겼다고 붙은 이름이겠다. 하지만 조밥은 누런 색깔을 띤다. 조금은 이해가 가지 않는 이름이다. 꽃들이 작고 앙증맞아서 조팝나무라고 붙였는지 모른다. 좁쌀만한 꽃들이 좁쌀만큼 많이 붙어 있는 꽃이다.
어린 시절, 조밥을 먹기 시작하는 춘삼월엔 배고픔과의 전쟁이었다. 조밥엔 팥도 넣고, 고구마도 넣고, 쌀도 조금 넣어서 밥을 짓는다. 그것도 없으면 조만 삶아서 먹기도 한다. 하얀 쌀밥이라도 한 그릇 먹고 싶은 마음 굴뚝같은데, 어른 생일이라도 돌아와야 한 번 먹어 보았던 흰 쌀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