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래를 펴 들고 물에 몸을 내려앉는 찰나, 멈추어진 그 찰나의 수만 마리의 새들처럼, 그렇게 '얼레지'는 그 능선에 앉아 있었습니다.서종규
호수, 물위에 내려앉는 새들이 생각났습니다. 하늘을 날던 새들이 물위에 앉는 순간의 모습, 나래를 펴 들고 물에 몸을 내려앉는 찰나, 멈추어진 그 찰나의 수만 마리의 새들처럼, 그렇게 얼레지는 그 능선에 앉아 있었습니다.
종이학처럼, 그것도 연보라빛 종이로 접은 수만 마리의 종이학이 능선 위에 흩어 뿌려져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날개와 고개를 들어 올린 종이학처럼, 여섯 개의 꽃잎을 곧게 세운 얼레지는 그렇게 우리들을 맞이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