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 포부 "내가 시작한 시정, 마무리짓겠다"

양산시장 선거 인터뷰 ⑤- 오근섭 무소속 후보

등록 2006.05.20 16:25수정 2006.05.2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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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오근섭 후보.

오근섭 후보.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지난 2004년 6월 5일 치러진 양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의 영광을 안아 제4대 양산시장에 취임했던 오근섭 시장이 다시 한 번 시민들의 심판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보선에서는 한나라당의 공천을 업고 출마했지만, 이번에는 무소속으로 나섰다.

하지만 자신의 선거홍보물에 '한나라당이 오근섭을 버린 것은 아닙니다'라는 묘한 여운을 풍기는 글귀가 들어 있는 것에서 보듯 오 후보의 무소속 출마에 담긴 뜻이 또한 예사롭지 않다.

지난 2월 하순 그는 국회에서 김양수 의원과 김학송 경남도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에게 지역사찰 스님들의 그림과 글씨를 선물했는데, 이것이 이른바 '서화 로비사건'으로 문제화되자 당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이후 공천결과를 두고 한나라당이 심한 내홍을 치른 끝에 공천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당을 탈당해 양산시민연합을 출범하고 단일 후보를 찾던 과정에서 오 후보가 추대됐다.

"양산은 이제 막 설비 갖춘 공장, 내가 가동해야 한다"

- 왜 다시 오근섭이어야 하나?
"나는 전임 시장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아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참으로 열심히 뛰었다. 취임 초 '양산을 땀으로 흠뻑 적시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정말 온몸을 바쳐 일했다.

양산의 현 상황을 공장설립에 비유하자면, 이제 겨우 공장을 가동시킬 수 있는 설비를 갖춰놓은 상태다. 말하자면 이제 막 열이 오르려는 시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공장사정을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에게 공장의 가동을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다른 욕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벌여놓은 일을 내가 마무리해야 된다는 강한 책임감 때문에 다시 한 번 더 시정을 맡아 보겠다는 것이다."


- 한 도시의 수장으로서의 자신의 강점을 든다면?
"처세술에는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내가 선수다. 그런 덕분에 경남도와 중앙을 오가며 많은 도비와 국비를 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재선에 성공하면 지금까지도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양산에 버티고 앉아 있는 시간보다는 도나 중앙으로 돌아다니는 시간을 대폭 늘릴 것이다. '발로 뛰는 세일즈 시장'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겠다."

- 양산이 안고 있는 여러 현안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사안은?
"우리 양산은 기본적인 교육환경이 열악하다. 약화된 지역교육의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교육혁신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여야 할 것으로 본다. '시립고등학교 설립', '영어 테마마을', '시립보육원·유치원 설립 및 사립 보육원지원 확대', '학교 급식비 50%지원' 등 시민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교육정책을 마련하여 우리 자녀들이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인재도시로 만들어 가겠다."


"영어테마마을, 급식비 지원... 교육도시로 가자"

-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갖추어야 될 중요한 덕목은?
"오늘날의 자치단체에서는 CEO형 단체장을 원하고 있다. 그러므로 단체장은 경영마인드와 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남들보다 앞서는 행동력과 실천력도 중요하다. 자치단체장이 모범을 보인다면 조직은 자연스럽게 결속될 것이고 그 조직은 활력이 넘쳐날 것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 사정에 대한 해박한 지식, 책임감, 그리고 청렴성과 도덕적인 신뢰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 나는 재임시 주어진 일에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 했으며, 단 한건의 인ㆍ허가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었다."

- 현재 양산시의 6급 이상 공무원 중 여성은 5%에 불과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성 정책은?
"순환보직에 있어 남녀 구분 없이 능력 있고 우수한 인력을 공정하게 가려내 적재적소 순환보직을 실시하고 우수한 공무원을 발탁하여 여러 분야에 능력있는 여성공무원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 5급 이상 여성공무원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인사관리를 보다 가급적 여성에게 유리한 쪽으로 배려할 생각이다."

저소득층이나 모자가정, 부자가정, 소외노인 등에 대한 시 차원의 지원정책이 현실적으로 매우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선적으로 모자가정, 부자가정의 실태에 대해 조사를 하고 이에 따른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 시립보육시설 설립 및 사립 보육시설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자녀교육에 대한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

저소득층 아동과 독거노인들이 무료검진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저소득층 아동에 대한 복지 향상을 위해서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한편 저소득층·소외계층에 컴퓨터를 보급하여 학습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생산적 복지대책으로 '시립실버육아봉사단'을 만들어 노인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도 구상 중이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을 중도개혁이라고 말하는 오 후보는 국가보안법은 부분 개정되어야 하며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전략적 유연성은 자주외교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공무원 노조의 합법화를 시대적 요구로 받아들이며, 점차적으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여 합의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FTA 협상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경제ㆍ통상관계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쌀 개방 확대 및 미국의 일방적인 개방요구는 농민의 생존문제뿐만 아니라 국가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역 프리미엄 안고 '지지율 선두'
‘일방행정’ 평가 해소가 ‘과제’

5.31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오근섭 후보는 현역시장이라는 이점을 안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계속 선두를 지켜왔다.

하지만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한 시점에서 현재의 지지율이 곧 투표로 이어질 것인지는 투표함의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 일이다.

각 후보들이 사활을 걸고 선거운동에 뛰어들면서 선거초반 현역시장으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던 점이 다소 상쇄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오 후보는 초등학교 졸업학력으로 한 도시의 수장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다. 스스로도 '발로 뛰는 세일즈 시장'임을 천명하며 양산을 자신의 땀으로 적시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지난 보궐선거 당선 이후 시의회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오 후보가 펼치는 시정이 일방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물론 의회가 시장을 시장으로 대접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없는 바는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서 오 후보는 의회와의 관계설정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탈한 서민시장이라는 이미지가 시민들에게 꽤 호소력을 가지는 만큼 행정력에 대한 신뢰를 심어줄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한편 줄곧 발목을 잡고 있던 이른바 '서화로비사건'에 대해 재판부가 '선고유예' 결정을 내림으로써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선거를 치르게 된 오 후보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민들의 표심잡기에만 주력하게 됐다.

[약력]

오근섭(吳근燮) 기호 8번 무소속 / 생년월일 1947년 07월 01일 / 양산초등학교 졸업 / 육군병장 만기제대, 월남전 참전

◁양산대학 설립 및 초대이사장 ◁양산시의회 초대의원 및 1대 의장 ◁경남 시ㆍ군의회 의장협의회 의장 ◁경남 도정자문위원 ◁양산노인학교 운영위원장 ◁사회복지법인 양산애육원 이사 ◁양산 택시기사협의회 고문 ◁대한민국 무공수훈자회 양산군지회 고문 ◁월남참잔전우회 양산 분회장 ◁민선 4기 양산시장
/ 전영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5.31 지방선거 경남 양산시장 후보 대담 다섯 번째 기사로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5.31 지방선거 경남 양산시장 후보 대담 다섯 번째 기사로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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