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에도 시민공원과 어머니학교를"

양산시장 선거 인터뷰③- 김영태 무소속 후보

등록 2006.05.20 13:39수정 2006.05.20 13:41
0
원고료로 응원
a 김영태 무소속 후보.

김영태 무소속 후보. ⓒ 양산시민신문/진보현

현실정치에 대한 환멸로 오랫동안 칩거하였다는 무소속 김영태 후보, 그가 지난 2004년 양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또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이 나라 정당들이 진정 조국과 민족을 걱정하는 자들이 아님을 수없이 보아 오면서 분통을 터트린다는 사람, 선거 유인물을 보면 다들 찬란한 학벌과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왜 우리 양산의 현실은 여기에 머물러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하는 김영태 후보.

"역대 양산 수장들이 하나같이 비리에 연루되어 영어의 몸이 되고 이를 보면서 시민들은 깊은 자괴감에 빠져드는데 이번에도 그렇고 그런 인사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양산이 어디 정치판을 떠도는 기아(棄兒)들이 동냥바가지를 내미는 그런 곳인가? 양산시민이 누구든 바가지만 내밀면 절 모르고 시주하는 무지렁이들인가?"

여차하면 육두문자라도 내뱉을 태세다. 지난 보궐선거 때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겨우 700여 표를 거두는데 그쳤으니 웬만하면 두터운 현실정치의 벽을 느꼈을 법 하건만….

"그 때는 준비도 하지 못하고 다만 끓어오르는 분노를 터뜨리려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번에는 제대로 준비를 갖추기는 했는데 얼마나 먹혀들지 모르겠다. 열심히 노력하면 당선도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단체장은 다양한 경험ㆍ명쾌한 판단력 갖추어야"

- 단체장이 갖추어야할 주요 덕목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솔직함과 정직성이 기본이다. 한 도시의 시정을 이끌어가야 할 사람은 다양한 경험과 명쾌한 판단력도 갖추어야 한다. 거기다 친화력과 포용력도 구비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행정력을 발휘할 능력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행정을 펼치는 데 있어서는 공정성이 우선되는 덕목이다. 공정한 인사를 해야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 또 중요한 것은 확실한 원칙과 기준이다. 내가 시장이 되면 낙하산인사는 단연코 거부할 것이다."

- 단체장이 역점을 기울여야 할 핵심현안은?
"가지산도립공원 중 양산시의 권역 안에 있는 지역은 마땅히 시민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울산광역시의 울주군은 가지산도립공원 중에서 울주군에 속한 부분을 군립공원으로 개발하고 있다. 양산은 이에 대해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으니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


또 우리도 프랑스와 같은 어머니학교(ecolle maternelle)를 도입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1779년경 장 자크 루소의 소설 <에밀>의 영향을 받아 아동을 위한 사립학교로 처음 설립한 이 교육기관은 1833년에 중앙정부가 이들 학교 대부분을 인수하고 어머니처럼 어린이를 보살핀다는 의미에서 어머니학교라는 이름을 붙였다. 따라서 이제는 우리도 탁아와 유아교육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초등학교 부설 어머니학교 설립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재원 염출은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 있겠으나, 궁극적으로는 무상교육을 목표로 해야 한다."

- 도시계획의 방향은?
"1994년 이후 한 번도 정비한 적이 없는 도시계획을 한시바삐 재정비하여 무원칙적인 난개발을 막아야 한다. 오늘날 양산의 도시계획이 이처럼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것은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개발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상의 용도지역도 합리적으로 재조정해야 한다. 그리고 단체장이 차기선거를 겨냥해 내실없이 전시효과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도 시민들의 혈세를 탕진하는 짓이다.

나는 시장이 되면 두 번 하겠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부도덕한 무리들과 결탁하고 야합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나는 한 도시의 수장은 적어도 이래야 된다는 사례를 보이고 싶다."

- 교육문제가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교육문제를 논하면 다들 우수인재의 역외유출을 말하는데 이는 양산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배경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양산에도 양산을 대표할 거대한 첨단산업시설 하나쯤은 있어야 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나는 이를 위하여 원동면 화제리 일대의 땅을 활용하려고 한다. 교리와 화제를 연결하는 터널을 개설하여 부산신항을 연계하는 물동선을 구축한다면 물류비도 크게 절감될 것이다. 또 관내의 대학들을 특화 도는 전문화시키는 것도 양산의 인재를 양산에 붙들어 놓을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이다."

자신도 내원사 부근에서 태어난 양산 토박이지만 양산에서는 토박이들과 소위 유지로 행세하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일갈하는 김 후보는 이들이 사리사욕을 버리고 진정한 애향심을 발휘해 줘야 양산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주인보다 나은 종 없다” 시민 각성 촉구

국가보안법은 과거 정권이 정권유지와 국민통제수단으로 활용한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에 법 존폐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을 범죄집단으로 치부하고 마냥 백안시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며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은 지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붕괴하면 결국은 우리가 그 짐은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압박보다는 발전을 도와 서서히 개방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공무원노조의 단체행동권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했고, 매니페스토는 양산과 같은 중소도시에까지 지나치게 구체화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했다.

"이제야말로 시민들이 결단하고 각성해야 될 때다. '주인보다 나은 종이 없다'는 말도 있는데 종한테 손 내미는 추잡한 짓은 이제 그만 해야 한다. 후보자 돈 받아먹은 사람이 그 후보자가 당선되고 나서 도둑질하면 되레 욕을 하는데 이는 누워서 침 뱉기 아닌가."

장애인 문제, 웅상읍 주민들의 소외감, 문화예술 진흥 등 김 후보가 시장이 되면 하고 싶은 일도 고쳐야 할 일도 많건만, 양산시민들이 과연 그에게 기회를 줄 것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무소속 '설움' 딛고 '솔직함'으로 승부

무소속 김영태 후보는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인터뷰 내내 전임시장들의 과오를 언급하면서 '솔직함'과 '정직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양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가장 낮은 득표를 해 유권자들이 무소속, 군소정당의 후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선거문화를 극복하는 것이 김 후보의 최대 과제다.

"나는 시장이 되면 두 번 하겠다는 생각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다, 한 도시의 수장은 적어도 이래야 된다는 사례를 보이고 싶다"는 김 후보의 주장이 시민들에게 얼마만큼 전달될 지 관심사다.

당장 선관위 등에서 주최하는 토론회에서도 참석인원을 제한하는 규정에 따라 김 후보처럼 여론의 지지도가 낮은 후보는 토론회 참가조차도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시민들에게 자신의 정견과 정책을 알릴 수 있는 길이 막힌 상태에서 어느 누구보다도 발로 뛰는 선거운동에 주력해야 될 형편이다.

"정당정치가 지방자치를 지배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어 무소속의 길을 선택했다"는 김 후보는 지방자치의 핵심이 바로 '시민의 결단'이라고 믿고 있다.

자신과 같은 무소속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시민들이 직접 양산의 미래를 선택해야 된다는 점에서 김 후보의 출마는 당연한 귀결일 수 있지만, 현재 정치상황에서는 무모한 도전처럼 보인다. 이렇듯 무모한 도전을 한 김 후보가 선거운동기간 동안 쏟아낼 '정직한 입'에 주목한다.

약력

김영태(金永泰) / 기호 6번 무소속 / 생년월일 1952년 6월 1일 / 자영업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4년 졸업 ◁현 방송통신대 중어중문학과 3학년 재학 중 ◁한국문화예술 진흥원 심사분석 담당관 ◁독립기념관 건립추진 위원회 홍보담당 ◁삽량신문사 사장 ◁용연 초등학교 체육진흥회 회장 ◁법무법인 울산종합법률사무소 권리분석실장 ◁양산시 불법사용 도로 부지 보상 대책위원회 위원장 ◁국가공인 한자능력 사범 자격 취득 ◁공인중개사
/ 전영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5.31 지방선거 경남 양산시장 후보 대담 세 번째 기사로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5.31 지방선거 경남 양산시장 후보 대담 세 번째 기사로 양산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2. 2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한국만 둔감하다...포스코 떠나는 해외 투자기관들
  3. 3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4. 4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이러다 임오군란 일어나겠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대통령
  5. 5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