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성북구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토론회가 21일 오후 서울 고려대 방송국에서 열려 후보자들이 토론을 벌였다. 토론회가 열리기전 조순형 민주당 후보와 보좌진이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의회쿠데타 세력의 반역사적 음모"... "서민경제 파탄낸 게 누구인가?"
성북을이 이번 보궐선거 최대 접전지역으로 꼽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조순형 후보 측은 정치권 인사들의 잇단 지지선언과 유세지원에 힘입어 중반 선거전부터 급피치를 올리며 최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인제 국민중심당 의원과 새정치국민연대 장기표 대표,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인 김진홍 목사, 대표적인 보수논객 유석춘 연세대 교수까지 가세했다.
이른바 '반(反)노, 비(非)한'(노무현 대통령을 반대하고, 한나라당도 지지하지 않음) 연합세력이다. 유 교수는 "조 후보는 노무현 정권의 본질을 국민에게 고발한 탄핵의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토론회에 참석한 조 후보 대신 지원유세에 나선 한화갑 민주당 대표는 "조 후보를 당선시키면 새 정치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분당세력은 배제하되 민주당을 고집하지 않겠다, 과감하게 재창당 수준으로 외연을 넓히겠다"고 말해, 정계개편을 위한 동력을 호소했다.
그러나 민주당 일각에서는 자칫 조 후보의 '탄핵 주역' 이미지만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탄핵 주역' 조순형 후보 역시 탄핵 문제를 이번 선거에 끌어들이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다.
조 후보는 "(탄핵 추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탄핵은 이번 선거의 쟁점이 아니다, 노 정권에 대한 심판은 지방선거에서 끝났다"고 말했다. "저 자신도 얘기 안 하고, 유권자들도 화제로 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열린우리당과 조재희 후보도 선거 초반 '탄핵'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노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득이 될 게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졌다. 조재희 후보는 '반노, 비한' 연합세력에 대해서 "현상적으로 보면 구 정치세력의 연합이지만 그 배경에는 의회쿠데타를 정당화하려는 반역사적 음모가 있다"며 "역사적 과오는 역사로 기록되어야지, 다시 되돌리자는 것은 일본 군국주의와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에게서 학문을 배운 그는 김대중 정부 때 공직에 발탁된 뒤 노무현 정권에서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다. 최 교수가 직접 지역을 돌며 조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는 여권의 낮은 지지율에 대해 "지방선거에서 바닥을 쳤다"면서 "서민경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성북을에만 후보를 낸 민주노동당은 권영길 의원단 대표를 비롯해 모든 당력을 박창완 후보지원에 쏟고 있다. 박 후보는 지역 현안인 '뉴타운' 문제의 심각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그는 "강남, 부자, 건설업자들만 배불리게 하는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식 뉴타운은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조재희 후보는 DJ, 노무현 정부에서 서민경제를 설계했다고 하는데, 서민경제를 파탄나게 하고 양극화를 심화시킨 정부가 누구냐"고 꼬집은 뒤, 조순형 후보에 대해서도 "구태정치, 지역주의 정치로 한국 정치 시계를 과거로 되돌리는 것은 그만둬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