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브레이크 단 자전거, 쿤밍까지 문제없다!

[자전거여행 현장보고-중국편⑦] 7월 28일 충칭-구이양 4일차

등록 2006.08.01 14:28수정 2006.08.0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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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자전거 관련 시민단체, 동호회와 함께 [연속기획] '자전거는 자전車다-자동차와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여'를 10주에 걸쳐 진행합니다. 여기 자전거 세계일주를 목표로 지난 5월 인천항을 출발, 현재 중국 대륙을 종단하고 있는 당찬 젊은이가 있습니다.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 박정규의 생생한 자전거 세계여행 현장 보고서가 <오마이뉴스> 지면을 통해 소개됩니다 <편집자주>
a 작은 의자를 이용한 스포크 점검

작은 의자를 이용한 스포크 점검 ⓒ 박정규

낯선 곳에서 자전거가 고장나면 정말 난감하다. 지리도 어두운데다 말도 안 통하니 제대로 된 수리점을 찾는 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고장난 뒷브레이크 림을 교체하러 충칭 숭칸 시내를 이곳저곳을 누벼야 했다. 결국 마지막에 들른 자전거 수리점.


젊은 아저씨와 할아버지가 림 상태를 살펴본 후 연장을 챙기신다. 좋은 느낌이다. 뒷바퀴 바람을 모두 뺀 후, 타이어 분리, 스포크 분리 시작. 교체 대상 림을 아래에 놓고, 새 림을 위에 포갠 상태에서 아래 림을 하나씩 빼서, 그대로 새 림에 끼우는 방식.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결국 자전거 수리로 오전을 보내고, 출발이 너무 늦어 버렸다. 그래도 '강철 림에 새 브레이크'로 교환을 했으니, '쿤밍'까지는 문제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다.


다음은 충칭-구이양 구간 4일차 기록이다.

a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박정규 중국 자전거 종단 코스도 ⓒ 오마이뉴스 고정미



2006년 7월 28일 금요일. 충칭-구이양 구간 4일차 / 맑고 더움.


08시 30분 기상.

08시 40분 시장 자전거 수리점 도착. 변속기 있는 자전거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어 일단 마음이 놓인다. 주인이 뒷바퀴 림 상태를 보더니, 기차역 근처로 가 보란다.


3km 가량을 달려, 기차역 도착. 인근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이곳에는 '수리점'이 없단다. 다시 돌아가고 있는데 삼륜차 운전자가, 조금만 가면 '수리점'이 있단다. 두리번거리며 서행 하다가, '수리점' 같이 생긴 곳 도착. 주인에게 '림' 상태를 보여주니, 잠시 후 새 '림'을 주며 15Y이란다. 이곳은 부속품만 파는 곳 같다.

a 스포크 조립 중

스포크 조립 중 ⓒ 박정규


책을 보고 숙소에 가서, '림 교체' 작업을 할까 잠시 생각해 봤지만,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목에 '림'을 걸고, 다시 시장으로. 시장 수리점 아저씨께 새 림을 보여드리고, 교체해달라니까, 내가 묶었던 숙소 쪽에 '수리점'이 있단다. 아무리 봐도 이곳은 '전문 수리점'이 아니라, 간단한 수리만 가능한 곳 같다.

a 심하게 마모된 뒷브레이크(위쪽 부분이 오른쪽 뒷브레이크)

심하게 마모된 뒷브레이크(위쪽 부분이 오른쪽 뒷브레이크) ⓒ 박정규

09시 35분. 드디어 수리점 도착.

젊은 아저씨와 할아버지가 림 상태를 살펴본 후 연장을 챙기신다. 좋은 느낌이다. 뒷바퀴 바람을 모두 뺀 후, 타이어 분리, 스포크 분리 시작. 교체 대상 림을 아래에 놓고, 새 림을 위에 포갠 상태에서 아래 림을 하나씩 빼서, 그대로 새 림에 끼우는 방식. 생각보다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배가 고파 잠시 수리를 지켜보다 바로 옆 식당에 가서 '양료우미셍(우동 면발+양고기 건더기)' 한 그릇 먹고 오니, 살 것 같다. 다시 수리점으로.

림 교체 작업은 끝났고, 점검 중. 작은 의자 두 개를 나란히 놓고, 뒷바퀴 축 사이에 긴 드라이버를 끼워 의자 걸이에 고정. 회전시키며 스포크 상태를 점검 중.

a 강철림으로 새롭게 변신한 자전거

강철림으로 새롭게 변신한 자전거 ⓒ 박정규


10시 35분. 스포크 점검 완료. 수동 펌프로 타이어에 바람을 넣으니 5번도 채 되지 않아 바람이 들어간다. 펌프 옆에 뭔가 통 같은 게 달려 있다. 여분으로 가져온 새 브레이크를 드리며 교환 요청.

11시 30분. 뒷브레이크 장착, 브레이크 교환 완료. 최종 점검 중.

내가 뒷바퀴를 돌려보니, 조금 회전하다 멈춘다. 재수리 요청.

11시 45분. 강철 림 교체, 뒷브레이크 교체 완료. 소요시간 2시간 30분.

a 나에게 힘을 주는 아기 배

나에게 힘을 주는 아기 배 ⓒ 박정규


14시 20분. 16.4km 지점. '치젠' 마을 식당.

자전거 수리로 오전을 보내고, 출발이 너무 늦어 버렸다. 그래도 '강철 림에 새 브레이크'로 교환을 했으니, '쿤밍'까지는 문제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마음이 든든하다.

점심을 먹고 있는데, 10명의 마을 사람들이 날 구경하고, 자전거를 구경하는 중. 어느 마을이나 자전거를 탄 외국인을 굉장히 신기한 눈으로 봤었다.

a 언덕을 오르다 무심코 바라본 하늘, 너무 아름답다.

언덕을 오르다 무심코 바라본 하늘, 너무 아름답다. ⓒ 박정규


15시 10분. 인근 슈퍼를 전전하며 마빙을 찾아봤지만, 결국 찾지 못함.

16시 5분. 21.8km 지점. 정상 부근 민가.

물이 떨어져 물 3통 채움. 시원한 물이 작은 호수를 따라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산에 가면 밸브 없는 호수에서 물이 계속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을 잠그는 방법은 호수에 나무를 끼우거나, 호수를 반으로 접어서 그 사이에 '플라스틱병 반 토막'을 끼우는 방식.

지금까지 산 정상 부근의 민가는 모두 친절하게 물과 쉼을 허락해줬었다. 이곳 역시.

자전거를 타고 오는 이가 흔치 않아서인지, 손님이 흔치 않아서인지는 몰라도 참 감사하다. 잠시 쉬고, 인사하고 가려는데, 밥그릇을 내어 주시며 밥 먹고 가란다.

a 언덕 민가에서 쉼과 저녁을 주신 아저씨와 함께

언덕 민가에서 쉼과 저녁을 주신 아저씨와 함께 ⓒ 박정규


17시 15분. 27.2km 지점. 내리막 내려가는 중.

혹시나 싶어서 잠시 멈춰 뒷바퀴 림을 만져보니, 손대기 어려울 만큼 뜨겁다. 앞쪽도 동일. 브레이크를 많이 잡아서 그런 것 같다. 장기간 내리막을 휴식 없이 내려갈 경우, 사람도 자전거도 위험할 것 같다. 자연적으로 열이 식을 때까지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림 부분에 물을 뿌리니 훨씬 빨리 정상 상태로.

18시 25분. 35.8km 지점. '충칭 신장' 여관 도착.

쿵타오(에어컨) 있는 방은 40Y, 없는 건 20Y, 돈 없다고 10Y 방을 원한다고 하니까, 3층으로 안내해준다. 오늘은 계단이 33개밖에 안 된다. 어제보다 10개 줄었다. 1인실. 푹신한 침대, 벽걸이형 선풍기. 1층에 샤워실 사용 가능. 이 정도면 충분하다.

a 숙소

숙소 ⓒ 박정규

여관 바로 옆 인터넷 카페에 가서 USB를 연결하려는데, 앞쪽 연결 부위는 작동하지 않는다. 주인에게 잠금장치를 열어 뒷쪽에 연결하게 해 달라니까 쉽게 열어준다. 하지만 이곳도 설정 자체를 수정할 수 없게 한 상태. 그러나 한글 보기는 가능.

배가 고파, 인근 식당에 가서 등면 하나 먹고 다시 숙소로.

오늘은 자전거도 많이 타지 않고, 산도 하나밖에 넘지 않았는데… 너무 속도가 나지 않아, 심리적인 피로감이 가득한 날이다.

a

ⓒ 박정규



여행 수첩

1.이동경로: 충칭 숭칸 - 충칭 신장

2. 주행거리 및 시간: 35.8km / 3시간 35분 / 평균속도 9.9km/h / 누적거리 3,413km

3. 사용경비: 70Y
아침: 5Y / 점심: 면타오: 2Y / 인터넷 1시간: 2Y / 위에빙 12개: 3.5Y
250ml 팩우유 2: 4.5Y / 빙꽈 2개: 1Y / 아기 배 9개: 1Y / 튀김 1개: 0.5Y
등면 한 그릇: 3Y / 과자 1개: 3Y / 330ml 오렌지주스 1병: 0.5Y / 숙박비: 10Y
자전거 림: 15Y / 자전거 수리비: 20Y(림 교체 및 기타점검: 2시간 30분 소요)

4. 섭취 음식

1 )식사
아침: 양료우미셍(우동 면 발에 양 고기 건더기): 담백, 시원
점심: 면타오(가는 면 발에 고기 건더기): 매콤, 얼큰
저녁: 저우 두 그릇(숭늉), 화승(땅콩), 환차이(나물), 쥐료우(돼지고기 구운 요리)

2) 간식
물: 3.6ml / 우유1 / 과자1 / 빙꽈2 / 330ml 오렌지주스1 / 아기 배 3

5. 신체상태: 전체적인 피로감.

덧붙이는 글 |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박정규 기자 홈페이지 '꿈을 위해 달리는 청년'(http://www.kyulang.net/)에서도 그동안 올린 생생한 자전거 여행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정규 기자는 중국여행을 시작하면서, 현지에서 배운 중국어를 토대로 여행기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글 중에 표기한 중국 지명이나 중국어 표현들이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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