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정문(자료사진)오마이뉴스 권우성
최근에 발표된 서울대 2008학년도 입시요강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서울대 입시안의 뼈대는 '논술강화'라고 할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언어·수리·외국어 영역 중에서 2등급 1개 영역 이상과 탐구영역에서 1등급 2개 영역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1차로 수능시험 점수로 3배수를 뽑은 다음에, 2차로 '학생부 50% - 논술 30% - 면접 20%'로 평가한 후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것이 주요 요지다.
수능시험을 통해 3배수를 뽑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학생 중 상위 거의 1만명을 독점하겠다는 발상이다. 이 1만명 중에서 2차로 내신과 논술, 면접으로 최종 선발하는 것이다.
지원자 한명 뿐이라도... 교육과정은 서울대가 기준
우리나라 입시제도는 이 1만명의 학생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양 온 매스컴이 야단 법석이다. 나머지 57만 명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일선 고등학교도 마찬가지다. 모든 교육과정이나 입시지도가 서울대에 맞춰져 있다.
서울대에 지원하는 학생이 한자리 수에 불과한 고등학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는 비정상적인 입시지도는 교사의 입으로 부끄러워 말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다.
이는 바로 우리나라의 빗나간 엘리트교육의 산물이다. 그리고 수월성 교육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엘리트체육이 강조되면서 체육관은 학교수업은 거의 받지 않는 운동선수들의 전용훈련장이 된지 오래되었다. 법과 따로 노는 학교교육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사례가 학교현장에 비일비재하지만 '관례'라는 이름으로, 아니면 다른 학교도 그렇게 시행하고 있다는 '핑계'로 묵인되고 있다는 점이다. 개선이나 개혁의 의지가 거의 없다.
게다가 입시가 교육의 주된 목적이 된 이래로 나머지 학교행사는 통과의례적인 행사이고 형식적이라는 점이다. 학부모의 요구에 부응한 커리큘럼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할지라도 지나치게 비교육적인 학사일정까지도 슬그머니 자리를 잡는 것은 학교조직의 구성원들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논술 아닌 학생부가 더 반영되어야 한다
대학의 입시전형요강은 이와 같은 일선학교의 실정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대학은 대학대로 '손대지 않고 코푸는 격'으로 너무 안이한 입시요강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서울대의 입시요강을 보면 앞으로 고등학교 교육을 더욱 파행으로 치닫도록 만들 것이 명약관화하다.
다행히 어학시험(토플·토익·텝스)은 반영하지 않는다는 서울대의 발표가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렇지만 문제는 바로 논술이다. 학생부 성적을 50%를 반영한다고 하지만 실질반영률은 그다지 높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올해 40%를 반영하는 학생부 성적의 실질반영률은 2.3%에 불과하다. 기본점수를 높게 잡기 때문에 전 과목의 성적을 반영한다고 해도 서울대 입시에서 내신의 비중이 높지 않은 것이다.
그렇지만 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생부의 실질반영률을 높여야 한다. 학생부에 의해 실제 서울대의 입학과 불합격이 결정될 정도의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 물론 고등학교에서 입시부정이나 성적조작의 비교육적인 사건이 발생한 경우도 있지만, 엄격한 시험관리와 비리교사의 중징계가 병행되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
단 한번의 시험에 의해서 결정되는 수능시험보다는 3년 동안의 지속적인 관리와 시험에 의해 평가되는 학생부가 학생의 대학수학능력을 재는 수단으로 더 타당하고 생각한다.
'통합형 교사' 만들지 못한 사범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