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중한 실력을 가진 족구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시민기자족구팀김혜원
"에고고 나 죽겠다. 팔, 다리, 어깨, 허리 안 아픈 데가 없네. 파스 좀 가져와 봐라."
"족구대회에서 너무 무리하신 거 아니에요? 거 봐요, 아빠 나이엔 족구가 무리라니까. 엄마가 좀 말리지… 하하하."
"야 임마, 놀리지 말고 파스나 잘 붙여. 그래도 아빠 팀이 일승은 했다. 전패는 아니란 말야. 자식, 아빠가 족구 하는 걸 봤어야 하는데… 당신이 말 좀 해줘. 나 잘 했지?"
지난밤 잠자리에서도 '에고고, 에고고' 앓는 소리를 하던 남편이 드디어는 파스를 찾습니다. 군대 시절 이후 근 20년 만에 족구장에 다시 선 남편. 실력만큼은 군대 시절 못지 않을 거라며 아들에게 큰소리를 빵빵 치더니 족구시합 후유증으로 앓아 누운 것입니다.
<오마이뉴스> 덕에 20년 만에 족구시합을 하게 된 남편은 시합 며칠 전부터 소풍가는 어린애처럼 들떠 있었습니다.
"미리 만나서 한 번 발을 맞춰봐야 되는데… 연습도 해보고… 아무리 참가에 의의가 있다고 해도 너무 못하면 창피하잖아."
"내가 이래봬도 군대 시절엔 막을 자가 없는 공포의 스트라이커였다고. 내 발바닥 슛을 막아내는 사람이 없었어."
아들은 아빠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설마~'를 연발했고, 남편은 '설마~'를 연발하는 아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멋진 시합을 보여주겠다며, 두고 보라고 큰소리를 빵빵 쳤습니다.
멋진 예선탈락이 목표였는데 상대팀 불참으로 1승 거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