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추전. 경복궁 서쪽에 있는 편전으로서 임금이 신하들과 국사를 논하던 곳이다 이정근
조광조를 따르는 성균관 유생들이 벌떼같이 들고 일어나 경복궁으로 쳐들어갔다. 광화문을 밀치고 합문에 이른 유생들은 통곡하며 농성에 들어갔다. 조광조가 갇혀있는 의금부 감옥으로 넣어달라고 아우성이었다. 임금은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는커녕 오히려 진노했다. 다 잡아 넣으라는 어명에 따라 150여명 전원을 하옥하려 했지만 전옥서가 만원이라 우두머리 이약수 등 몇 명을 하옥하는 데 그쳤다.
뿐만 아니다. 젊은 엘리트 관리들이 들고 일어났다. 부수찬 심연원, 전 주서 이기, 안정, 전 대사간 이성동, 전 집의 박수문, 사간 유여림, 장령 이청, 김인손, 헌납 임권, 지평 이희민, 이연경, 정언 이부, 김익, 홍문관 전한 정응, 교리 송호지, 수찬 권전, 저작 경세인, 정자 김명윤, 권장 등이 옥에 들어가기를 원했지만 임금은 윤허하지 않았다.
옥에 갇힌 조광조는 자신을 심문하려드는 병조판서 이장곤과 홍숙을 조롱했다. 특히 한성부윤에서 하룻밤 사이에 형조판서가 되어 자신을 국문하려드는 홍숙을 조광조는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도덕적으로 깨끗한 자신의 결벽성을 믿고 공권력을 무시한 실책이었다. 조광조의 희망은 임금을 면대하여 임금이 직접 국문하기를 바랐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다.
양심이 살아있는 육조의 대신들이 조광조를 죄주는 것은 부당하다고 진언했다. 사간원, 사헌부, 홍문관 등 삼사의 대간들이 극렬하게 간했지만 임금은 신무삼간이 마련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오지 못했다.
어전회의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