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마! 기억해! 대추분교의 때아닌 환호성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과 평택지킴이들, 26일 운동회 개최

등록 2006.11.26 19:48수정 2006.11.2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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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4일 정부의 행정대집행 때 무너진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대추분교. 휘어진 철골과 무너진 폐석이 한데 엉클어져 을씨년스러운 느낌마저 주었던 이곳은 평택미군기지확장을 위한 정부의 단호한 의지를 상징한다.

그러나 동시에 논과 집을 강제수용을 당한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에게는 아픔의 상징이다. 이곳에 자리잡은 대추분교 운동장이 26일 오전 10시부터 때아닌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주민대책위원회(대책위)가 개최한 ‘잊지마! 기억해! -대추 초등학교 운동회’가 치러졌기 때문이다.

주민들과 이들의 자제들, 평택지킴이, 범대위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가한 이번 운동회는 한미FTA 등 굵직한 사안에 밀려 대중의 관심에서 점차 잊혀져 가는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의 일상을 대외에 알리는 한편, 주민들의 단합을 도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a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박터뜨리기를 통해 내년에도 이곳에 살 것을 다짐했다.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이 박터뜨리기를 통해 내년에도 이곳에 살 것을 다짐했다. ⓒ 손대선

정태화 대추리 노인회장의 모두발언으로 오후 1시 30분께 시작한 본행사는 이어달리기, 연날리기, 보물찾기, 풍물치기, 구기종목 등으로 이어졌으며 참가자 모두가 참가한 박터뜨리기 순서에서 절정을 이뤘다.

운동장 외곽에는 미군기지확장의 실상을 알리는 만화, 출판물 등이 전시됐다. 또한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등도 저렴하게 판매되는 등 대추리 도두리 주민돕기 행사도 열렸다.

지난 12일 주민들이 직접 나서 이 일대를 청소한 탓에 일반적인 농촌초등학교 운동회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시종일관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대책위측이 마련한 음식과 술을 나눴다.


이들은 특히 전날 급작스럽게 이뤄진 세계적인 반전평화운동가 신디 시핸씨의 두 번째 방문에 고무돼 있었다. 시핸씨는 사비를 털어 300만원의 투쟁기금을 전달하는 한편 대추리에 자신의 숙소를 마련하는 등 미국내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의 외연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행사에는 외국 반전평화운동가들이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일본 국철지바동력차노동조합의 히로사와 코우시 대표는 “침략전쟁에 사용되는 나리타공항의 택지강제수용에 저항해 투쟁을 벌이고 있는 지바 노동자 농민들의 모습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주민들에게 한일연대투쟁의사를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김택균 사무국장은 “일반 변호사들조차 경악하는 김지태 주민대책위위원장 실형선고 이후 한동안 마을이 침체돼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이번 운동회를 통해 주민들과 지킴이들의 의지를 다시금 다져 국민들에게 이곳 투쟁의 이유를 알리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4시까지 개최된 이번 행사 참가자들은 817일째를 맞는 촛불문화제를 치르기 위해 또다시 대추 농협창고로 향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소략돼 경인매일에 게재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략돼 경인매일에 게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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