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바위 공원 전경김대갑
그런데 이 주문진항의 끝에 가면 ‘소돌항’이라는 작고 아담한 항구가 하나 있다. 주문진항이 어머니의 항구라면, 소돌항은 아들 항구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귀여우면서도 한적한 항구이다.
이 항구는 마을의 전체적인 형상이 소의 모습이라서 ‘소돌(牛岩)’이라고 불리는 곳인데, 이곳에는 민초들의 남아선호사상이 집약되어 있는 작은 공원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이름하여 '아들바위공원'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우선 아들바위공원에는 동해안의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기괴한 바위 덩어리들을 볼 수 있다. 소바위, 코끼리 바위, 아들바위로 불리는 그들은 천만겁의 무수한 세월동안 파도와 풍상에 깎이고 깎인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움푹 들어간 몰골이 마치 해골 같은 괴기스러움을 안겨주기도 하고, 송송 뚫린 바위 구멍 사이로 넘나드는 바람의 긴 궤적이 지나가는 나그네들의 귓가를 스치기도 한다.
또 아들바위 공원은 바다에 떠 있는 작은 공원이라고 할 정도로 아늑한 느낌을 안겨주는 곳이다. 수많은 세월 동안 바다에 잠겨 있던 바위들을 화강석으로 곱다시 연결한 매무새가 무척 정겹고, 고추를 내놓고 ‘나 좀 봐라’하며 시위하는 갓난 아들 형상물이 슬며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래서 아들바위 공원은 기묘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가 동시에 풍기는 묘한 곳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