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에 새 공원은 '전두환 공원'? 이건 아니잖아

설문조사 대상자 절반 이상이 새마을 지도자, 응답자도 절반 못미쳐

등록 2006.12.26 19:13수정 2006.12.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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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합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저녁 군청사거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은 안된다'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합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6일 저녁 군청사거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딴 공원 명칭은 안된다'며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김병화


합천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일해)를 딴 공원명칭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처음으로 열렸다. 또 4개 예비명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데다 특정 단체 소속이 많아 공정성 시비를 낳고 있다.

26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가량 합천읍 군청사거리에서는 윤재호(열린우리당)·박현주(민주노동당) 군의원과 지역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일해공원 명칭'에 반대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합천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7일 합천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설문조사의 부당성을 알리면서 공원 명칭이 '일해공원'으로 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을 할 예정이다.

@BRI@경남진보연합(준)은 26일 성명을 통해 "전두환은 전 국민들의 기억 속에 망국의 대통령으로 자리한 지 오래요, 한국 근현대사에서도 역사적으로 이미 심판이 내려진 자"라며 "일련의 공원명칭 변경 문제는 누가 보아도 손가락질 받기 안성맞춤인 격으로 진행되고 있음은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밝혔다.

경남진보연합은 "만일 합천군이 끝까지 공원명칭을 '일해공원'으로 만든다면 합천군 농산물 불매운동, 합천군 관광사업 등의 사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합천농민회를 포함한 지역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 등에서도 '일해공원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체 설문조사 대상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새마을지도자


합천군은 지난 15~20일 사이 13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6일까지 확인 결과 응답자는 540여명으로, 설문조사 대상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또 전체 설문조사 대상자 중에는 새마을지도자가 734명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동생인 전경환씨가 새마을지도자중앙협의회 회장을 지낸 바 있어 이같은 대상자 선정이 공정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합천군청 홈페이지에도 설문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합천군청 담당자는 "2004년에는 마을이장만으로 설문조사를 할 예정이었으나 나이도 많고 글을 못 읽는 사람도 있어 이번 조사에서는 확대한 것"이라면서 "지역의 여론을 대변한다고 보고 설문조사 대상자를 정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군은 당초 28일 설문조사 봉투를 개봉한 뒤, 4개 예비명칭(죽죽·군민·황강·일해) 가운데 최다 득표를 한 명칭을 선정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26일 합천군청 담당자는 이전과 다소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28일 바로 명칭을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만약에 최다 득표를 한 명칭이 차이가 크게 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앞으로 군의회에 보고하고 조정위원회 등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합천군은 2004년 '새천년생명의 숲'을 조성한 뒤, 공원 명칭을 정하기 위해 군민 공모를 실시해 4개 예비명칭을 정했다가 확정짓지 못했다. 그러다가 합천군은 지난 11월부터 공원 명칭을 정하기 위해 예비명칭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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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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