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그래도 '일해공원'은 빼주세요"

설문조사 집계 하루 앞두고, 합천군민들 기자회견 열어 호소

등록 2006.12.27 14:15수정 2006.12.27 15:50
0
원고료로 응원
a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와 군민들은 27일 오전 합천군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공원명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빼줄 것을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와 군민들은 27일 오전 합천군청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공원명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를 빼줄 것을 요구했다. ⓒ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공원 명칭 선정과 관련해 다소 행정의 불편이 있더라도 '일해공원' 항목은 삭제해 주시고, 새로이 군민의 여론을 수렴할 계획을 세워서, 국민의 여론과 함께 합천군의 이미지를 높이고 합천군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합천군민들이 2004년에 조성된 '새천년 생명의 숲'에 붙일 공원명칭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아호(일해)를 빼달라고 한나라당 소속 심의조 합천군수한테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합천군위원회와 '민주적 공원명칭 선정을 위한 합천군민 일동'은 27일 오전 '합천군수께 드리는 글'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날 합천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문에서는 "전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를 공원 명칭 대상으로 선정하여 설문조사를 진행한 것과 관련해 다시한번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공원명칭변경에 대한 설문조사는 그 내용과 과정, 대상 선정에 있어서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한 대단히 비민주적인 과정이므로 회수된 설문 안을 즉각 폐기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들은 "공원명칭 선정과정의 투명성을 다시한번 재고하고 군민공청회를 개최하는 등의 폭넓은 의견수렴계획을 다시 세울 것과 이를 철저히 군민들에게 공개된 방식으로 진행할 것"과 "선정된 명칭 중 역사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대통령의 호를 딴 '일해'라는 명칭을 폐기할 것"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문에서는 "군민들은 합천군에서 또 하나의 논란이 재연되는 것을 결코 바라지는 않는다"면서 "그러나 전 국민들의 지탄 속에 합천군이 고립되어 가는 과정을 두 눈 뜨고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합천군, 28일 설문조사 봉투 개봉해 집계


@BRI@이들은 별도로 '합천군수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이번 설문조사 계획이 나오면서 주변의 무성한 이야기와 언론의 기사, 인터넷 공간에서 논쟁되고 있는 글을 읽어보면 과연 지금의 과정이 합천군의 이미지를 높이고 합천군민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또 글에서는 "공원명칭에 있어서 역사적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대통령의 호를 붙인 '일해공원' 항목은 신중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국민들의 평가가 아직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많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합천군은 '군민' '일해' '죽죽' '황강'이란 이름으로, 지난 15~20일 사이 새마을지도자와 마을이장 등 136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26일까지 540여명이 응답했으며, 합천군은 28일 오후 2시 군청 소회의실에서 봉투를 열어 집계할 예정이다. 합천군은 집계 결과를 군의회에 보고한 뒤, 군 조정위원회를 열어 최종 명칭을 확정할 예정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하루가 지옥" 주차장에 갇힌 주택 2채, 아직도 '우째 이런일이'
  2. 2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체코 대통령, 윤 대통령 앞에서 "최종계약서 체결 전엔 확실한 게 없다"
  3. 3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억대 연봉이지만 번아웃 "죽을 것 같았다"... 그가 선택한 길
  4. 4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5. 5 맥주는 왜 유리잔에 마실까? 놀라운 이유 맥주는 왜 유리잔에 마실까? 놀라운 이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