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두루미와 사람의 4개월 간의 '공존'

[슬라이드] 김포 홍도평을 찾은 재두루미의 삶

등록 2007.03.13 16:09수정 2007.07.08 16:01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눈이 내린 날, 노부부는 여전히 산책을 나왔습니다. 낙곡이 눈에 묻혀 먹이 구하기가 힘들어진 재두루미들은 강아지까지 끌고나온 노부부를 본척만척 깃 고르기에 바쁩니다.

눈이 내린 날, 노부부는 여전히 산책을 나왔습니다. 낙곡이 눈에 묻혀 먹이 구하기가 힘들어진 재두루미들은 강아지까지 끌고나온 노부부를 본척만척 깃 고르기에 바쁩니다. ⓒ 이현상


valign=top재두루미와 사람의 '공존'



그들이 돌아갔습니다. 지난 해 11월 김포 홍도평을 찾았던 재두루미들이 3월 현재 머나먼 여정을 떠났습니다. 지난 4개월간 사진 작업을 하면서 항상 머리 속을 맴도는 것은 '공존(共存)'이었습니다.

@BRI@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기…. 재두루미를 몰아내는 개발은 과연 거스를 수 없는 큰 파도일까…? 재두루미들에게 사람들은 전혀 낯선 존재가 아닙니다.

수천년간 농경문화를 유지했던 우리 조상들도 가을걷이가 끝난 논밭에 내려앉은 재두루미들을 보았을 것이고, 재두루미 역시 흰옷 입은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을 보아왔기 때문입니다.

홍도평의 재두루미를 꾸준히 관찰해 보면 그들의 채식 영역이 그리 넓지는 않습니다.그럼에도 겨울을 잘 보내길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의 농경지를 계속 절대농지로 유지하고, 농민들과 협의하여 생물다양성 협약을 맺는다면 홍도평 일대는 재두루미의 채식지로서의 역할을 계속하게 될 것입니다.

채식 활동을 방해하는 농로의 통행을 제한하는 것도 검토되어야 합니다. 현재 사통팔달로 뚫린 농로는 조금만 돌아가도 어떤 목적지라도 이를 수 있습니다. 일부 농로의 통행을 제한하더라도 돌아가는 길은 불과 수십미터, 내지는 수백미터 미만입니다. 그리고 재두루미를 보러오는 방문객들을 위한 탐조시설 정도만 설치한다면 재두루미들은 홍도평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11월, 재두루미들은 다시 찾아오길 간절히 바랍니다.

#김포 #홍도평 #재두루미 #슬라이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4. 4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5.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