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마당에서 보이는 풍경이현숙
지난해 이맘 때쯤, 걸핏하면 전원주택을 노래하던 친구가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했다. 그는 자신이 살던 아파트(21평형)를 팔고 사서 가려 했지만 주위의 만류로 한 발 후진, 아파트는 전세를 주고 전세를 얻어 갔다.
처음에 이사 간 집은 대지 100평에 건평이 30평으로 혼자 살기에는 큰집이었다. 방이 네 칸이나 되고 거실도 아주 넓은. 자연 커튼이며 넓은 거실에 놓아둘 몇 개의 소품이 필요했다.
집주인은 신이 나 있었다. 예쁜 커튼에다 집앞 텃밭에는 꽃씨도 뿌리고 상추나 치커리 등 채소도 심었다. 집들이 날 모인, 몇몇 친구들은 넓은 집에 사는 그를 매우 부러워했다.
그런데 찬란한 꿈은 일주일도 가기 전에 시들기 시작했다. 천장에서 나는 소리 때문이었다. 그 넓은 집에서 혼자 사는데, 삐거덕 뚝뚝 소리가 예고도 없이 들리니 신경이 쓰여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더구나 그에게는 약간의 난청 증세가 있다. 그래서 더 아파트를 탈출하고 싶었던 건데, 이건 한 술 더 떠서 집이 무너지는 것 같기도 하고 도깨비가 삐거덕거리며 천장에서 돌아다니는 것 같기도 한 소리가 시도 때도 없이 나 그의 신경을 박박 긁어 놓은 것이다.
이리저리 알아본 결과에 의하면 지붕에 시공한 판넬 때문이라고 했다. 나도 잘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었는데, 그 말을 종합해 본 결과 판넬이 기온 차에 의해 늘어나고 줄어들면서 나는 소리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벽부터 아침까지, 그리고 오후 늦게부터 밤까지, 이를테면 기온 차가 많이 날 때에 소리가 더 심하게 났다.
나도 처음에는 유난스럽다고 지나치려다가 친구가 하도 힘들어하기에 하루를 같이 있어 보았다. 그런데 정말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차라리 이사 가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