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찬 여성의 사회진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등록 2007.06.07 17:25수정 2007.06.07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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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나보다 연봉 높은 여자는 싫습니다."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잠시 스쳤던 대사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익숙하지 않은 사회의 남자들의 대답을 대표하는 듯 하다. 어쩌면 남성만 사회생활을 해온 오랜 시간동안 여성들은 마음깊이 잠재된 사회생활에 대한 욕구가 분출할 순간만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한창 여성부 및 여성단체들이 양성평등을 외치다 못해 남성 역차별까지 우려되는 양상을 보였던 우리나라는 여전히 스완족을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스완족은 Strong Women Achiever, No Spous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성공한 미혼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직업이 없는 백수와 비슷하게 직업이 없는 여성을 뜻하는 백조라는 단어도 잠시 사용되었다. 백조가 스완으로 거듭나는 시점에서, 어떤 마인드로 이 현상을 해석하고 살아가야 할까?

여성의 사회진출 장려정책 등 여성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오히려 남성이 차별당하는 듯한 역차별의 현상을 볼 수 있다. 잠시 미국의 상황을 살펴보자. 너무나 다양한 인종과 계층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어느 특정한 상황만을 꼽을 순 없지만 미국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비교적 많은 나라다. 하지만 여성과 남성의 대립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여성의 사회진출과정이 불러온 양성간의 갈등양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었을까?

한국의 전통적인 가정형태는, 남자가 일을 해서 돈을 벌면 여자가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며 가정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여성은 전통적으로 해오던 일, 특히 육아를 거의 의무처럼 이행해왔다. 그 때문에 여성의 사회진출이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성들이 가정외의 곳에서 활동을 하면 육아기능을 담당할 곳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결혼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임신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백조가 되어야 했다. 우리의 어머니들을 백조(백수의 여성형)에 비유하는 것에 대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지만, 사회진출을 우성으로 받아들이는 현 사회에서 가정 밖의 직업이 없던 여성들은 결국 백조였다.

이런 모습으로 살아왔던 여성들에게 마치 육아와 가사노동은 자신들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장애와 같았던 것이다. 장애물을 딛고 일어나려면 편의를 봐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여성부 및 여성단체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혜택을 요구했다.


그들은 백조가 아닌 스완(SWAN)이 되고 싶어 했고, 어쩌면 그 시점에서 그런 필요성이 유일한 해결책으로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과도기에 갑자기 직장이 아닌 가정을 택하는 남성을 찾기도 힘들 테고, 여성의 직장수명이 짧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던 시기이므로 고위직에 여성을 배치하는 일도 흔치 않았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과도기의 상황과 또 다른 상황이다. 남성과 여성의 역할 구분이 점점 희미해지고,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인정하는 분위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재를 차별하는 어리석음은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성도 남성도 사회로 진출할 분명한 이유가 있고, 온전치는 않지만 사회진출의 장애도 거의 걷힌 상태이다. 남겨진 문제는, 가정은 누가 지키느냐는 것이다.


여성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결혼시기를 늦추는 추세다. 하지만 이 때문에 아이를 갖기를 미루거나 아예 안낳기로 계획하는 커플들이 생기고 있다. 극단적으로는 사회적 성공을 위해 결혼을 하지 않는 여성도 늘고 있다.

개인의 가치관을 비난할 수는 없지만, 가정은 사회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로서 새로운 사회 구성원이 탄생하고 양육되는 공간이다. 가정은 거대한 사회 안에서 정신적인 안정의 공간이지만, 여성과 남성이 사회로 진출하기를 다투듯 앞장서는 동안 그 작은 사회들은 소멸되고 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다. 단지, 여성의 "사회진출"이 각광받아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한 번 더 고민하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정을 보호하고 유지할 의무는 여성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지금부터는 가정을 구성하는 최소조건인 부부라는 단어를 사용하겠다.

가정을 이룬 부부는 가정을 자신의 삶과 다른 것으로 여기곤 한다. 남성은 남성대로, 여성은 여성대로 "나의 꿈도 이루면서 살고 싶다"라는 말로 직장생활을 표현한다. 한 가정도 충분히 삶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됐기에 좋은 직장,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 되었을까.

한 부부는 한 팀으로서 작은 가정이 웃음이 넘치는 사회로 만들 의무와 책임을 가진다. 사회진출을 누가 더 많이 하느냐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의 만족을 위함도 있겠지만, 양성이 조화롭게 가정을 지키는 방법을 고민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 참고:
똑똑한 여자들 시대...‘스완족’이 뜬다
http://issue.media.daum.net/powergirl/200706/07/tvreport/v17002666.html

덧붙이는 글 참고:
똑똑한 여자들 시대...‘스완족’이 뜬다
http://issue.media.daum.net/powergirl/200706/07/tvreport/v17002666.html
#여성 #백조 #스완족 #SWAN #사회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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