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만은 안됩니다...가동돼도 정상운영은 힘들듯

20일 계룡시장 주관으로 콜텍관련 노사정 대책협의회 열려

등록 2007.06.20 20:46수정 2007.06.20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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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처음으로 마주앉은 노사정 대표들] 지난 12일 콜텍노조의 요구로 구성된 노사정 대책협의회가 20일 처음으로 계룡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처음으로 마주앉은 노사정 대표들] 지난 12일 콜텍노조의 요구로 구성된 노사정 대책협의회가 20일 처음으로 계룡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 김동이


"폐업은 지역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지역주민에게도 큰 피해가 가는 문제이기 때문에 폐업만은 막아야 합니다"(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지금으로서는 공장이 새로 가동된다하더라도 오더가 없어 정상 운영은 힘들 것이다"(콜텍대전공장)

"폐업은 어떻게든 피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전지방노동청)

대책협의회에 참석한 노사정(콜텍노조, 콜텍공장, 노동청) 대표자들의 말이다.

노조와 노동청은 어떻게든 폐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반면, 사측에서는 이미 공시한 대로 폐업 절차를 진행할 뜻을 밝혔다.

a [계룡시청의 안과 밖 풍경] 처음으로 노사정 대책협의회가 열린 20일, 계룡시청 앞에서는 콜텍노조의 최홍묵 시장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계룡시청의 안과 밖 풍경] 처음으로 노사정 대책협의회가 열린 20일, 계룡시청 앞에서는 콜텍노조의 최홍묵 시장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 김동이


6월 20일 최홍묵 계룡시장의 중재로 열린 (주)콜텍공장 휴업관련 노사정 대책협의회는 노사정의 3자 교섭이 아니라 그야말로 노조측과 회사측의 대립과 갈등 양상으로 진행되었다.

a [노사정 대책협의회에 참석한 노사정의 대표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콜텍노조 관계자, 콜텍대전공장 관계자,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 왼쪽 하단은 회의록

[노사정 대책협의회에 참석한 노사정의 대표들]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콜텍노조 관계자, 콜텍대전공장 관계자, 대전지방노동청 관계자. 왼쪽 하단은 회의록 ⓒ 김동이


계룡시장 등 계룡시 관계자와 콜텍노조 이인근 지회장,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지부장 정근원) 간부, 이희용 콜텍대전공장측 대리인과 간부, 대전지방노동청 김봉한 노사지원과장, 논산경찰서 정보과장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노사정 대책협의회는 양태휴 계룡시 농업경제과장의 사회로 대전지방노동청, 노조측, 사용자측(사측)의 입장발표와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 날 대책협의회의 가장 큰 논쟁거리는 대책을 마련하기에 앞서 처음으로 열린 협의회에 박영호 콜텍대표이사가 불참한 점이었다.

a [최홍묵 계룡시장과 콜텍기타] 노사정 대책협의회에 참석한 최홍묵 계룡시장과 계룡시청 현관앞에 전시되어 있는 콜텍에서 생산한 기타의 모습

[최홍묵 계룡시장과 콜텍기타] 노사정 대책협의회에 참석한 최홍묵 계룡시장과 계룡시청 현관앞에 전시되어 있는 콜텍에서 생산한 기타의 모습 ⓒ 김동이


최홍묵 계룡시장은 이 자리에서 "계룡시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공장 정상화와 노사간 화합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룡시의 입장을 표명한 후 박영호 대표를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만날 용의가 있다. 그동안 전화통화라도 하려고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이 두절되어 못하고 있었다. 연락이 오면 박대표와 만나 이런 자리에 나와서 입장을 밝히도록 설득시키겠다"고 밝혔다.


패널로 참석한 논산경찰서 김용덕 정보과장도 "지난 1년간 보고를 받으면서 콜텍 문제는 쉽게 해결될 줄 알았는데 최고책임자(박영호 대표를 이름)의 의지가 없어 사태가 여기까지 온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시장이 박대표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해서 자리를 회피하니 이 자리로 나올 수 있게 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박대표의 불참에 대해 지적했다.

a [마주하고 있는 노사대표] 이들 사이에는 왠지모를 긴장감이 흘렀다.

[마주하고 있는 노사대표] 이들 사이에는 왠지모를 긴장감이 흘렀다. ⓒ 김동이


특히, 정근원 전국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장은 "오늘은 첫 번째 자리고 해서 이렇게 만난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교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오늘과 같은 대표자들의 모임이 아닌 실제 교섭이 진행될 수 있는 실무담당자들 단위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고 말한 뒤 "우리의 요구는 단순하다. 공장이 있기 때문에 그 공장안에서 일을 하게 해 달라는 것이다.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잖는가?"라며 말을 마쳤다.

a [회사대표와 노조대표] 콜텍대전공장 대표로 참석한 이희용 지배인(왼쪽)과 콜텍노조 이인근 지회장

[회사대표와 노조대표] 콜텍대전공장 대표로 참석한 이희용 지배인(왼쪽)과 콜텍노조 이인근 지회장 ⓒ 김동이


한편, 콜텍회사측의 말을 경청하며 한마디도 하지 않던 이인근 콜텍노조 지회장은 "그야말로 노동자들은 일만 했다. 오전 8시30분 출근인데도 7시40분까지 나와서 일했고, 8시 넘으면 있는 욕 없는 욕 다 얻어먹고, 생산량 못 맞추면 나머지 공부도 무급으로 했다. 하지만, 성과급은 관리자들만의 몫이었다"며 "콜텍공장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서린 곳이다. 탄압을 받으면서도 십수년을 살아왔는데, 그래서 노조를 만들었는데, 생산량이 조금 떨어진다고 일방적으로 폐업을 해 버렸다"라며 북받친 감정으로 그간의 억울한 사연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또 박 대표에 대해 "예전에는 박영호 대표가 한 달이면 서너번씩 공장을 방문했었는데, 노조가 설립(2006년 4월)된 후부터 지금까지 딱 한번 왔다. 박대표의 노사관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콜텍노조에서 요구한 후 처음으로 열린 노사정 대책협의회. 비록 콜텍 박영호 대표가 참석하지 않았고, 타협점을 찾지 못했지만 계룡시가 콜텍 사태와 관련해 이미 담당자를 배정했고, 조만간 실무자 단위의 협의체가 구성된다면 조기에 해결점을 찾아 공장이 정상화될 가능성도 충분히 열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청과 콜텍측과의 대화
박영호 대표이사 참석약속은 못하겠다

다음은 토론 서두에 김봉한 대전지방노동청 노사지원과장(이하 ‘김’)과 콜텍측 대리인 이희용 지배인(이하 ‘이’)의 대화내용이다.

(토론 시작후 곧바로)

김 : 박영호 대표이사가 참석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냐?
이 : 이미 통보한 바와 같이 해외공장에서 바이어와의 약속 때문에 부득이 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김 : 그럼, 다음에 이러한 자리가 다시 만들어지면 참석할 수 있느냐?
이 : 그건 잘 모르겠고 이런 자리를 너무 늦게 만든 것 같다.
김 : 박영호 사장에게 꼭 참석했음 한다고 전해주고 참석한다고 약속을 해 달라
이 : 참석 약속은 할 수 없다.

(토론을 마무리 하면서)

김 : 오늘의 가장 큰 문제는 박영호 대표가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점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든간에 오늘 여기에 나오지 않은 것은 콜텍 사태에 대해 전혀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의심을 받을 일이다. 나나 시장, 다른 분들이 시간이 남아돌아서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아니잖는가? 협의체가 구성돼 일정이 잡혔으면 그 자리에 나와서 입장을 밝히는 게 순리이다. 다음에 자리가 만들어지면 꼭 참석할 수 있도록 여기 입장을 박대표에게 전해줘라.
이 : 선약이 있어 못나온다는 말은 이미 전달했다. 사장님께 얘기는 하겠지만 참석여부는 확실치 않다.
위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콜텍측에서는 다음에 대책협의회가 열리더라도 박영호 대표이사가 그 자리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 / 김동이
#콜텍 #계룡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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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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