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드라마 진부한 설정으로 시청자 짜증유발!

<문희>와 <행복한 여자> 드라마의 고질병인 암적 존재

등록 2007.07.03 15:06수정 2007.07.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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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KBS, MBC 방송사 주말드라마 <행복한 여자>, <문희>는 시청률을 떠나 모두가 시청자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보다 절대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 진부한 소재와 낡은 전개방식 등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연하게도 두 드라마는 지난주 방송에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냈는데, 두 개의 사건이 맥락을 같이해 눈길을 끌었다. 그것은 바로 '운명의 장난 놀이'인 암이라는 병과 교통사고이다.

물론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해결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분명 역시나 억지스러운 설정으로 일관한 고리타분한 주말드라마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더욱이 두 드라마는 이제껏 끊임없이 강도 높은 비판에 시달려왔으며, 그것을 모른 체 시청률 지상주의라는 명목 아래 갖은 만행을 저지른 장본인들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주말드라마는 늘 저런 식의 소재와 설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만 시청률이 하늘과 땅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 이제부터 두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욕먹지만 시청률만 좋다면 만사 OK!

<행복한 여자>는 언뜻 보면 SBS <하늘이이시여>를 빼닮았다. 피를 섞이지는 않았지만 천륜을 어기며 남매간의 사랑을 다루고 있어 <하늘이시여>의 자경(윤정희)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행복한 여자>의 지연을 윤정희라는 연기자가 연기해 더욱더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런데 <행복한 여자>는 <하늘이시여>와 비슷한 소재이기는 하지만 전작인 <소문난 칠공주>하고 닮았다. 그것은 바로 비상식적인 소재와 작위적인 설정 등이 그러하다. 공영방송이라 부르짖던 KBS 주말드라마가 <애정의 조건>부터 <소문난 칠공주>까지 시청률을 독주하기 시작하면서 전부 비슷비슷한 소재들로 일관하고 있다.


<애정의 조건>은 불륜, <소문난 칠공주>는 출생의 비밀과 자매간의 질투, 불륜이 총망라되었고, <행복한 여자>도 역시 불륜과 출생의 비밀이다. 그리고 죄다 주인공들은 언제나 불행하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불륜과 출생에서 비롯된 것이라 말한다.

제아무리 불륜 인구가 많아도, 출생의 비밀을 가진 인구가 많아도 이처럼 지지리도 복이 없는 인물들이 있을까? 특히 <행복한 여자>는 제목과 대조적으로 지연이란 인물은 불행하기 짝이 없다. 물론 종반부에 가서는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겠지만 한순간의 행복을 위해 엄청난 불행을 맞이하는 건 어째 너무 하지 않나 싶다.


남편의 바람에 이혼하고, 딸을 혼자 출산해 부양하고 다시 결혼을 꿈꾸며 태석(김석훈)을 만나는데, 그 남자는 바로 수십 년 전에 집을 나간 아빠의 아들이다. 호적상의 아들이지만 여하튼 남매지간이다. 처음에 둘은 그 사실을 알고 사랑을 이어가고자 했지만 포기했다.

그리고 현재 태석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고 끝이 났다. 그 이후 전개가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하다. 이제까지 낡은 소재와 억지스러운 설정이 가득했는데 종반부에 이르러 갈등을 봉합하는 수단도 역시나 교통사고다.

우리나라 드라마 중 불륜과 출생의 비밀과 대적할 만한 소재가 불치병에 걸리고,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이다. 그 중 하나를 선택한 <행복한 여자>는 언제까지 이러한 설정으로 시청자를 짜증 나게 만들지 기대가 된다. 게다가 지연이란 주인공보다 조연들의 사랑과 결혼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다가올 정도로 주인공들은 극 중에서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지연의 언니 지숙(문정희)와 장병구(강지섭)와의 사랑이 진행되고 있는데, 시어머니인 병구 모의 간섭과 질투, 은근한 시집살이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주인공들의 사랑놀음보다 현실성이 더해져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주인공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비난을 만들고 있으면서 시청자들로부터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소문난 칠공주>처럼 또 한 차례 시청률이 많다는 이유로 연장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다음 드라마에는 이러한 드라마를 만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누나>의 여운을 그립게 하는 <문희>

반면 MBC드라마 <문희>의 전작인 <누나>를 몹시 그립게 하는 드라마다. <누나>는 <소문난 칠공주> 때문에 적잖이 고생했던 드라마였지만 훈훈한 가족애를 그리며 종반부에 이르러 큰 호응을 얻었다. 그래서 <문희>는 더욱더 <누나>를 생각하게 만든다.

<문희>는 출생의 비밀과 복수 등으로 낡은 소재가 다양하게 들어 있어 진부함에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연기자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지만 극 중 상대의 나이 차로 인해 어색해 보인다는 의견뿐만 아니라 낡은 소재와 전개방식은 절대적으로 공감할 수 없다.

특히 문희(강수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문회장(이정길)네 가족들의 모습은 70년대를 연상케 하고 문희의 아들을 키우는 김영철(박상면)과 한나(김해숙)의 가족도 남존여비사상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요즘 시대와 맞지 않은 스토리로 일관하고 있어 짜증과 분노를 만들어 낸다.

이러한 설정과 소재들은 이미 시청자들에겐 식상하다. 거기에 문희가 자신의 엄마 죽음으로 문회장네의 복수의 칼을 빼들었던 부분은 설득력조차 잃어버렸다. 드라마는 현재 바다로 가야하는데 산으로 가는 식이다. 사실상 바람난 남편의 딸을 이해하는 아내가 몇이나 될까? 그리고 드라마 내용에서는 문회장의 아내 방숙희(김영란)가 악인으로 그려지면서 비상식적인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등.

그리고 김영철과 한나의 아들 하늘이에 출생이 밝혀지면서 이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한나의 병을 암시하는 대목이 등장해 파란을 예고했다. 하지만 그 파란은 역시나 시청자들에겐 짜증을 예고하는 것이 다름없다.

이렇듯 <문희>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드라마는 내용 자체도 산만해지고,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가 거북하기만 하다. 그래서 모르긴 몰라도 모두가 하루빨리 끝나 다른 드라마가 방영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문제는 양 방송사 모두 같은 시간대에 이러한 진부한 드라마를 방영해 시청자들이 시청할 권리를 박탈당하고, 그저 방송해 주는 대로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앞으로는 더는 주말드라마의 이러한 소재들이 등장해 홈드라마라는 남의 옷을 빌려 입고 있지 않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여자 #문희 #주말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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