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가 대통합 나선 것, 잘한 일이다"

DJ, 김두관 면담에서 '배제 없는 대통합' 또다시 강조

등록 2007.07.10 18:20수정 2007.07.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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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DJ를 방문한 김두관 전 장관

DJ를 방문한 김두관 전 장관 ⓒ 김두관


김대중 전 대통령(DJ)이 9일에 이어 10일에도 '아무도 배제하지 않는' 범여권 대통합을 강조했다. 반면, 같은 날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는 의원워크숍에서 "이질적 세력이 한나라당의 집권에 반대한다는 이유만으로 모일 수는 없다"며 '친노세력 배제' 입장을 재확인했다.

DJ "친노가 대통합 나선 것, 잘한 일이다"

DJ는 10일 김두관 전 장관에게 "친노 세력으로 대통합에 적극 나선 것은 잘한 것"이라면서 "민주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적극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동교동 자택을 방문해 "대통합을 위한 범여권 연석회의에 참여했으며, 대통합과 단일정당·단일후보를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비서실장 배석 하에 50분 정도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DJ는 "나는 김 장관이 그렇게 노력한 줄 몰랐다"면서 "범여권과 한나라당 1:1 구도를 만들어 심판을 받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그런 점에서 김 장관이 대통합 대열에 참여한 것은 잘 했다"고 말했다.

박상천 대표 등 통합민주당의 주류는 유시민·김두관 전 장관 등 친노세력을 '이질적 세력'으로 부르면서, 이들과는 같이 할 수 없다고 강조해왔다. 이 부분이 범여권통합이 교착상태에 빠진 '핵심고리'다.

DJ는 그런 김 전 장관에게 "친노세력도 대통합에 나선 것은 잘한 일"이라고 격려한 것이다. 그동안 그가 "아무도 배제하지 말고 다 모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친노도 함께 가야 한다"는 뜻을 더욱 분명하게 밝힌 것이다.


전날에도 DJ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만나 "대통합의 걸림돌이 되거나 대통합을 실패하게 하는 지도자는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실패할 것이고, 아무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대통합을 강조한 바 있다.

박상천 "'무조건 대통합'은 열린우리당의 총선 전략"


a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박상천ㆍ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장소로 향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박상천ㆍ김한길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지난 4일 오전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범여권의 대통합 추진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장소로 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반면, 박상천 대표는 10일 오후 서울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연 의원워크숍에서 "'무조건 대통합'은 성공할 수 없다"면서 "이는 열린우리당의 총선전략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또 "'무조건 대통합론'이 변형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그 예로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통한 '후보중심정당론' ▲제3지대 헤쳐모여식 정당론 ▲ '함께 갈 수 없는 세력'의 불참을 상정한 '무조건 대통합론'을 들었다.

워크숍 마무리 발언에서는 "중도개혁 대통합을 위해 유연하고 대담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당 지도부는 대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김한길 대표도 "지금 대통합 국면에 두 가지 허구가 있다"면서 "대통합은 열린우리당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지금은 열린우리당을 살리기 위한 주장이 됐고, 완전국민경선은 법적으로 할 수가 없는 것인데 가능하다는 것을 전제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통합을 위해 민주당 내부에서 지도부에게 기득권을 버리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각자의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봉균 원내대표도 "대선 예비주자를 중심으로 '가교 정당'을 창당, 우리당과 합당을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도로 우리당'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국민을 감동시킬 수 없고 대선 승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우리당과도 당 대 당 통합방식 이외의 어떠한 통합에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구 의원 50명 수준인 우리당을 압도하도록 20명 내외의 지역구 의원을 영입하고, 손학규 전 지사, 정동영 전 의장 등 중도개혁 노선의 주자들과도 연대해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갑론을박 토론 "이러다 우리만 고립되면?"

장경수 대변인은 통합을 주제로 한 비공개 토론이 끝난 뒤 "결론은 ▲당대당 통합은 안 된다▲ 열린우리당 의 해체선언이 전제돼야 한다 ▲중도개혁 대통합에 적극 임하고 통합과정에서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라고 전했으나, 토론과정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날 워크숍의 제1주제인 '중도개혁세력 대통합과 대선승리'의 4인 발제자 중 한명인 신중식 의원은 "당 지지도가 4~5% 대를 넘지 못하는 이유를 박 대표가 설명했는데, 원인 분석부터 잘못됐다"고 비판하면서 "획기적인 변화와 변신으로 통합에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a 지난 7일 오후 통합민주당 이낙연·김효석·채일병·신중식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김영진 광주시당 위원장, 정균환 전 의원 등 8인은 광주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대통합을 촉구했다. 이들은 범여권 지도부 4인 회동 등 결과를 지켜보고 탈당 등 향후 행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지난 7일 오후 통합민주당 이낙연·김효석·채일병·신중식 의원, 박광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 김영진 광주시당 위원장, 정균환 전 의원 등 8인은 광주 한 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대통합을 촉구했다. 이들은 범여권 지도부 4인 회동 등 결과를 지켜보고 탈당 등 향후 행보를 결정하기로 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미 탈당 의사를 밝힌 바 있는 신 의원은 "열린우리당 탈당파와 시민사회세력(미래창조연대)가 신당을 만들면 우리는 고립되고 말 것"이라면서 "저라도 탈당해 대통합을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봉숙 의원도 발제를 통해 쓴소리를 했다. 그는 "(박 대표가) 중도개혁세력이 중심이 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은 대선을 1년 정도 앞뒀거나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면 가능할 수 있으나, 대선을 5개월 앞둔 지금 상황에서는 실현가능성이 없다"면서 "우리가 주목받지 못하는 것은 대통합으로 가야 하는데 소통합에 그치고 있다는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손 의원은 "통합민주당 출범과정에서도 지분문제가 오간 것을 우리가 알고 있다"면서 "총선은 다 잊어버리고 대선에만 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호남 지역구 갖고 있으면 대선 져도 총선 이긴다는 생각들이 있는데, 호남 여론은 대통합이다"라면서 "중도개혁세력이라는 원칙이 세워졌다고 하더라도 오로지 대선만 생각하고 뜻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합파 김효석·김홍업은 불참

유필우 의원도 "뚜렷한 비전제시를 하지 못해 소통합 지역정당으로 인식된 측면이 있으며 통합민주당내 갈등도 낮은 지지도의 원인"이라면서 "당대당 통합만을 제외하고 중도개혁세력의 대통합을 위해 어떤 제한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협력적 관계도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판에 대한 의식으로 풀이된다.

이날 워크숍에서는 전날 대통합과 관련한 DJ의 발언에 대해서는 의견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워크숍에는 34명 의원 중 김낙순·김효석·김홍업·이낙연·이승희·서재관·우제창·조순형·조일현·최규식 의원 등이 불참했다. 통합민주당측은 "이들 중 김효석·김홍업 의원은 국내에 있으며, 나머지 8명은 외국 체류중"이라고 말했다. 두 김 의원은 대통합파다.

의원들의 워크숍 발언 요지
"지도부에 힘 실어주자"..."당해체만이 현실적 제안 아니야"

김종인 "국민경선은 당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데 현실적으로 통합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밖에 없다. 그런데 새롭게 당을 만들기가 어렵다. 그러므로 당이 아닌 다른 곳에서 추진하는 국민경선 자체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

박상돈 "무분별한 대통합은 경계해야 한다."

양형일 "지도부가 중도개혁대통합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열린우리당의 해체주장에서 더 나아가 탈당그룹 시민세력 등에 보다 적극적인 통합방안을 제안하자."

주승용 "중도개혁대통합의 규모나 실체에 대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어 외연을 확대하자."

최인기 "제 세력에게 중도개혁대통합 협상회의를 제안할 것을 지도부가 건의했으면 한다."

염동연 "열린우리당 해체만이 통합을 위한 현실적인 제안이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제정파들이 기득권을 놓지 않기 때문에 대통합이 안된다. 우리도 기득권을 포기해야 된다."

유선호 "25일까지 열린우리당 해체를 견인하고, 그것이 안될 경우에는 제3지대 신당과 당대당 통합도 고려해야 한다."

변재일 "열린우리당이 해체선언하면 우리는 어떻게 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채일병 "민주당의 뿌리를 지키고 대통합을 이루겠다는 생각 갖고 있다. 만약에 제3지대가 생긴다면 우리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논의돼야 한다."

조배숙 "통합을 이루기 위해 우리 기득권을 버리고 저들의 기득권을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

이근식 "열린우리당과 함께 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많더라. 통합논의 갖고 이렇게 오래 끌 이유는 없다. 간단히 결정하자. 여론조사 해서 국민의 뜻을 확인하고 그길로 가면 된다."

이인제 "전략을 포함해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 전선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두 대표께서 부지런히 움직여서 세력을 모아야 한다. 7월을 넘겨서는 안 된다. 광주민심을 파악해보니 지금 통합이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과 대적할 전선을 빨리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상렬 "오늘을 계기로 통합민주당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우리가 당장은 국민과 언론에게 미흡한 점이 보여도 원칙과 일관성을 갖고 가야 한다."

추미애 전 의원 "공감한 부분이 많다. 대통합은 분열의 극복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의 해체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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