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측 20명 "통합민주당에서 통합신당으로"

"당분간 당적은 유지"... 한달만에 끝난 '통합민주당'

등록 2007.07.23 12:21수정 2007.07.23 22:11
0
원고료로 응원
a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와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중도통합민주당 창당 선언식에서 양당 의원들의 박수속에 악수하고 있는 모습.

김한길 중도개혁통합신당 대표와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중도통합민주당 창당 선언식에서 양당 의원들의 박수속에 악수하고 있는 모습.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23일 오후 7시 50분]

김한길쪽 20명 전원 통합신당 합류선언... 일단 당적은 유지


통합민주당의 김한길 공동대표와 중도개혁통합신당 출신 국회의원들이 2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갖는 '미래창조대통합민주신당' 참여를 공식결정했다.

장경수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23일 오후 7시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신당 출신 의원 15명이 23일 오후 4시부터 2시간 30분까지 별도 모임을 열고, 신당 창당준비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다만 당적은 유지한 채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상천 공동대표가 신당 창준위 때부터 당대당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을 감안해, 당적을 보유한 채로 창준위에 참여해 신당과 통합민주당의 합당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이유다.

통합신당 출신 의원은 총 20명으로, 불참 의원 중 3명은 회의결과를 통보해 동의를 받았으며, 2명은 사전에 김 대표가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장 대변인은 전했다.

창당준비위 단계에서는 기존 당직 유지가 가능하지만, 5일로 예정된 중앙당 창당때까지는 당적을 정리해야 한다. 김한길 대표는 회의 직후 곧바로 회의 내용을 박상천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처럼 합당 한 달도 안된 상황에서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의 분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박상천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맡은 뒤 통합의 가시적인 성과로 내세웠던 통합신당과의 합당이 물거품으로 끝나게 됨에 따라, 박 대표에게는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김한길 대표 등 의원 20명이 합류결정을 내림에 따라 24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여는 범여권 신당은 대통합추진모임 소속의원 45명과 정동채 의원 등 열린우리당 추가탈당파 14명, 통합민주당에서 김효석 의원 등 대통합파 4명 등 80석이 넘는 의석으로 시작하게 됐다.

[1신 : 23일 낮 12시 20분]

6월 27일 합당, 7월 23일 마지막 회의


"오늘이 마지막 최고위원회 아니겠나."

23일 오전 9시 30분 통합민주당의 최고위원회와 통합추진위원회원회 연석회의가 열리기 직전, 합당 이전의 박상천 대표의 민주당과 김한길 대표의 중도개혁통합신당 관계자들은 이날 회의가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지난 6월 27일 합당한 양당이 한 달도 못 돼 갈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제3지대 통합신당' 합류 여부를 놓고 박 대표측과 김 대표측의 이견이 이미 그대로 노출됐고, 김 대표측은 지난 21일 별도모임을 갖고 '결별불사'에 뜻을 모았다. 20명 중 미국출장중인 강봉균 의원과 대선출마를 선언한 신국환 의원 외에 대부분 의원이 모임에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저녁 국회 통합민주당 원내대표실에 모여, '제3지대 신당 합류', '열린우리당 해체문제는 제3지대 여러 세력과 논의해서 결정'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오전 김한길 대표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따르기로 한 것이다.

김한길 대표측 "박상천 설득 안 되면 우리끼리 가자"

한 참석 의원은 "박 대표 설득이 안 되면 (24일 오전) 창당준비위원회 발족 전에 바로 탈당하자는 것이 다수 의견이었고 일부는 8월 5일 창당 때까지 기다리면서 박 대표를 설득하고 주장했다"면서 "열린우리당 해체문제는 '제3지대'에 가서 논의하자는 데는 별다른 반대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회의 분위기에 대해 "의원들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김한길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사석에서 "박 대표에게 당의 모든 권한을 넘기고라도 함께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2일에도 박 대표를 만나 '3지대 신당 합류'를 설득했으나, 의견접근을 이루지는 못했다.

김 대표는 23일 오전 회의에서도 자신의 뜻을 재확인했다. 그는 "제3지대 신당합류라는 당의 입장을 재확인 해놓은 상태에서 여전히 통합민주당이 제3신당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제3지대에 열린우리당이 나와 있는 것도 아니고 당대당 통합은 더더욱 아닌 상황에서, 도대체 왜 우리가 제3지대신당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월 중에는 반드시 통합문제를 매듭 지어야 한다. 바둑으로 말하면 초읽기 수순"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통합민주당이 제3지대 대통합신당에 참여한다면 저는 공동대표로서의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고 박상천 공동대표가 통합민주당의 유일한 대표 자격으로 여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쪽의 한 의원은 "최후통첩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상천 대표 "신당 의사결정구조 구성되면 협상에 나서겠다"

박 대표는 김 대표를 설득하기 위해, "제3지대 신당의 의사결정구조가 구성되는 대로 통합민주당과 중도대통합정당을 결성하기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면서 "협상이 타결되면 통합민주당은 제3지대신당과 시설합당형식으로 통합할 것"이라는 수정 제안을 했다.

지금 당장 통합논의에 합류하는 것은 ▲처음부터 참여할 때 5개 주체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여 신당의사결정기구 구성원의 과반수를 확보하기 어렵고 ▲ 신당이 열린우리당을 통째로 받는다는 결정을 할 위험이 있다 ▲통합민주당은 45만 전국조직과 강력한 지지기반, 그리고 50년 정통성을 지닌 정당으로서 다른 주체들과 비교하여 위상이 맞지 않으며 ▲신당결성과정에서 심한 이미지 손상이 초래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제3지대 신당도 이미 우선적으로 통합민주당과의 통합에 나설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고, 열린우리당 해체문제에 대한 입장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박 대표의 '수정제안'이 설득력을 갖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 대표는 김 대표측의 움직임에 대해 "무조적 대통합추진세력은 오늘의 민생경제 파탄을 초래하는 열린우리당내의 극소수세력을 참여시키기 위해 통합민주당의 파괴, 분열을 획책하는 '제2의 분당'을 기도하고 있다"면서 "통합민주당을 분열시키는 '제2의 분당'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대선 때의 지지층 일부를 한나라당으로 기울게 한 그 세력을 참여시키기 위해 지난 4년 동안 풍찬노숙으로 원민주당을 지켜온 분들을 분열시키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광주에 가서 엄중 경고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또 "당내 외에 있는 중도개혁을 표방하는 대선주자들도 목소리를 내야한다"면서 "표방은 하면서 행동하지 아니하는 대선주자는 앞으로 중도주의 후보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잡탕식 대통합에 수수방관하고 있거나 거기에 담합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박 대표측은 이를 손학규 전 지사를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순형 의원의 대선출마도 박 대표가 민주당만의 독자 리그를 꾸린 뒤, 대선직전에 후보단일화를 추진하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김한길측 탈당 24일? 아니면 8월 5일 이전?

김한길 대표측은 이르면 24일로 예정돼 있는 열린우리당 정동채·송영길 의원 등의 추가 탈당과 김효석 의원 등 통합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3선의 정동채 의원과 재선의 송영길 의원 등 우리당 의원 10명은 23일 오전에 24일 창준위 발족식 직전에 탈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애초 23일 탈당을 강행할 방침이었으나 통합민주당 대통합파와 공동보조를 취하고 통합민주당내 통합신당 계열의 내부 논의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일정을 늦춘 것이다.

결국 범여권의 통합작업은 '미래창조대통합신당'(가칭)과 민주당의 양당 구도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도개혁통합신당 #박상천 #김한길 #탈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부영, 통 큰 기부로 이미지 마케팅... 뒤에선 서민 등쳐먹나"
  3. 3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4. 4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탐욕스러운 기업이 만든 비극... 괴물을 낳은 엄마
  5. 5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윤석열 정부에 저항하는 공직자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