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타파 입시철폐 대학평준화 국민연대를 건설할 때다

등록 2007.08.01 09:48수정 2007.08.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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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지금처럼 사회양극화, 교육격차가 진행되면 곧 이 땅에 내부 식민지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과거 전라도를 내부 식민지라고 했었지만,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차별의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사회양극화는 교육격차를 통해 자식들에게 대물림된다. 대물림 구조가 상황을 걷잡을 수 없이 악화시킨다. 이 대물림판에서 3세대 정도만 지나면 인종이 갈릴 판이다. 이미 강남인종과 강북인종, 대도시인종과 시골인종이 갈리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지금 흐름을 뒤집지 않으면 어디까지 더 악화될지 짐작키 힘들다. 서울대 입학생 중 60% 이상이 상위 20% 이내 가정 출신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도 입시를 거부하지 않는다. 엘리트니, 수월성이니 하는 말들이 백주대낮에 횡행한다. 한국인이 모두 노예가 돼가고 있다.

부자들만 입시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분명하다면 일반 국민은 입시경쟁을 거부하는 것이 당연하다. 돈으로 산 학벌을 가지고 엘리트, 수월성 운운하는 한국 사회 지도층을 향해선 돌팔매가 날아가야 당연하다. 그런데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불의에 대한 저항이라는 감각이 사라져버렸다. 남은 건 굴종과 탐욕이다. 지배를 받아들이는 노예적 굴종과 자기 자식만은 남을 밟고 올라가 지배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탐욕.

이런 사회는 발전할 수 없다. 원망과 박탈감과 악에 받친 만인의 만인에 대한 경쟁만 있는 ‘콩가루’ 집단이 된다. 지금이 역전의 전기를 찾을 때다.

대학서열체제는 백해무익한 종양이다

대학서열체제, 학벌사회는 승자독식구조의 운동원리에 따라 한국사회를 끊임없이 황폐화한다. 승자가 다 먹고 나머지는 버려지는 체제인데 국가가 황폐해지지 않으면 그게 오히려 신기한 일이다. 점점 더 소수만 잘 먹고 잘 사는 나라가 된다. 이 흐름을 막을 수 없다.


대학서열체제에서는 절대로 공교육 정상화도 해선 안 된다. 입시경쟁구조에서의 공교육 정상화란 결국 공교육 학원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교육 정상화를 내건 정부의 그 모든 정책은 전부 다 공염불이 된다. 시민단체의 공교육 정상화 요구도 공허할 뿐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하든 안 하든 이 땅에서 교육은 사라진다. 교육 없이 선진국으로 가겠다는, 꿈도 야무진 나라가 우리나라다.

이젠 대학서열체제라는 종양을 떼어내야 할 때다. 대학서열체제는 학벌사회를 만들어 부잣집 자식을 귀족으로 만들어주는 것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백해무익한 종양이다.


대학서열체제 하에서 한국인은 목숨 바쳐 경쟁하고, 여생을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며 살게 된다. 대학서열체제에서 일류대학이 없는 지방(국토의 대부분)은 고사한다. 대학서열체제는 거의 전 국민을 3등 국민화한다. 대학서열체제는 거의 모든 대학을 삼류대학화한다. 대학서열체제는 이 땅에서 초중등교육을 말살한다. 종양도 이런 악성종양이 없다.

3불정책 법제화나, 내신강화나, 사학개혁 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교육부문의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이 전선의 문제는 매우 수세적이며, 설사 여기서 승리하더라도 지금의 파탄상에는 별로 변함이 없다는 데 있다.

3불정책이 법제화 된다고 해서 입시경쟁이 사라질 것이며, 내신이 강화된다고 해서 신분사회화가 멈출 것이며, 사학개혁이 된다고 해서 초중등 교육이 살아날 것인가? 그렇지 않아도 시민사회의 부족한 역량이다. 그나마 그 역량을 모아, 엉뚱한 곳에서 진을 치고 있는 형국이다.

이겨봤자 이 파탄국면을 본질적으로 뒤흔들 거라는 기대감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전선에 힘이 안 모이고 있다. 기득권 세력은 서열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는데 시민사회의 대응은 극소수 교육운동단체들의 메아리 없는 외침뿐이다.

비수가 되어 대학서열체제 한 곳만 찔러라

파탄의 구조가 공고화하고 있다. 대학서열체제에 이어 고등학교 서열체제 부활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고 있다. 공고한 체제를 깨려면 적당한 정책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모순의 핵심을 치는 타격지점 선정과 일거에 균열을 내는 강력한 폭발력이 필요하다. 설사 그 안이 너무 낯설어 지금 당장 다수 대중의 호응을 받지 못한다 해도, 이제는 그 하나의 단일한 슬로건으로 깃발을 들 때다.

대중의 호응은 반드시 따라온다. 만약 따라오지 않으면? 망하는 거다. 어차피 이래도 망하고 저래도 망한다. 그동안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서 민주화개혁세력과 교육수요자들이 당장 납득할 법한 교육개혁을 지속한 결과가 지금의 교육파탄이다. 지금까지 안 해본 것, 독한 것, 강한 것을 쓰지 않으면 이 파탄의 흐름은 계속 간다.

일단 교육운동단체들이 입시철폐, 학벌사회 대학서열체제혁파, 대학평준화 등의 단일한 문제의식으로 뭉쳐 범국민 운동본부를 조직할 때다. 이슈를 복잡하게 늘어놓으면 안 된다. 한 놈만, 한 곳만 쳐야 한다. 어차피 물리력에서 기득권 세력과 비교가 안 된다. 민주화세력 전체의 염원이 서렸다는 사학개혁에 동원된 힘이 대형 교회 몇 군데만도 못했다. 이 정도 힘이면 비수처럼 써야 한다. 한 곳만 찔러야 한다.

대중성, 실현가능성, 이런 거 따지다가 당한 것이 지금의 파탄이다. 이대로 가면 파탄의 끝장을 보게 될 것이다. 이제 역전의 깃발을 들 때다. 올 가을에 최초로 학벌타파 대학서열체제혁파 대학평준화 단일 슬로건의 시민사회 연대체를 만들고, 그 여세를 몰아 올 겨울에 대중집회까지 만들어낸다면 흐름은 뒤집힐 수 있다. 가능성은 하늘이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이젠 만들 때다. 어차피 교육부문에서 다른 모든 짓은 다 실패했다. 외통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데일리서프라이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데일리서프라이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학벌 #대학평준화 #입시철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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