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신의 중요한데...정동영 나쁜 사람"
정동영 "유시민 때문에 이해찬이 바뀌었다"
손학규 "당의장 아닌 MB 이길 사람 뽑아야"

[신당 경선] 광주·목포·여수MBC <100분 토론> 뜨거운 설전

등록 2007.09.27 12:52수정 2007.09.30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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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후보가 칩거 이후 처음으로 방송토론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손 후보가 27일 오전 광주·목포·여수 MBC가 공동주최한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토론회에 정동영·이해찬 후보와 함께 참석함으로써, 신당 경선의 파행 상태는 마감됐다.

오랜만에 만난 세 후보는 토론 시작에 앞선 사전 준비시간에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이 후보가 손 후보와 악수를 하면서 "그 동안 고생했다"고 말을 건넨 정도였다.

오래간만에 세 후보 모였지만...

신당 경선의 분기점으로 전망되는 29일 광주·전남 경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번 토론회의 주공격 대상은, 현재 1위를 달리고 있고 광주·전남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정동영 후보였다.

특히 이해찬 후보가 정 후보에게 이전 경선과정과는 달리 유례없는 맹공을 가하면서 설전이 계속됐다. 전날 이 후보쪽의 윤호중 의원이 "광주 MBC토론회에서 하고 싶은 말씀 다 하실 것"이라고 예고한 대로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신당 경선모습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던 이 후보는 자유토론 순서에 들어가자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진실과 신의"라면서 정 후보를 '나쁜 사람' '참 나쁜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정 후보가 국민의 정부가 어려웠던  2002년 "호남편중인사가 민심이반을 초래한다"는 내용으로 <한겨레> 신문 인터뷰를 했으며, 2006년 5·31지방선거 때도 선거 1주일 앞두고 "선거포기한다"고 하고 그래서 표 다 잃은 뒤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결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또, 정 후보의 열린우리당 탈당 경력을 거론하면서 "창당주역으로서 진솔하게 사과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 후보가 "대학 1학년 때 친구…"라면서 대답을 시작하자 "대학친구 이야기는 그만 하라. 공적인 자리에서"라고 쏘아붙이는 등 작심한 모습이 역력했다. 두 후보는 서울대 72학번 동기로, 보통 때는 '35년 친구사이'라고 말해왔다.


'35년 친구' 정동영을 향한 이해찬의 맹공

정 후보는 "이 후보가 초반에 안 그랬는데, 유시민 의원이 선대위원장 하면서 기조가 바뀌었다"면서 "시중에는 '이반유반('이해찬반, 유시민반'이라는 뜻)'이라는 말이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후보가 나쁜 사람이라고 하면 그런 것이냐"고 응수한 뒤, "지방선거 포기한 적 없고, 호남편중인사 문제에 대해 말했는데 호남차별 가슴 아파한 것은 이해찬이 아니라 정동영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어디서 희한한 자료 하나 찾아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다시 "희한한 자료가 아니라 신문 인터뷰"라면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신의를 버린 것으로, 돌아다녀보면 정 후보는 지금도 신뢰 회복을 못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광주전남에서, 정 후보를 DJ에 대한 배신자로 공격한 것이다.

정 후보는 "2002년 그 어려웠을 때 당시 정동영이 맨 선두에 있었다"면서 "예스맨만 있으면 안 되고, 예스맨만 있는 것은 조폭 사회 분위기"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제일 나쁜 것은 나는 선이고 상대방은 악이라고 하는 독선"이라면서 "낙인찍으면 정동영도 좀 망가지지만 당도 망가진다"고 맞섰다.

두 사람의 공방이 격화되자 손 후보가 이 후보에게 "서운하다, 나에게도 발언기회 좀 달라"고 진화를 시도했으나, 이 후보는 재차 정 후보의 '손(학규)-이(해찬)연대설'을 꺼내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저는 손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 후보에게 '내가 안 되면 당신이 돼야 한다'고 며칠 전에 말하지 않았느냐"면서 "그런데 어떻게 손-이 연대를 말하는지, 어쩌다 이렇게 신의없는 정치가 됐는지…"라고 비판했다.

정동영 "이반유반... 이해찬이 변했다"

이 후보의 비판에 앞서 정 후보는  이 후보를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최근 참여정부 평가포럼의 전직 장차관이 부산경남지역에서 이 후보를 돕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참평포럼이 뭐하는지는 잘 모르는데, 총리시절 100여명 장차관이 자발적으로 도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관권선거와는 관계없고, 총리할 때 민심 안 잃었다"고 받아넘겼다.

정 후보가 다시 김한길 의원 등 14명 의원이 자신을 지지한 것에 대해 이 후보가 '달새'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껴앉는 포용정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후보의 독선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질문이었다. 이 후보는 "정치에는 금도가 있어야 한다"면서 14명 의원의 잇단 탈당경력을 비판했다.

이 후보는 강도는 낮았지만 손 후보에게도 독설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손 후보의 칩거에 대해 "정동영 후보의 책임"이라면서도 손 후보에게 "김영삼 대통령식 몽니로는 국민들 지지 못 얻는다", "공격하려고 했는데 또 나가실까봐 공격 안 하겠다, 전 과정 5%도 안됐는데 자지러지면 국민이 불안해한다" "옛날에 경포대라는 말로 노 대통령을 비판했는데, 항간에 또 경포대 말 나온다. 경선포기한 대선 후보라고" 등으로 비꼬았다.

손 후보는 자신의 칩거에 대해 "조직과 동원선거가 판을 치는 구태정치의 모습 보고 우리에게 아무런 감정이나 분노도 없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면서 "저는 경선에서 나간 게 아니라, 저 자신도 반성하고 우리의 정치현실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고민하는 그런 차원에서 (선대본부 해산) 결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토론회 내내 자신이 이명박 후보와 맞서 이길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광주전남의 민심은 풍성했으나 주머니가 가볍고 장바구니가 비어 있다"면서 "경제 어려운데 이명박이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있는데, 걱정하지 마시라, 손학규가 있다. 제가 호남경제, 한국경제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신당 당의장이 아니라 이명박을 이길 후보 뽑아달라"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서운해... 나도 발언기회를 좀"

정동영 후보는 "광주·전남 분들은 제가 4연전 승리한 것 대견해 하는 것 같았다"면서 "민주평화개혁세력의 본산인 광주전남에서 1등 하는 사람 전국에서 통하게 돼있으니,  이명박을 이길 수 있도록 확실하게 1등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세 후보는 모두 광주전남과의 인연도 강조했다. 손 후보는 전남 강진 출신의 사위를 얻었다는 개인적인 인연을 밝혔고, 전북이 고향인 정 후보는 같은 호남권인 광주전남을 자신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이해찬 후보는 1980년 5·18때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구속됐던 이해찬 후보는 김 전 대통령과의 인연과 5·18을 자주 거론했다.

후보들은 모두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 무안국제공항, 여수·순천·광양 도시통합, 여수 엑스포유치, 호남 고속철 등 지역현안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같은 입장을 나타내면서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혔다.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광주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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