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캠프 `예상밖 압승' 반색... 손·이 "경선결과 승복"

등록 2007.10.15 09:30수정 2007.10.15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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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노효동 류지복 김상희 기자 = 14일 오후 6시 마감된 대통합민주신당 경선 투표결과를 놓고 신당 주자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교차하고 있다.

  

이날 저녁 각 선거캠프가 파악한 선거관리위원회 위탁분 투표결과 정동영(鄭東泳) 후보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자 정 후보측은 예상 밖의 압승을 거둔데 대해 반색을 한 반면 손 후보와 이 후보측은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서 "최종 결과를 기다려보자"며 공식 평가는 유보했다.

  

특히 정 후보를 상대로 불법.부정선거 논란을 제기해온 손.이 후보측은 선관위 위탁분 투표결과에 크게 실망한 듯한 분위기 속에서 경선결과에 승복한다는 뜻을 표명하며 향후 대응방향을 모색했다.

  

◇鄭 반색속 "당 화합" 강조 = 정 후보측은 이날 경선결과 `압도적 표차'로 승리의 쐐기를 박은데 대해 반색하고 있다. 오프라인상의 투표소 투표에서 5만표 안팎의 압승을 거둠에 따라 패자진영이 더이상 불복을 제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정 후보측의 판단이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전체 누계로 볼 때 5만표 정도, 10% 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며 "여론조사에서도 오차범위를 넘기는 것으로 보고 있고 모바일 3차 투표에서도 앞선 것으로 보여 표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민심.당심.폰심 모두에서 승리한 것"고 말했다.

  

특히 근소한 차이지만 손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 광명과 이해찬 후보의 지역구인 관악구에서 이겼다는 점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호남과 영남에 이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도 1위를 올림으로써 `호남 필패론'의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는' 본선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수확이라는 게 정 후보측의 주장이다.

  

정 후보측은 그러나 경선 파동을 거치면서 파생됐던 후유증을 우려한 듯 자축 분위기 보다는 `화합'과 `포용'을 강조하면서 당 내부 추스르기에 신경을 쏟는 분위기가 읽힌다. 노웅래 대변인은 "경선과정에서 후보자간 부분적인 마찰과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온 뒤 땅이 굳어지듯 후보가 확정되면 경선결과에 승복하고 대동단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후보는 이날 저녁 자택에 머물며 15일 후보자 지명대회에서 행할 수락연설문 문안을 점검하고 당내 수습대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 후보는 손.이 후보에게 선대위원장직 제의를 포함한 통합선대위 구성을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孫 "내탓이오" 패배 시인 = 손 후보측은 이날 저녁 선관위 관리분에 대한 개표결과가 큰 격차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되자 예상치 못한 수준의 표차라는데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사실상 패배를 시인하는 듯한 분위기가 짓누르고 있다.

  

우상호 대변인은 "진인사 대천명"이라며 공식적 패배선언을 유보했지만 내부적으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은 한 상황은 어렵다", "휴대전화 투표 등이 남았지만 전세를 뒤집긴 불가능이다"고 패배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손 후보가 이날 밤 서대문 사무실에서 의원 15명 가량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회의에서는 극도의 침울함이 감돌았으며, 일부 의원들은 마지막날까지 불법선거 논란을 빚은 경선결과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일부는 "20%의 투표율도 안되는 조직선거에 대비하지 못했다"며 자책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후보는 이에 "비정상적인 선거인단, 경선절차, 경선룰 등 국민경선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제도를 만들지 못하고 조직선거 양상에 대비하지 못한 점은 모두 내 잘못"이라고 다독이면서 "여러분들이 정말 고생 많았다. 모든 것을 버리고 헌신적으로 참여했던 지역의 많은 동지들에게 어떻게 위로와 격려를 해야 할지 생각해 달라"고 사실상 패배를 시인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 나는 여러분과 함께 대선승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할 뜻을 피력한 뒤 "다만 이번 경선에서 우리가 얻은 소득이라면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정치로 총선승리를 위해서도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대선이 끝난 후에도 정치활동을 계속하면서 당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는 후문이다.

  

◇李 "결과 담담히 받아들일 것" = 이해찬 후보 진영은 내심 기대했던 막판 대역전이 사실상 물건너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러나 캠프 내부에서는 선거 막판까지 불법 시비와 경선 관리의 문제가 제기된 이번 선거 결과에 승복하기 어렵다는 강경 기류도 엿보인다.

  

특히 그간 불법 선거 문제를 강하게 제기해왔던 이 후보가 밤새 모종의 정치적 결단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병도 비서실장은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인다"며 "우리의 망가진 모습을 하나둘씩 바로 세워야겠다"고 말했고 선병렬 종합상황본부장은 "여러가지 불법.탈법이 난무해서 유감스럽지만 선거 결과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승조 대변인은 "투표 종료 후 이 후보에게 `투표율이 낮아서 죄송하다'고 하니 `못난 후보 때문에 그렇다'며 오히려 `애썼다. 고생했다'고 격려했다"며 "이 후보에게서 경선 불복 가능성의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형주 대변인은 "100% 승복이다. 이제 와서 어쩌겠느냐"며 "솔직히 말하면 승복하기 어려운 여러 과정이 남았지만 승복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캠프 전략을 총괄했던 윤호중 전략기획본부장은 "내일 아침까지는 아무 할 말이 없다.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며 말문을 닫아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캠프의 한 관계자도 "법적인 문제는 법대로 해야 한다"며 "이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 후보 부인도 투표를 못하는 등 경선 마지막 날까지 문제가 있어서 이 선거를 인정하는 게 맞느냐는 갈등이 캠프 내부에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r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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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lygardener@yna.co.kr

2007.10.15 09:30ⓒ 2007 OhmyNews
#신당 경선 #정동영 #손학규 #이해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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