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로 다시 찍어가는 '황혼의 길손' 노인신문화운동

등록 2008.02.10 15:21수정 2008.02.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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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IMG_01 안산시 본오동 한끝에 있는 은빛둥지

IMG_01 안산시 본오동 한끝에 있는 은빛둥지 ⓒ 나영수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은 안산시에서 후진(?) 동네에 속하고 거기다 동네 끝자락 허줄한 건물에 노인정보화중앙교육장 '은빛둥지'가 있다. 노령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는 오늘 날 노인문제에 대한 각성과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사회공멸(?)의 위기까지 이를 힘든 문제이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한국도 어느 선진산업국들도 해보지 못한 노인 스스로의 힘에 의한 방법론개발에 도전장을 내고 있는 '은빛둥지'를 방문하였다.      


a IMG_02 플래시를 교육 중인 노인들의 교실

IMG_02 플래시를 교육 중인 노인들의 교실 ⓒ 나영수



건물의 외모와는 딴판으로, 30평 정도의 교육장에 들어서자 최신형 교육용 PC 30여 대와 열기에 가득한 노인들의 교육모습은 노인들의 교실이라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게다가 강사와 교육생이 모두 노인들이며, 교육 중인 과목은 웹을 위한 플래시 에니메이션으로 젊은이들과 다름없이 교육이 진행되는 모습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서너 평도 안되는 사무실에 인도되어 강희정(78세) 부회장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노인들이 뒷방신세를 감수하여야 할 이유가 없지요. 노인도 할 수 있으며 모든 노인들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돌아서지 못한다면 사회에 큰 문제가 될 거예요.” 


할머니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젊고 생기에 차 보이는 강 부회장은 말을 이어 나간다.

a IMG_03 “나이야 가라!”를 외치는 강희정 부회장

IMG_03 “나이야 가라!”를 외치는 강희정 부회장 ⓒ 나영수


“쉽지만은 않았지만 우리는 8년간 노인들의 정보화교육 경험을 가졌고 그 결과 정보화를 통하여 노인들 자신을 재발견하고, 또한 사회에 다시 참여하며 적으나마 수입까지 만들 수 있는 방법들을 개발하여왔습니다”


너무나 큰 현안인 노인문제의 해결책을 할머니가 숭늉을 떠주듯이 편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우리 은빛둥지 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모든 노인들에게 널리 알려 모든 노인들이 활기차게 새 생활을 꾸리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이야기를 마친 강 부회장님은 손을 번쩍 들어 “나이야 가라!”를 외치며 설명한 내용을 간단한 행동으로 표현하여 주었다.

“우리는 모이면 이 구호부터 외쳐요.”

은빛둥지는 지난 2006년과 2007년 각각에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으로 '디지털 카메라로 다시 찍어가는 황혼의 길손'이라는 노인 디지털 카메라반을 운영하여 왔으며, 금년 2008년에도 3월부터 10월까지 제3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65세 이상의 노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30명이 한반이 되어 7개월간 카메라 촬영기술, 이미지 처리기술(포토샵), 웹활용기술을 배우며, 매주 1회 문화유산을 순방하며 작품을 제작한다.

그 동안 만든 작품 중 2~3점을 출품하여 100작품 정도를 전시하는 작품전을 매년 개최하여 왔으며, 금년에는 단원미술관에서 개최할 예정으로 있다.

a IMG_04 제2회 수강생 모집 현수막

IMG_04 제2회 수강생 모집 현수막 ⓒ 나영수



a IMG_05 제2회 작품전 로고

IMG_05 제2회 작품전 로고 ⓒ 나영수


은빛둥지는 2001년에 동네에 노인들 몇 명이 모인 조그마한 동아리에서 비롯되어 이제 178명의 정규회원이 등록되어 있고 오늘까지 약 35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경기도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이다. 노인 스스로의 힘으로, 이제는 지역사회를 버티는 큰 버팀목이 되는 문화교육단체로 성장하여 온 것이다.

은빛둥지는 컴퓨터 초급과정에서 중급, 고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내용을 가지고 있으며, 디지털 사진반에서 한걸음 나아가 동영상반도 설립되어 노인들의 실태를 영향력 있는 다큐멘타리로 제작하여 각 방송국에 배포할 예정으로 있다.

디지털 카메라반은 자신들이 갈고 닦은 사진기술로 다른 노인들을 위하여 영정을 무료로 제작하여 증정하기도 하여 老老봉사의 새로운 패턴을 열었다 하여 세간에 화제를 뿌리기도 하였으며, 금년에도 영정봉사는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a IMG_06 교육장 앞에서 야외사진촬영기술을 익히는 할머니 수강생들

IMG_06 교육장 앞에서 야외사진촬영기술을 익히는 할머니 수강생들 ⓒ 나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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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7 2회 전시장에 설치된 스튜디오의 영정촬영 순서를 기다리는 사하린 귀국동포들 ⓒ 나영수



은빛둥지 노인들의 활기찬 활동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늘의 노인들은 조국과 민족의 부름에 응하였고, 가족을 부양하며 자손을 교육시키고, 그리고 성가를 시키기 위하여 정작 자신의 노후를 위하여는 한번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어수룩한' 세대이다. 겨우 할 수 있는 것은 화투와 음주, 그리고 공원에 나가 다른 노인들을 쳐다보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누가 이 세대를 탓할 수 있는가?

은빛둥지 교육장은 2층에 있고 1층은 '본오경로당'이다. 극명히 대조되는 같은 세대의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였다. 무엇인가 분명히 태동하고 있는 노인들의 열기어란 현장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덧붙이는 글 | 참가를 원하는 노인들은 031-438-4088로 연락하면 된다.

노인신문화운동의 폭넓은 이해를...


덧붙이는 글 참가를 원하는 노인들은 031-438-4088로 연락하면 된다.

노인신문화운동의 폭넓은 이해를...
#은빛둥지 #황혼의 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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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자신을 위해서 건강하게 살아야 하며 이는 사회에 대한 노인의 의무이기도한 시대이다. 노인들이 활기차게 살기 위하여 ICT기술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공유해가고 있습니다. 잘 이해가 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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