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인사? DNA인사"... 어윤대-이명박의 공통점

[분석] 같은 대학,같은 과-영어몰입 전도사-3불정책 폐지론자

등록 2008.02.14 19:40수정 2008.02.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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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나온 고려대 경영학과 2년 후배인 어윤대 전 고대 총장(63). 그가 교육과학부 수장으로 발탁된 것이 14일 알려지면서 이 당선자와 닮은 점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출신대학과 학과도 같을 뿐더러 'CEO형'이란 평가도 같다. 게다가 교육에 대한 신념도 빼닮았다.

 

[공통점①] 같은 대학 같은 학과, 공로상도 같이 받았다

 

a  어윤대 고려대 총장.

어윤대 고려대 총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어윤대 고려대 총장. ⓒ 오마이뉴스 권우성

어윤대 전 고대 총장은 이 당선자 2년 후배다. 나이는 어 총장이 4살 어리지만 고대 경영학과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입학한 것이다.

 

어 총장이 재임한 2003년 3월부터 4년간은 'CEO형 고대 개혁시대'로 평가되고 있다. 발전기금 3500억원을 끌어오고 삼성과 LG 등 기업체 후원을 받아 학교 건물 40%를 신증축했다.

 

어 총장은 2005년 5월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명예철학박사 학위를 주면서 혼쭐이 나기도 했다. 일부 학생들이 거칠게 항의했기 때문이다. 고려대에 삼성관을 지어준 대가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어 총장은 삼성 쪽에 사과문을 냈고 보직교수들은 자진 사퇴했다. 이 또한 학생들에게는 몽둥이를 들면서 재벌에는 너무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후폭풍을 맞아야 했다.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고대생 출교 조치가 겹쳐진 결과다.

 

지난해 1월에는 이 당선자와 나란히 상을 받았다. '고대 교우회 창립 100주년 신년 교례회'에서다. 모교의 명예를 높였다는 이유로 공로상을 받은 것이다.

 

[공통점②] '영어몰입교육 전도사'였다

 

두 사람은 영어몰입교육에 '몰입' 정책을 펴는 전도사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어 총장은 고대 강의의 60%를 영어강의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했다. 물론 교수와 학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내용 전달이 되지 않아 교육의 질을 떨구고 있다는 게 이들의 이유였다.

 

결국 영어몰입교육 달성률은 목표의 절반 수준인 35%를 이루는 데 그쳤다. 학생 '출교'사태 등 복잡한 내부 논쟁 또한 어 총장의 발목을 잡았다.

 

어 총장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평어 기준으로 '양'에 머물렀다. 고대신문이 어 총장 퇴임 직후인 2006년 12월 재학생 96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학생들은 100점 만점에 65.6점을 줬다.

 

앞서 고려대 교수들로 구성된 고대 교수의회도 어 총장을 총장후보 자격적부심사에서 탈락시킨 바 있다. 불도저식 CEO형 개혁이 좌초된 것이다.

 

[공통점③] '3불정책' 폐지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어 총장 재임 시기인 2004년 9월 20일 교육부 특별감사반은 고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선배 졸업생의 성적으로 고교를 평가해 입시에 활용하는 고교등급제 실시 여부를 적발하기 위해서다. 결국 고대는 연대·이대와 함께 고교등급제 적용 사실이 발각됐다. 행재정 처분도 뒤따랐다.

 

같은 해 한달 앞선 때인 8월 28일 어 총장은 미국에서 한국기자들을 모아놓고 다음처럼 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고교 간 학력격차를 입시에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어 총장은 2006년 3월 19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고교등급제 금지, 본고사 금지, 기여입학제 금지' 등 이른바 대입 3불제(고교정상화 3원칙)에 대해 거부 목소리를 냈다.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금지 정책에 대해서는 "자기 학생을 뽑는 것에 대해 대학에 맡겨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당선인 공약과도 일치하는 것이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아직 정서적으로 한국사회에 도입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도 "'졸업생 자녀에 대한 우대' 제도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또한 이 당선인 공약과 같은 것이다.

 

경제학과 출신 이주호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이어 경영학과 출신 CEO형 어 전 총장이 교육수장을 맡을 것인가? 교육계는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교육전문가들은 모두 바보들'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교육시민단체들은 반대성명을 준비하고 있다. 교육부 또한 기존 정책들을 손바닥 뒤집듯 바꿔야 할 위기에 빠졌다.

 

이런 반발은 이 당선인과 교육을 바라보는 코드는 물론 DNA까지도 비슷한 어 총장이기에 더 그렇다. '코드 인사' 차원이 아니라 'DNA인사', '쌍둥이인사'란 뒷말이 나오는 까닭도 바로 이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2.14 19:40ⓒ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어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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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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