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의원들 해외연수 도중 '성매매 의혹'

KBS '시사투나잇', 연수 일정 밀착 취재...'사실상 공무 아닌 관광'

등록 2008.05.22 10:56수정 2008.05.22 10:56
0
원고료로 응원
a  시사투나잇 웹사이트

시사투나잇 웹사이트 ⓒ 인터넷화면 캡처


충주시의원들이 해외연수 도중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KBS 2TV  '시사투나잇'은 지난 20일에 이어 21일 '지방의회 의원들의 화려한 외출'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2일부터 6박 7일간 홍콩, 태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해외연수를 다녀온 충주시의회 총무위원회 소속 의원 10명의 행적을 밀착 취재해 방영했다.

방송에 따르면 해외연수 3일째인 지난 14일 시의원들과 수행 공무원들은 태국에서 트랜스젠더 쇼인 알카자쇼를 구경하고, 한국인 관광객들이 즐기는 노래방을 찾아 태국 여성들과 술을 마셨다. 술값으로는 2천 달러를 지불했다.

더욱이 이들 일행 중 4명은 도중에 현지 여성들과 함께 노래방을 나와 숙박업소를 찾아가 카운터에서 세면도구를 구입해 들고는 안으로 사라졌다. 이에 대해 '시사투나잇'은 성매매 의혹을 제기하면서 '현행법상 외국에서의 성매매도 형사처벌대상'임을 강조했다.

방송에 따르면 이번 연수에는 황병주 충주시의회 의장과 총무위원회 소속 의원 10명, 공무원 등 모두 13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6박 7일 일정으로 홍콩, 태국, 싱가포르를 둘러보았으며 1인당 153만원씩 2천만원의 경비가 들어갔다.

그러나 '관광지 운영 실태 벤치마킹'이라는 애초 연수 목적과 달리 이들은 공식일정인 태국 관광청에 고작 30분 들러 안내 책자만 들고 나오거나, 재래시장 방문 대신 바닷가에서 관광을 즐기는 등 연수 아닌 관광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도대체 누굴 위한 시의원인지"


방송이 나가자 충주시의회 사이트에는 2시간 동안 누리꾼 1천여명이 방문해 비난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의 글 중에는 "주민소환제 회부" "구속수사" 등을 요구하는 글도 있었다.

"도대체 누굴 위한 시의원인지… 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그리 돈 쓰고 다니면서"
"하다하다 인제 별짓을 다하러 다니네요, 국민들 앞에 쪽팔리지도 않습니까?"
"더 할말이 없습니다. 쓰레기 같은 위인들."
"해외연수가 아닌 관광을 간것도 어이가 없을터인데 성매매라."
"세금으로 기생관광하다 전국적으로 스타가 되셨습니다."
"주민소환까지 갈 필요없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
"여태까지 타먹은 봉급 50배로 국고입금하고 냉큼 사퇴하시오."
"당장 사법처리하고 전부 제명해 주세요."


a  충주시의회 홈페이지에 줄을 잇는 비난의 글들

충주시의회 홈페이지에 줄을 잇는 비난의 글들 ⓒ 최병렬



a  방송후 비난이 빗발치는 충주시의회 홈페이지

방송후 비난이 빗발치는 충주시의회 홈페이지 ⓒ 인터넷화면 캡처


"의원직 사퇴하고, 경비 2천만 원 반환해야"

이번 사건과 관련 충주지역의 한 언론은 이종호 충주YMCA 사무총장이 "대상 의원들에 대해 의원직 사퇴와 경비 2천만원에 대한 반환을 요구하고 검찰에 강력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지방의회 해외연수 대부분이 외유성 관광이라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KBS 2TV '시사투나잇'은 22일 밤 3편 '해외연수의 문제점'을 방영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편 충주시의회는 '의회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조례'에서 '시의원의 품위를 유지하며 주민의 의사를 충실히 대변', '정치인으로서 모든 공사행위에 관하여 주민에게 책임', '직무상 국외활동을 하는 경우에 성실히 보고 또는 신고' 등을 천명하고 있다.

충주시의회는 2008년 의정비를 책정하며 행정자치부(현 행안부)의 인하 권고를 무시하고 2640만 원에서 59% 인상한 4200만 원으로 결정했다가 주민들의 반발로 행자부가 제시한 권고액을 뒤늦게 수용해 3911만 원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행정자치부가 지난 2월 공개한 '2008년 자치단체 재정자립도 현황'에 따르면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재원 비중을 뜻하는 충주시의 재정자립도는 20.9%에 불과해 전국 하위권이다.

지방의회 의원 공무 국외 여행 문제점

첫째, 목적에 부합한 공무국외여행 대신 '외유성 관광' 일정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여행사 신문 광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명 관광지를 두루 섭렵하는 것으로 먼저 여행코스를 잡고 형식적으로 공식 일정을 몇 개 추가하는, 본말이 전도된 형태다.

예를 들면 캄보디아와 베트남 방문하면서 관광으로 일정을 채우다가 중간에 초등학교와 베트남 고아원 방문을 끼워 넣은 식이며 또 시청 및 시의회 방문과 같은 공식일정 역시 관련 공무원 및 의원과의 면담 등이 아닌 기념사진 촬영 수준의 형식적 견학이다.

둘째, 임기말 공무국외여행이다. 연수 목적이 외국 사례를 지역정책에 접목하는 것인데, 임기가 만료되는 시점에 관광성 연수를 가는 것은 예산 낭비뿐 아니라 전형적인 도덕적인 해이 논란까지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당연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셋째, 결과보고서의 형식적 작성 및 비공개다. 보고서를 의원이 직접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수행 공무원이 하거나 내용 역시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를 그대로 베끼는 경우에 사진을 추가하는 형식으로 정책제안 등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밖에도 연수후 작성하는 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의회는 소수이며 사전에 공무국외여행을 떠난다는 계획을 시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경우는 전혀 없는 상황으로 사전 공개와 결과물의 사후 공개가 실시돼야 한다.

넷째, 공무국외여행 관련 자치법규 미제정 문제다. 행안부는 지방자치단체별로 공무국외여행규칙을 제정하여 운영토록 권고하고 있으나 아직 제정하지 않은 의회가 있으며, 자치법규가 있는 의회 경우에도 절대 다수가 조례가 아닌 규칙 형식이다.

다섯째, 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의 문제이다. 행안부 권고안에서는 교수와 시민단체 대표 등이 참여하는 심사위원회를 설치토록 하였으나, 심의받는 의원이 심의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심의위원회가 유명무실하다.

#충주시의회 #해외연수 #공무국외여행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