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항은 고등어 풍년! 낚시꾼들 즐거운 비명

충남 태안에 가족단위 낚시꾼들 발길 늘어

등록 2008.08.26 14:21수정 2008.08.2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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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은빛자태를 자랑하는 고등어 지금 태안의 안흥항은 고등어 낚시를 즐기려는 낚시꾼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성질이 급한 고등어는 상자안에 넣자 온갖 몸부림을 치다가는 이내 입을 벌린 채 죽는다. 아쉽게도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숯불에 구워먹으면 제 맛이란다.

은빛자태를 자랑하는 고등어 지금 태안의 안흥항은 고등어 낚시를 즐기려는 낚시꾼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성질이 급한 고등어는 상자안에 넣자 온갖 몸부림을 치다가는 이내 입을 벌린 채 죽는다. 아쉽게도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숯불에 구워먹으면 제 맛이란다. ⓒ 김동이


"걸렸다!"
"또 걸렸다!"

낚시대를 던지는 이곳저곳에서 얼마 안되는 간격을 두고 낚시꾼들의 즐거운 비명이 이어지고 있다.


30도를 오르내리던 여름이 지나고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바다낚시의 본고장인 충남 태안 안흥항에는 고등어 낚시를 즐기기 위한 가족단위 낚시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낚시꾼들의 발길이 늘어나자 사상 최악의 원유유출로 인해 시름속에 힘들게 살아왔던 주민들의 입가에도 점점 웃음이 돌기 시작했다.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 실감, 30분새 15마리 낚아

a 30여분만에 잡은 고등어 필자가 30여분만에 잡은 고등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정말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30여분만에 잡은 고등어 필자가 30여분만에 잡은 고등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정말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 김동이


지난 주말이었던 24일 안흥항. 썰물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도 이곳에는 고등어 낚시를 즐기기 위한 외지인들의 차량으로 주차장은 만차되었고 항구 주변에는 낚시대를 던질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낚시꾼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일행들도 항구 한편에 자리를 잡고 이내 바다를 향해 낚시대를 힘껏 던졌다. 고등어 낚시의 매력이라고 하면 새우나 지렁이 등의 미끼가 필요없이 고등어 낚시용 찌만 던지면 고등어를 낚을 수 있고, 여섯 개에서 열 개까지 매달려 있는 찌에 많게는 다섯 마리까지도 한번에 걸려 낚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낚시대를 던진 지 얼마의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일행들의 낚시대에도 입질이 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한 동료가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자태를 드러낸 고등어를 낚아 올렸다.

"두 마리 걸렸는데. 처음부터 수확이 좋구만."
"손맛이 어뗘?"
"끝내주지 뭐. 짜릿한 걸."


처음으로 고등어를 낚아 올린 동료가 낚시대에서 고등어를 떼어내는 사이 드디어 내 낚시대에도 입질이 왔다. 파르르 떨리는 전율과 함께 끌어올린 낚시대에는 동료와 마찬가지로 두 마리의 고등어가 은빛 자태를 드러냈다.

"나도 처음부터 두 마리 걸렸는디. 던지면 걸리는구만. 물반 고기반이여."
"이렇게 잡다가는 금방 상자 한 가득 채우겠는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 일행들만이 아니었다. 낚시대를 들고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이러한 비명소리가 들렸다. 손바닥 크기보다 조금 더 큰 고등어는 낚시꾼들의 손맛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낚시대를 던진 지 30여분이 지났을까? 어느덧 상자안에는 열다섯 마리나 되는 고등어가 담겨져 있었다. 고등어는 알려진대로 성질이 급해서인지 상자안에서 파닥거리다가 입을 벌린 채 성질에 못이겨 죽어 있었다.

고등어는 숯불에 구워먹으면 제 맛이랍니다

일행들이 낚시대를 담구고 있는 사이 구경을 나온 동네분들이 우리가 잡은 고기 앞에 멈춰서서 한마디 거든다.

a 또 물었다! 동료가 입질이 오자 힘껏 릴을 감고 있다.

또 물었다! 동료가 입질이 오자 힘껏 릴을 감고 있다. ⓒ 김동이

"어이구! 많이도 잡았네."
"그러게요. 오늘 잘 잡히네요."
"어떻게 해 먹으려구유?"
"고등어는 찌개 끓여 먹는거 아녀유?"
"그보다 숯불에 구워먹으면 살이 쫙쫙 갈라지는 게 맛있지."
"숯불에요?"
"내장 손질해서 숯불에 구워먹으면 먹을만 할 거여."
"어르신 좀 드릴까유?"
"아녀. 우리는 심심하면 나와서 잡으면 되니께 총각들 가지고 가서 궈먹어봐. 맛있을겨."

동네분들의 말을 듣고 있는 사이에도 낚시대에는 계속해서 입질이 오고 있었다.

"이 정도면 충분하겄다. 근디 이거 구워먹을래?"
"삼겹살도 있고, 다른 거 먹을 거 많은데 다른 사람 주고 가자."
"구워먹으면 맛있다니까 한번 먹고 싶기는 한데... 그럼 몇 마리만 가지고 가자."
"한 두세 마리만 남기고 다 줘. 손질도 해야되니께."

그렇게 해서 옆에서 일행들의 낚시를 구경하던 한 아주머니에게 고등어를 건네고 일행들은 안흥항을 빠져나왔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둑어둑해질 무렵 안흥항을 빠져나와 신진도로 이동하려는데 신진대교 위에서도 고등어를 낚으려는 낚시꾼들이 줄지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다리 위에서 즐기는 낚시도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으리라.

고등어 낚시를 즐기려는 가족단위 낚시꾼들의 방문으로 점점 웃음꽃이 피어나고 있는 안흥항 주민들의 얼굴에 시련을 딛고 힘들게 일어난 만큼 더 많은 낚시꾼들이 찾아와 항상 웃음이 가득하길 기대해 본다.
#안흥항 #고등어낚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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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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