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교육청이 올해 지역학교에 원어민 교사를 배치하면서 당초 계획과 달리 2학기부터 부랴부랴 3배나 많게 채용하면서 부작용이 속속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교육청이 울산시의회 이은주 의원에게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울산교육청은 올해 원어민 영어교사를 59명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6월 추경에 예산을 편성해 3배나 많은 183명을 모집했다.

특히 지난 7월 29일 있었던 울산교육청의 시의회 교사위 업무보고에서는 9월에 배치될 원어민 교사 채용과 연수계획이 제대로 서 있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졸속 추진 원인에 대해 울산교육청은 스스로 "정부의 영어활성화 대책" 등을 들어 현재 영어 교육에 대한 이상 기류를 그대로 보여줬다.

울산시의회 이은주 의원(민주노동당)은 20일 열린 울산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졸속 추진으로 원어민 교사가 대부분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학교로 직행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연수는 물론이고 담당교사 및 협력교사와의 협의조차 못하고 교실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원어민 교사 중 지난 9월 1일 학기가 시작되기 전 연수를 받은 원어민은 전체 183명 중 69명(37%)에 불과하고 나머지 82명은 9월 말에 연수를, 남은 30명은 아직도 연수가 이루어지지 않은 실정이다.  

이는 울산교육청이 작성한 2008년도 원어민보조교사 표준교용계약서 "피고용자는 고용개시일 직전 국제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일정기간(약 10일) 사전연수를 이수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교육청 스스로 지키지 않은 꼴이다.

더구나 학기가 시작된 9월 1일 이후에 입국한 원어민보조교사도 27명이나 되며 그중 17명은 9월 20일 이후에 들어오는 등 원어민교사 배치가 졸속임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같은 졸속 채용으로 이미 2명의 원어민교사가 면직되거나 교체됐다. 이은주 의원은 "이는 울산시교육청이 2학기내 전 학교 원어민교사 배치라는 목표에 매몰돼 교사 채용 자격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영어보조교사 도입이 영어교육격차 해소나 사교육비 경감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아직  평가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대규모 도입이 시작된 올해 영어학원과 원어민 강사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답변에 나선 울산시교육청 황일수 교육국장은 "원어민 영어 보조교사를 채용해 운용하는 면에서 여러 가지 미흡한 것은 사실이다"며 그 원인으로 "새 정부 들어 영어활성화대책이 있었고, 영어연수를 위한 초중학교 불법 해외연수, 방학 해외연수로 인한 국고낭비 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이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영어전담 장학사 3명을 두고 있다"며 "향후 학원보다 실질적으로 더 좋은 교육이 되도록 업무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