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분석학회 "주공-토공 통합, 경제적 효과없다"

노태욱 교수 '통합시너지 효과 부정적... 사회후생 감소'

등록 2009.04.10 15:59수정 2009.04.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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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국회 국토해양위가 전체회의를 열고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의 통·폐합을 담은 한국토지주택공사법을 의결하고 법사위로 넘긴바 있다. 이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해 본회의에서 확정되게 되면 두 공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라는 이름의 회사로 자본금 30조원 규모로 신설되게 된다.

하지만 이 법안과 관련해 해당 당사자인 토공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한 주공-토공 통합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한나라당에 맞서 잘못된 법안이라며 법 통과에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민주당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기도 하다.

이런 가운데, 한나라당이 동 법안을 밀어붙이면서 내세우고 있는 주공과 토공을 통합시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에 대해 이 같은 효과가 없다는 분석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최근 발표(4월 3일)된 '한국부동산분석학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방식대로 두 공사의 통합이 이루어졌을때 통합기관의 규모의 경제 측정 결과, 규모의 탄력성이 1보다 작은 값(0.97)으로 나타나 비효율적으로 분석된다고 발표되었다. 

동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방식과 같이 두 공사가 통합이 되었을 경우에는 '시장지배력 증가와 사회후생 감소'가 우려된다면서, '설립목적별 기능 재조정을 통한 전문화와 특화가 바람직'하다며, '통합하더라도 토지와 주택을 분리하여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것. 

연구보고서 책임을 맡은 노태욱(강남대)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구결과 설명을 통해 정부가 추진하는 주공과 토공이라는 거대 공기업간 단순통합은 "경제적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통합 후 기업규모가 증가하여 시장지배력이 증가할 경우 오히려 사회후생이 감소할 수 있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교수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양 공사의 기능 중복을 없애는 기능조정안이고, 차순위 대안으로는 양 공사의 전문성을 특화할 수 있는 주·토공 지주회사 설립"을 제시했다. 또한 공기업 선진화를 추진함에 있어 "통합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물론 산업단지 조성, 4대강 살리기 등 국가경제발전 측면도 고려하여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  한국부동산분석학회가 계량적으로 분석한 통합효과 분석자료

한국부동산분석학회가 계량적으로 분석한 통합효과 분석자료 ⓒ 추광규


#주공-토공 통합, "경제적 시너지 효과 타당성 없다"

보고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업통합의 긍정적 효과는 두 기업이 각각 생산할 때의 비용보다 통합하여 하나의 기업으로 생산활동을 할 때에 더 낮은 비용이 소요된다는 "비용효율성"에 근거한다"고 전제하면서, 통합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대상기관의 효율성 유무를 측정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해 계량적 효과분석 방법을 통해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는지를 검증하기 위하여 두 기업의 재무제표 자료를 이용하여 규모의 탄력성을 측정한 결과, 토공은 연평균 1.28로 나타나 규모의 보수증가상태로 효율적 운영상태인 반면 주공은 0.89로 산출돼 규모의 보수체감상태로 비효율적 운영상태인 것으로 분석"되었다는 것.

보고서는 계속해서 "이 산출데이타를 토대로 통합공사의 규모의 탄력성을 추정해 본 결과, 약 0.97로서 1보다 작은 값을 나타났으며, 이는 통합공사의 규모의 보수가 체감상태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결국 주공과 토공의 통합은 비효율적인 운영상태가 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규모의 탄력성은 '규모의 경제가 존재하는지를 검증하는 방법으로 두 기업의 규모의 탄력성을 추정하여 그 값이 1보다 크면 규모의 보수 체증상태, 1보다 작으면 규모의 보수 체감상태로 판단한다. 이를 이론적으로 규모의 보수체증이면 효율적, 규모의 보수체감이면 비효율적이라 한다. 규모의 탄력성이 1보다 크다는 것은 모든 생산요소를 1% 증가시킬 경우, 산출량은 1%보다 많이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a  통합공사 규모의 탄력성 추정결과치

통합공사 규모의 탄력성 추정결과치 ⓒ 추광규


a  통합시 국민적 사회후생 감소한다는 분석도표

통합시 국민적 사회후생 감소한다는 분석도표 ⓒ 추광규


#주공-토공 통합하면 시장지배력 확대로 사회후생 감소

보고서는 통합시너지가 비효율적인것도 중요하지만 두 공사의 통합으로 시장지배력이 증가하면서 오히려 사회후생이 감소할 개연성도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통합직후에는 효율이 증진되어 가격을 인하하고 그에 따라 사회후생이 증가할 수 있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민간기업의 진입장벽을 높이고 독점지배력을 행사하여 가격을 인상시킬 수도 있다"면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적한것.

"현재 모든 아파트 건설사들은 토지를 매입할 경우 대부분 토공을 통해 택지를 매입하고 있는 점을 볼 때 토공은 아파트 건설에 있어 독점적 원재료공급업체에 다름 아니다", "주·토공이 통합되면 아파트뿐만 아니라 임대시장에서 여타기업보다 우월적 지위를 점하게 될 것은 자명하고 이는 장기적으로 시장지배력을 형성하여 사회적 후생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또한 "임대아파트 공급이라는 부문에 치우쳐 무리하게 통합을 추진할 경우, 사회간접자본 건설의 전문성을 상실하여 산업단지 공급이나 도로건설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즉, 이는 현정부의 "4대강 사업"이나 "광역경제권 사업과 초광역경제권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장기적으로는 "국가성장동력산업 육성"에까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리고 통합찬성과 반대 측에서 서로 다르게 주장하는 택지-주택 일원화에 의한 원가인하 주장에 관하여도 보고서는 "실증분석에서 거대 공기업간의 일원화는 원가인하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전문화가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 예로 택지-주택 일원화는 토목공사와 아파트건축공사의 이중공사를 방지하여 원가절감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증으로 주공, 토공 및 SH공사, 경기공사가 시행하는 사업지구의 설계사례를 들었다.

이들 공사들이 시행하고 있는 사업들을 조사한 결과 , 이들 모두 이중공사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주택지 미성토고"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이미 토목공사와 아파트건축을 일원화하고 있는 주공 및 지방공사와 전문화되어 있는 토공의 설계와 공사방법이 동일하므로 이중공사에 의한 공사비 상승 주장은 성립될 수 없는 논거라는것.

'공동주택지 미성토고' 설계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 공동주택지 조성공사시 전체 단지에 동일한 계획고를 적용할 경우, 아파트 건축시 지하시설물 설치로 발생하는 터파기에 의한 사토처리비용이 발생하여 이중공사비가 소요될 수 있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공동주택지 단지계획고 설계시 지하층의 용적만큼 1.5~2.5m수준으로 성토하지 않도록 설계하여 공사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토공 #홍준표 #주공 #토공주공통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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