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교육감 토론회, '짐승·걸레' 원색적 공격 난무

강복환 후보 과거행적 거론하며 집중 공략... 일제고사 김지철 후보만 반대

등록 2009.04.20 22:09수정 2009.04.2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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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대전MBC공개홀에서 열린 선관위 주최 첫 후보자초청토론회에 참석한 6명의 후보들. 왼쪽부터 강복환·권혁운·김종성·김지철·장기상·장기옥 후보(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20일 대전MBC공개홀에서 열린 선관위 주최 첫 후보자초청토론회에 참석한 6명의 후보들. 왼쪽부터 강복환·권혁운·김종성·김지철·장기상·장기옥 후보(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첫 충남교육감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가 20일 오전 대전MBC스튜디오에서 녹화되어, 이날 밤 방영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여론조사 평균 5%의 지지를 넘지 못한 박창재 후보를 제외한, 강복환·권혁운·김종성·김지철·장기상·장기옥(기호순) 후보 등 6명이 참석했다.

 

순천향대 사회과학연구소 라경미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는 각 후보들이 기조연설과 2개의 공통질문, 후보자 자유토론, 맺음연설 등의 순서에 따라 자신들의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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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복환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강복환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특히, 이날 토론회에서는 강복환 후보의 전력을 여러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가장 먼저 후보자 자유토론에 나선 강복환 후보는 충남학생들의 성적이 전국 꼴찌로 평가된 책임을 교육국장 출신의 김종성 후보에게 '무슨 생각으로 출마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종성 후보는 "학력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도민여러분과 학부모님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그러나 교육은 어느 한사람이나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책임이 있다면, 일선에서 교육을 담당했던 현장 교사와 이 자리에 나와 있는 모든 후보 등 모두가 함께 책임이 있다, 학력저하의 책임을 저 한사람에게 묻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답했다.

 

김종성, 강복환 후보 전과·병역기피 전력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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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성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김종성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이번에는 김종성 후보가 강복환 후보의 과거전력을 꺼내들었다.
 
김 후보는 "강 후보는 2007년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이 확정된 바 있다"며 "비록 특사로 사면 복권되었다고는 하지만, 사면복원은 무죄가 아니라 반성하고 자숙하라는 배려인데,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육감에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도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여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강복환 후보는 "좋은 질문을 해줬다, 저는 당시 정치보복성의 억울함을 당했다"면서 "그래서 충남도민들께서 많은 탄원을 해 주셨고, 그 당시 질문하신 김종성 후보께서도 장학관으로 있으면서, 저에게 '정말 이것은 억울한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강 후보는 또 "도민들의 탄원과 성원으로 저의 그 억울함이 인정받았고, 현 정권에서 다시 한 번 저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라며 출마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김종성 후보는 다시 강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저는 선관위 홈페이지 보고 깜짝 놀랐다, 강 후보께서 1969년 병역을 기피하다가 자수하여 장기대기로 소집이 면제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기피한 전력을 가진 후보가 어떻게 교육감이 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저는 1968년 당시 부족한 초등학교 교사로서 의무를 다하고자 교단에 섰었다, 이는 병역기피가 아닌 학교에 근무한 것이고, 당시 병무청 직원의 서류작성 실수로서 그렇게 기록된 것으로 현재 정정신청을 한 상태"라고 해명했다.

 

김지철, "강복환 후보 왜 말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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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철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김지철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이번에는 김지철 후보가 강복환 후보를 공략했다. 김 후보는 "강 후보는 그 동안 자신의 재임시절 충남학생들의 학력을 전국 최고로 끌어올렸었다고 강조해 왔는데, 2001년 학업성취도 결과를 보니 전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왜 거짓말을 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강 후보는 "오래 지난 일이라서 기억이 정확하게 나지 않는다, 그 동안 제가 말한 것은 재임시절 전국 최하위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린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말 한 것이지 전국 1등이라고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지철 후보가 다시 "그 동안 언론보도나 기자회견, 보도자료 등을 통해 강 후보가 구체적인 숫자까지 거론했는데 왜 이제 와서 말을 바꾸느냐"고 따졌다. 이에 강 후보는 "오래 전 일이라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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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옥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장기옥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장기상 후보는 장기옥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장기상 후보도 사실상 강복환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장기옥 후보께서는 '후배들의 잘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기 위해 출마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 어떤 사람이냐"고 물었다.

 

이에 장기옥 후보는 구체적인 사람은 특정하지는 않은 채 "교육감이라는 자리는 교육자로서 모범을 보여야할 자리이다, 그런데 부정을 저지른 사람이 또 출마를 했다, 교육감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기옥 후보는 또 '맺음연설'을 통해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라며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이기도 했다.

 

 

장기상, "두 번의 교육감 낙마, 김종성 후보는 책임 없나?"

장기옥 "걸레는 빨아도 걸레다... 짐승만도 못한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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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상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장기상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장기상 후보는 김종성 후보도 공략했다. 장기상 후보는 "11대 12대 교육감이 모두 중도에 낙마했는데, 그 교육감들 밑에서 중용된 김종성 후보는 책임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종성 후보는 "두 교육감들은 모두 개인적인 비리로 낙마된 것이다, 조는 조직의 한 사람으로서 충실히 일 해 왔을 뿐이다"라며 "저와는 무관하다"고 답했다.

 

이번에는 장기옥 후보가 김종성 후보를 비방했던 강복환 후보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장기옥 후보는 "모 신문을 보니 강복환 후보가 '짐승도 은혜를 안다'고 말했는데, 그러면 강복환 후보 밑에 있었던 김종성 후보가 짐승만도 못한 후보라는 말이냐"고 물었다. 사실상 두 후보를 모두 겨냥한 것.

 

이에 대해 김종성 후보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이다, 교육감으로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교육감은 높은 도덕적 의무와 아이들에게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순화된 언어를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강 후보께서도 뉘우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강복환, 타 후보들 겨냥 "교육자 자질, 먼저 평가 받아야"

권혁운, 비난 없이 '정책질의'로 차별화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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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운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권혁운 충남교육감 선거 후보 ⓒ 장재완

이러한 후보들의 강복환 후보 집중공략이 이어지자 강 후보는 '공통질의' 답변시간을 할애해서 "교육감이 되겠다고 나서기 전에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먼저 평가받아야 한다"면서 모든 후보들을 싸잡아서 비난했다.

 

이러한 강복환 후보에 대한 후보들의 집중 공략과 달리 권혁운 후보는 정책질의로 후보자 자유토론을 이끌어 차별화 된 모습을 보였다.

 

권 후보는 장기상 후보에게 참여정부의 3불 정책에 대해서 물었다. 이에 장 후보는 "3불 정책은 많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동시에 온 국민과 교사, 학생들에게 부담을 준다"면서 "국민들과의 협의를 통해 적정한 대입방식이 정착되어야 한다"고 에둘러 답변했다.

 

권 후보는 또 김지철 후보에게 "입학사정관제가 사교육비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후보는 "입학사정관제 보다는 농산어촌의 학생들의 진학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역 배려나 시도별 배정 등의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구지 사교육비를 유발하는 입학사정관제를 실시하지 않고도 충분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제고사 실시에 대한 찬반을 묻는 공통질문에 김지철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후보들이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 후보는 "일제고사는 학생들을 줄 세우는 서열화를 가져오고, 이로 인한 교육과정의 파행과 사교육비 증가의 문제를 함께 동반한다"면서 "그러한 의미에서 일제고사는 반대한다, 다만, 국가차원의 평가는 필요하므로, 표본 집단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9.04.20 22:09 ⓒ 2009 OhmyNews
#충남교육감선거 #충남교육감 #보궐선거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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