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역사] 그레나다 침공, 무엇때문에?

제국주의 침략과 냉전 시기의 정치

등록 2009.10.27 11:34수정 2009.10.27 11:34
0
원고료로 응원
1983년 10월 25일 오늘 미국이 그레나다를 침공했다. 현재의 미국과 과거의 영국, 프랑스, 스페인의 제국주의가 이 작은 나라 안에 있다. 미국의 그레나다 침공으로 제국주의 침략과 냉전 시기의 정치를 살펴볼 수 있다.

그레나다는 어디에 있는 나라인가?
그레나다는 카리브해의 가장 남쪽 끝 부분에 있는 거제도 만한 작은 섬나라이다. 베네수엘라에서 북쪽으로 160km 거리에 있다. 인구는 11만 명이고 수도인 세인 조지스는 인구 4400명으로 동부 카리브해의 요트 중심지로 유명하다.

그레나다의 간략한 역사는?
대체로 이쪽 동네 나라들은 역사가 콜럼버스로부터 시작한다. 그레나다라는 이름은 스페인에서도 들어본 것 같은데, 바로 그렇다. 1498년에 콜럼버스가 이 섬에 와서 스페인 도시 이름을 따서 그레나다라고 이름 지었다. 아, 맞다, 옛날에 80년대에 그레나다라는 자동차가 있었다. 요즘 어쩌다가 가끔 본다.

1650년에 프랑스 사람들이 마티니끄에서 여기로 와서 식민지를 세우고 생 조흐주라는 도시를 세운다. 1783년에 베르사이유 조약에 따라 (장미는 여기 없다), 프랑스는 영국에 그레나다를 할양한다. 유럽 애들끼리 넘겨주고 넘겨받는다, 마치 자기들 것인 것처럼. 카리브해의 역사는 제국주의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프랑스 혁명의 영향을 받아 반란

이 나라의 노예의 역사는?
카리브해 대부분이 그렇듯이, 영국은 대서양 노예 삼각무역을 통하여 아프리카 사람들을 노예로 데려다가 면, 설탕, 담배 농장에서 일을 시키고 부려먹는다.

1795년에는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혁명의 영향을 받아 줄리앙 페동이라는 농장 노동자가 주도하여 영국애들에게 반란을 일으킨다. 1834년에 노예제는 폐지된다.


그레나다의 20세기 역사는 어떠했는가?
1950년에 에릭 개리가 그레나다 연합 노동당을 창설한다. 1958년부터 62년까지 그레나다는 영국이 만든 서인도 연방의 일부가 된다. 1967년에 영국의 자치령이 되어 외교와 국방만 영국의 통제하에 놓이고 나머지는 자치를 한다. 1974년에 독립하여 개리가 총리가 된다.

그러다가 1979년에 막스주의 지도자 모리스 비숍이 주도하는 좌파 새 보석 운동(New Jewel Movement)이 쿠데타를 일으켜 개리를 쫒아내고 권좌에 오른 다음, 쿠바와 미국과 관계를 강화한다. 그러다가 중요한 부분은 여기서 나온다.


미국이 침략하기 직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
비숍의 부하였던 헛슨 오스틴과 베흐나르 코아흐 등은 쿠데타를 일으키고 비숍을 살해한다. 이들은 비숍 총리가 미국과의 관계를 향상시키는 정책을 펴는 데에 반대했다. 헛슨 오스틴 장군은 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나라를 통치한다. 군은 나흘 동안 통행금지를 선포하고 누구든 거리에 나오면 총을 쏠 것이라고 위협한다.

미국의 개입 배경은?
그레나다에 쿠데타가 일어나자 유지니아 찰스 도미니카 총리가 의장인 동부 카리브해 국가 기구는 이 지역의 안보가 염려되어 자메이카, 바베이도스, 미국에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침공을 결정한 상태였다. 미국은 침략 이유로 비숍의 살해와 미국에서 가까운 나라의 정치적 불안을 들었다. 궁색한 이유로 남의 나라에 침입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방편으로, 그레나다의 세인 조지스 대학의 의대에서 공부하는 600여명의 미국 대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다는 명목도 추가했다. 자국 국민들을 보호한다는 것은 굉장히 흔한 명목이다.

공항이 군사기지가 되어 미국에 위협?

다른 중요한 미국의 개입 근거는?
그레나다의 비숍 정부는 영국 식민지 시절부터 영국, 쿠바, 리비아, 알제리 등의 도움으로 새로운 포인트 살리나스 국제 공항을 건설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은 이 공항이 군사적인 목적으로 소련과 쿠바의 카리브해 지역 전초 군사 기지가 되어 미국을 위협하고 중앙 아메리카의 반란에 무기를 수송할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비숍 정부는 이 공항은 관광객들을 위한 상업 공항이라고 밝혔다.

1982년에 론 델럼스 미국 하원 의원은 그레나다에 조사를 다녀온 뒤 미국 의회에 보고하여, 새로 건설중인 공항은 경제 개발을 위한 용도이며, 군사용이 아니라고 분석 결과를 밝혔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이 공항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군사적 위협이 된다고 비난하는 것은 터무니없고, 오만하며, 보증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1983년 3월에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이 공항의 2700미터에 달하는 활주로와 유류 탱크는 상업 비행에 불필요하며, 공항이 소련과 쿠바를 위한 공군 기지가 되어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침략 과정에서 영국과 미국의 갈등은 무엇이었는가?
이 침공은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를 화나게 했는데, 침공하기 바로 전날에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는 레이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침략을 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미국은 침략을 강행한다. 바로 그 전 해에 아르헨티나와의 포클랜즈 전쟁에서 미국이 도와주었음에도, 대처 총리는 침략 참여를 거부하게 된다. 레이건 대통령은 침략 개시 4시간 뒤에 기자 회견을 열어 공격을 알렸다.

침략 과정은 어떻게 전개되었는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지휘하여 10월 25일 새벽 5시에 전투 헬리콥터와 1900명 병력을 동원하고, 몇 시간 뒤 주위 카리브해 나라에서 300명 병력이 도착한다. 그뒤 며칠 동안 병력 수백여명이 더 동원되어, 다 합쳐 10000명이 되는 침략군 병력은 곧 그레나다를 점령하게 된다. 헛슨 오스틴의 군사 정부는 전복된다. 이 작전은 "위급한 격분 작전"으로 명명했는데, 미국 군대의 베트남 전쟁 이후 최초의 주요 군사작전이었다.

미국의 침략은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

국제 사회의 반응은?
미국의 그레나다 침공 소식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영국, 캐나다를 비롯한 영연방 국가들과 국제연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10월 28일에 국제연합 총회는 찬성 122, 반대 9, 기권 27로 총회 결의안 38/7을 채택하여, 그레나다에 대한 군사 개입을 깊이 개탄하며, 이것은 국제법과 독립, 주권, 영토 완결성에 대한 위반이라고 밝혔다.

몇몇 나라들은 미국의 개입이 야만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연합 안전보장 이사회는 침략을 막기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려고 했으나 마지막에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었다.

미국 국내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주간지 타임은 그레나다 침공이 국민의 폭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의회 조사단은 4년 전 이란에서 미국 외교관이 인질로 잡힌 것처럼, 그레나다에서 공항 근처에 있는 대학의 미국 학생들이 인질로 잡힐 우려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의회 조사단의 일부 의원들은 이 조사 결과와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루이 스톡스 의원은 침공 이전에 그레나다에 있는 미국 국민 단 한 사람도 어떤 경우라도 위험에 빠져 있거나 인질로 잡힌 상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텟 와이즈 의원이 주도하여 민주당 위원 7명은 그레나다 침략을 비난하며 레이건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시도했다.

정보 부족, 실수로 자국 육군에 포격

침략 과정에 군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그레나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급조된 침략군이 작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군은 미국 학생들이 사실 두 군데 캠퍼스에 분산되어 있다는 사실을 몰랐으며, 두번째 캠퍼스에 도달하는 데에 30시간이나 지체했다.

육상 병사들에게 보급된 지도는 오류 투성이었으며, 등고선과 주요 지점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미국 해군 군함과 공군 전투기들은 정보 교신과 조율에 혼선을 빚었는데, 지도와 위치 정보, 자료, 포격 지원 요청 방법의 차이로 인하여, 급기야 실수로 미군 육상 부대에 오발 폭격하여 육군 병사들이 사망하게 된다.

이 문제에 대해 미국 하원은 1986년에 실버워터 니콜스 국방부 재조직 법을 제정하여,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미군 조직 개편을 단행하게 된다. 이 법은 1947년에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이후로 (비슷한 시기에 한국도 국가보안법을 제정했다), 미국 국방부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이에 따라 합참의장에게 권력을 더 많이 부여하며, 육군, 공군, 해병대, 해군이 하나의 지휘 아래 통합되어 지휘를 받게 된다.

미국 침공 이후 그레나다는 어떻게 되었나?
미국은 과도 고문 회의를 만들어 1974년에 보류된 헌법을 회복한다. 코아흐와 그의 동료 및 부하 13명은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1991년에 종신형으로 감형되었다. 1984년에 총선이 열려 중도 좌파인 신국민당이 당선되어 허벗 블레이즈가 새로운 총리가 된다.

2000년 4월에 남아프리카의 도움으로 진실화해위원회가 설치되고, 1976년부터 1983년까지의 이른바 "혁명기"의 정치적 격변에 관해 조사를 하게 된다. 한편, 미국이 그레나다를 침략하는 동안 한국에 파병을 요청한 적은 없으며, 한국 군대는 파병하지 않았다.

이 그레나다 침공은 어느 영화에서 볼 수 있는가?
미국 군의 관점에서 본 그레나다 침공은 1986년에 나온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영화 승리의 전쟁 (Heartbreak Ridge)에 나온다.

어떤 맥락에서 볼 것인가?
미국 제국주의와 냉전 정치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미국은 세계를 자신들의 권력 안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나 보다. 한 나라가 다른 나라의 내부 정치 변화에 개입해도 좋은가? 그레나다의 공항 건설이 소련과 쿠바의 군사기지가 되어 미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주장은 사실에 근거한 것인가?

서양의 선진국들 가운데, 유럽도 그렇지 않고, 영국도 그렇지 않고, 캐나다도 그렇지 않은데, 유독 미국만이 공산주의를 싫어한다. 그 뿌리는 무엇인가? 미국은 개개인의 능력에 맡기는 극단적인 경제 개인주의를 추구한다는 점과 미국 특유의 단편적이고 단순무식함이 그 단서가 될 수 있다. 유럽같은 더 문명화된 사회에는 그런 것이 없다. 미국은 참 희한한 나라다.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점이 참 희한하다. 미국 특유의 정신구조라고 할 수 있다.

영국과 유럽 같은 다른 나라에는 그런 반공이라는 것이 없다. 런던의 하이게이트 묘지에 막스의 묘를 찾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이들이 모두 공산주의자들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칼 막스는 우리 모두가 그 안에 사는 자본주의의 문제를 연구한 철학자이며, 영향력 있는 이론가이다. 2005년 BBC 라디오 프로그램의 청취자 여론 조사에서 칼 막스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로 뽑힌 바 있다. 30,000명이 투표하여 28퍼센트의 표를 얻었다. 그럼 영국 사람들이 다 공산주의자인가? 물론 아니다. 물론 그런 바보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은 칼 막스가 글을 쓰고 연구했던 영국에 없다.

교보문고 안양점에 가면 외국 서적 코너에 펭귄 출판사에서 영문 축약판 문고본으로 나온 칼 막스의 자본론이 서가에 진열되어 있고 판매되는데, 이런 책은 그냥 일반적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교양 문고본으로 기본적인 철학 경제 역사 사상서인데, 이것을 이른바 불온서적이라며 단속할 만한 좀 이상한 정부가 극동의 어느 나라에 있다. 그런 것은 사상의 자유나 뭐 그런 문제가 아니라 이에 앞서, 공산주의나 막스라면 무조건 이상하게 보는 것으로,내게는 다소 엉뚱하고 의아한 일이며, 상식적으로 정체를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괴상한 일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이큐 두자리 이상인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것은 영국 사람들이 들으면 좀 이상하고 기이한 코미디같은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미국 밖에서 유일하게 이 반공 정신을 미국 이상으로 세계 최고로 발전시킨 나라가 다름 아닌 한국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잃을 것을 두려워한 친일파들이 미국에 기대어 반공을 수입하여 국시로 지정하는 극단까지 치닫는다.

"개가 짖는 것은 자기가 무서워서 짖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참 명언이라고 생각하는데, 누가 한 말이냐면 여수 돌산도 여행에서 만난 어느 시내버스 기사 아저씨가 해주신 말씀이다. 그리고 이어 그 아저씨는 "풀어놓은 개는 절대 물지 않아요"라고 말씀하셨다. 그렇다. 자신이 스스로 자신이 있는 사람은 남에게 위협을 하거나 짖지 않는다.

미국은 무서움의 문화 (the culture of fear)를 가지고 있다. 원주민에게 공격을 당할까봐, 흑인들에게 공격을 당할까봐 역사적으로 무서움 속에 살았던 것이다. 그 무서움의 문화는 이제 전세계에 걸쳐 개처럼 짖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미국은 자기가 무서워서 늘 짖는 것이다.

이것은 과대망상(paranoia)으로 다른 사람이 자기를 해칠 것이라 잘못 믿고 있는 것이며 의심하고 무서워 하는 것이며 근거 없는 심한 불신이다. 그것은 피해 망상으로 이유 없이 두려워하고 의심이 많은 것이다. 미국의 이런 점은 아이큐 한 자리 이하의 극도로 단순 무식한 코미디라고 볼 수밖에 없다.

거제도만한 작은 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한 나라 미국에 위협이 된다고 어떻게 생각할 수 있을까? 공산주의 하면 패닉을 일으키는 미국을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공산주의가 무서워 다른 나라의 주권을 서슴없이 침해하여 베트남에서 그런 것처럼 군대를 동원해 침략을 하고 전쟁을 하는 것은 더더욱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생각의 폭이나 지평이 좁고 의식의 지평이 짧다는 것, 다시 말해 상상을 초월하게 극도로 단순무식하다고 진단된다. 영국도 같은 영어 쓰고 제국주의 국가이지만, 공산주의에 화들짝 놀라 무서워서 나라의 사활을 걸고 다른 나라를 대규모로 침략하진 않는다. 영국 사람들은 단순무식하지 않은,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천지차이로 다른 나라다.

심지어 미국은 캐나다의 국민 기본 의료 보험 제도에 대해서도 "사회주의"라며 들이댄다. 국민 기본 의료 보험 제도는 사회주의이건 아니건, 그 이전에 인권이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의료의 권리다. 그것은 사회가 개인의 의료를 돌본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사회주의지만, 그렇다고 이것을 사회주의라고 비난할 수 있을 만한 그런 성격은 전혀 없다.
#그레나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엄마가 제일 좋은 어린 아이 발산국민학교 화곡주공시범단지 지리 건축


AD

AD

AD

인기기사

  1. 1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새벽 3시 편의점, 두 남자가 멱살을 잡고 들이닥쳤다
  2. 2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3. 3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휴대폰 대신 유선전화 쓰는 딸,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