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후보, 민주노총 신임 위원장 당선

[현장] 376표 얻어 과반 당선... "분파운동 극복하겠다"

등록 2010.01.28 23:04수정 2010.01.2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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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8일 밤 서울 88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당선된 김영훈 신임 위원장(오른쪽)이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28일 밤 서울 88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당선된 김영훈 신임 위원장(오른쪽)이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 권박효원

28일 밤 서울 88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당선된 김영훈 신임 위원장(오른쪽)이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고 있다. ⓒ 권박효원

6기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기호 1번 김영훈 후보가 선출됐다.

 

김영훈 신임 위원장은 28일 밤 10시 30분께 서울 강서구 KBS 88체육관에서 열린 대의원대회에서 376표(52%)를 얻어 당선됐다. 기호 2번 허영구 후보는 275표(38%)를 얻었다.

 

당선 직후 김영훈 신임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 시기 낡은 사업방식과 편가르기식 분파운동을 극복하고 당면한 과제 앞에 단결하는 지도력을 구축하겠다"면서 "3년 임기를 이명박 대통령보다 단 하루라도 오래 한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노동계급을 대표하는 민주노총의 권위를 되찾겠다"면서 "진정한 혁신은 대통합이라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방선거와 관련 "현장 조합원들이 분당을 원하지 않고 있다"면서 "합당이 되든 선거연합이 되든 다시 만날 불씨를 살려야 한다, 민주노총이 그 부분에서 할 일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정견발표에서 김 위원장은 "촛불소녀에게 우리는 또 다른 거대한 보수집단이다, 권위는 줄어드는데 발걸음이 무겁다"면서 "모든 낡은 것과 투쟁하고 싶다, 현장은 이미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훈 신임 위원장은 범국민파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지난 2004년 철도노조 18대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 철도공사 부산지역본부 소속 철도기관사로 일하고 있다.

 

"지지하지 않은 동지들 뜻을 먼저 받들겠다"... '통합' 강조

 

올해 민주노총에는 노조법 개정, 노동관계 선진화정책은 물론 지방선거를 앞둔 진보정당 통합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산적해있다. 그러나 "민중 생존권을 위해 불퇴전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새 위원장의 결의와는 달리 벌써부터 새 임원들의 지도력은 도마에 올라있다.

 

선거 과정에서부터 '통합 지도부' 추진이 좌초되면서 해묵은 정파갈등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개표가 되는 막판까지 과반 득표가 가능할지 불투명할 정도로 이번 선거 분위기는 싸늘했다. 심지어 한 때 "정족수 미달로 선거 자체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이같은 내홍은 선거등록 마감일인 지난 8일 새벽 전국회의·혁신연대 등 범국민파에서 김영훈 후보를 출마시키면서 시작됐다. 임성규 전 위원장을 단일후보로 내세운 통합 구도의 선거판이 갑자기 어그러진 것이다.

 

올해 초부터 산별연맹 지도자들은 "현 시국에 정파끼리 싸우는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뜻을 모으고 단일후보를 물색했다. 지난달 초까지 불출마 의사를 밝혔던 임 전 위원장은 이들의 설득에 입장을 바꿔 후보로 나섰다.

 

그러나 선거가 다시 정파구도로 돌아서면서 임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이번 선거가 외부에 패권다툼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사퇴했다. 곧이어 14일 산별연맹 지도자로 선거에 출마했던 여성할당·일반명부 부위원장 후보들도 줄지어 사퇴하는 파행이 벌어졌다.

 

이렇게 되자 선거 기간 동안 대의원들 사이에서는 "선거판을 다시 짜자"는 주장이 나왔고, "이렇게 선거하느니 차라리 정족수가 미달되는 것이 났다"는 선거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어느 후보도 뚜렷한 지지세를 만들지 못했다.

 

지도부도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김영훈 신임 위원장은 당선 직후 인사말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은 동지들의 뜻을 받드는 사업 먼저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표 직전 정견발표에서도 "선거 초반부터 정권은 근거없이 '대회 무산'을 운운했지만 이 자리에 모인 대의원들을 보면서 저는 역동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단결을 호소하고 천하의 인재를 모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앞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된 대의원대회에서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성폭력사건 보고서 채택 건'은 결국 연기됐다.

 

일부에서는 1년이나 끌어온 사건인 만큼 시급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민주노총 대의원들은 보다 충분한 공개토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으고 차기 지도부에 안건을 넘겼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 지도부가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비대위였는데 그마저 풀지 못하고 이월됐다, 다음 대의원대회까지 충분히 토론하겠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마지막 정견 발표에 나선 김영훈 후보와 허영구 후보(왼쪽부터).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마지막 정견 발표에 나선 김영훈 후보와 허영구 후보(왼쪽부터). ⓒ 권박효원

28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88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 마지막 정견 발표에 나선 김영훈 후보와 허영구 후보(왼쪽부터). ⓒ 권박효원
2010.01.28 23:04ⓒ 2010 OhmyNews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신임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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