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의원 '표절 의혹' 해명, 의혹 키우나

의혹제기 때 언급없던 '동의서' 공개... <오마이뉴스> "작성 시점·경로 밝혀야"

등록 2010.04.06 23:33수정 2010.04.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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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광역시장 경선 후보인 강운태 의원의 표절 의혹 해명에도 또 다른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논란이다.

 

특히 표절 의혹을 처음 보도한 <오마이뉴스>는 5일 열린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강운태 의원이 공개한 '(인용 허가)동의서'에 대해 국토연구원과 강 의원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납득할 만한 답변이 없을 경우 수사 의뢰 하겠다"고 밝혀 파문이 커지고 있다.

 

강운태 의원, '(인용)동의서' 공개하며 "전혀 사실 아니다"

 

a  ▲ 강운태 의원은 지난달 1월 28일 자신의 저서 초판 인쇄를 하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지난 2월 초 <오마이뉴스>는 강 의원의 저서가 국토연구원이 운영하는 유빈에 게재된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5일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초판 인쇄 이전인 1월 11일 국토연구원으로부터 인용 동의서를 받았다며 문서를 공개하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출판기념회 당시 강 의원의 모습.

▲ 강운태 의원은 지난달 1월 28일 자신의 저서 초판 인쇄를 하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지난 2월 초 <오마이뉴스>는 강 의원의 저서가 국토연구원이 운영하는 유빈에 게재된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5일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초판 인쇄 이전인 1월 11일 국토연구원으로부터 인용 동의서를 받았다며 문서를 공개하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출판기념회 당시 강 의원의 모습. ⓒ 강운태 의원 홈페이지

▲ 강운태 의원은 지난달 1월 28일 자신의 저서 초판 인쇄를 하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지난 2월 초 <오마이뉴스>는 강 의원의 저서가 국토연구원이 운영하는 유빈에 게재된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했다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강 의원은 5일 토론회에서 처음으로 초판 인쇄 이전인 1월 11일 국토연구원으로부터 인용 동의서를 받았다며 문서를 공개하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사진은 출판기념회 당시 강 의원의 모습. ⓒ 강운태 의원 홈페이지

강 의원은 지난 1월 28일 자신의 저서 <미완의 광주, 창조의 중심도시로 -강운태의 광주사랑 이야기>를 초판 인쇄하고 대규모 출판기념회를 열어 이 책을 판매했다. 이 책 말미에는 "이 책의 저작권은 저자(강운태)에게 있다. 저자 허락 없는 인용이나 발췌를 금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2월 9일 <오마이뉴스>는 <남의 글 도용해놓고 저작권은 '내꺼'? 강운태 의원 저서, 표절 및 사진 무단도용 '논란'> 제하의 기사에서 "'제3부 우리가 눈여겨 봐야할 해외 도시들' 부분이 짜깁기 의혹이 있는 부분을 제외하고 명백한 표절을 확인한 사례만 3건에 이른다"며 표절 의혹을 보도했다.

 

책 어디에도 참고문헌이나 각주 등을 통해 글과 사진의 출처를 밝힌 곳이 없고, 실제 문제가 된 책의 내용과 국토연구원이 운영하는 세계도시정보 사이트 유빈(http://ubin.krihs.re.kr)에 게재된 글의 흐름과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 문맥을 약간 수정하거나 몇 개 문장을 통째로 옮기기도 했다.

 

당시 의혹이 불거지자 강운태 의원 측은 '편집상 실수'라고 하면서 공식 해명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일부 언론의 취재에 "책 어디에도 강 의원의 개인주장이라거나 연구결과라는 주장은 없지 않느냐"며 "여러 도시에 이런 모델 사례가 있다고 기존에 나와 있던 내용을 발췌 정리해서 쓴 것이다(<광주드림> 보도)"고 해명했을 뿐이다.

 

그러다 의혹이 불거진 지 두달 가량이 지난 5일 강운태 의원은 '민주당 시장 후보 경선'을 위한 광주방송(KBC) 토론회에서 국토연구원이 작성해 줬다는 '(인용허가)동의서'를 공개하며 표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강 의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2판 인쇄 때는 출처를 분명히 밝혔다"고 말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표절 의혹과 관련 이용섭 의원과 강운태 의원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과 대답이 오갔다.

 

이용섭 의원 : 강운태 후보는 캐치프레이즈로 '창조의 중심도시 광주'를 내걸고 있다. 강 후보는 정운찬 총리 인사청문회 때 도덕성을 무척이나 강조했다. 얼마 전 <미완의 광주, 창조의 중심도시로> 출판기념회를 했다. 그런데 이 책에 보면 세곳이 남의 책(유빈)을 그대로 복사한 부분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강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의 중심도시라는 주장과 상충된 것이다. 정운찬 총리에게 강조했던 도덕성 잣대를 본인에게도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운태 의원 :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을 먼저 말한다. (중략) 제가 쓴 <미완의광주 창조중심의 도시>에 제 꿈을 실현할 전략과 방법, 정책을 모두 수록했다. 남의 책을 베꼈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도시개발연구원이 운영하는 유빈이라는 웹사이트는 세계 여러 도시 정보를 홍보하는 정부 산하 기관이다. (동의서라는 문서를 보이며)자 보세요. 동의서가 있다. '유빈에 편집된 홍보 자료는 국민들이 널리 사용해도 된다'는 것을 공문까지 받아서 일부 인용한 것이다. 착오가 없기를 바란다. 2010년 1월 11일에 받아서 일부 인용했다.

 

이용섭 의원 : 출처와 근거를 밝혀야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이것은 표절이다. 잘못된 것이다.

 

강운태 의원 : 출처를 밝혔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는 판단에서 2판(인쇄)에서는 출처를 분명히 밝혔다.

 

강운태 의원 측 "10일(광주시장 후보 경선) 날 끝나고 나서 해명"

 

a  강운태 의원이 저서 표지.

강운태 의원이 저서 표지. ⓒ 표지 이미지

강운태 의원이 저서 표지. ⓒ 표지 이미지

강 의원이 이날 밝힌 동의서 작성 시기는 초판 인쇄 전인 '2010년 1월 11일'. 강 의원이 밝힌 시점은 초판 인쇄(1월 28일) 전으로 곧 동의서를 받고 집필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편집상 실수로 출처를 밝히지 못한 것으로 표절은 아니라는 해명이다.

 

<오마이뉴스>와 일부 언론이 표절 의혹을 보도한 시점은 동의서를 작성한 시점보다  한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강 의원 측은 표절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와 그 이후 동의서를 공개하거나 그 존재 자체에 대해 언급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동의서 작성 시점' 등에 대한 의문이 불거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는 "강 의원의 주장 내용은 오마이뉴스 보도가 사실상 허위보도였음을 주장하는 것과 같다"며 "이는 확인된 사실을 보도하고 독자의 신뢰로 커가는 언론매체에게는 심각한 타격을 주는 일"이라며 공개질의 배경을 밝혔다.

 

특히 <오마이뉴스>는 공개 질의서에서 "강 의원의 주장은 취재과정에서 확인되지 않은 새로운 사실로 오마이뉴스는 '전혀 사실이 아닌' 것을 보도한 매체, 보도의 진실성을 의심 받는 매체로 전락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동의서'라고 주장한 문서의 진위여부, 작성시기, 작성자, 작성목적 등 실체적 진실이 취재 범위안에서 밝혀지지 못할 경우 검찰 수사의뢰를 통해 진실을 가리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국토연구원에 ▲지난 1월 11일 동의서 공문을 보낸 사실이 있는지 ▲공문 작성자와 발송자, 작성시기와 발송시기, 공문 내용과 발송 경로 ▲왜 취재과정에서 동의사실을 밝히 않았는지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당시 유빈 저작권 관련 담당자는 "우리 게시물을 가지고 자신이 쓴 것처럼 책을 만든 사례는 없었다"며 "만약 그랬다면 곤란한 일"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이 공개한 문서와는 상반되는 답변이다.

 

또 강운태 의원에게 ▲ 공문을 진본과 사본 모두 공개할 것 ▲ 공문을 받은 시점과 수령 경로 ▲ 취재 당시 동의서를 공개하지 않고 왜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편집상 실수'라고 해명했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촉구했다. 취재 당시 동의서를 공개했으면 될 일인데 당시에는 다르게 해명하다 지금 공개한 이유를 밝혀달라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7일 오후 2시까지 양측의 답변이 없거나 납득할 만한 답변이 없는 경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강운태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동의서 공개 시점' 등을 묻는 질문에 "국토연구원이나 그런 곳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고 연구원들이 연구해서 지자체들이 세계 선진지를 갈 수 없으니 벤치마킹을 하라는 것"이라며 "물론 각주를 달거나 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안 해서 표절의혹으로 이어진 만큼 본질과는 동떨어진 지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게 특별하게 우리가 자기 철학이나 생각에 그런 것을 인용하거나 복사했다면 잘못된 것이다"며 "시민들에게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런 도시도 있고 이렇게 발전했다고 인용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의 공개질의에 대한 답변 여부에 대해 "10일(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일) 날 끝나고 나서 해명할 기회를 갖거나 해야지 신경쓸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국토연구원 유빈의 정보저작권 담당자는 수 차례 전화를 했지만 '통화 중'이어서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민의소리>에도 게재됐습니다.

2010.04.06 23:33ⓒ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민의소리>에도 게재됐습니다.
#강운태 의원 #표절 의혹 #민주당 광주시장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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