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인허가,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비화하나

26억 받은 건설브로커, 정관계 마당발로 밝혀져

등록 2010.08.18 16:09수정 2010.08.1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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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최고 요지인 남구 삼산동 공영주차장이 한화 꿈에그린 고층 아파트로 변화하는 인허가 과정에서 거액의 불법 로비자금이 오고간 혐의가 드러나 (아파트 허가 개입 혐의 한나라당 울산시의원 긴급체포) 이 사건이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은 지난 9일 이 아파트 부지를 확보해 주겠다며 26억 원의 돈을 받은 건축업자 전아무개(53)씨를 구속기소하고 17일에는 울산시의원 한 명을 긴급체포했는데, 전 아무개씨에 관련된 사실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기 때문.

울산배구협회 회장인 전 아무개씨는 재경 울산향우회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정관계 마당발로 알려졌다. 재경 울산향후회는 울산지역 출신의 정치인, 관계인사, 기업인 등으로 구성돼 서울에서 신년교류회 등을 열면서 인맥을 형성해 왔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사건에 유력 정치인들의 관련설이 나오고 있고 전씨가 26억 원의 불법 자금 중 상당수를 지역 정관계에 뿌리지 않았겠느냐 하는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아무개씨의 동생 3명이 건설업을 차려 놓고 각종 관급 공사를 불법하도급으로 도맡다시피 해왔다는 주장이 18일 나와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울산건설기계노조 "수사 확대해야"

전국건설노동조합 울산건설기계지부(울산건설노조)는 18일 "전씨의 동생들이 각종 관급 공사에 불법하도급을 해왔다"며 "검찰은 전씨의 친인척에 대한 수사까지 철저히 확대하고 울산시, 울산도시공사, 각종 국책사업에 대한 부분까지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건설노조는 지난해 수차례 기자회견 등을 통해 건설현장의 불법하도급을 통한 비자금 조성 사례들을 폭로했고, 이후 전 울산시의회 의장이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되기도 했다.

울산건설노조는 "노조원들이 온산그린웨이 조성공사에 참여하면서 전씨의 두 동생이 최근 2~3년간 울산시 녹지환경국에서 발주한 대부분의 조경공사에 불법하도급으로 참여한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임금체불 해결과정에서 주무부서인 녹지공원과는 이 사실을 시인했고,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하지만 그 이후에도 동생들은 녹지공원과 공사에 참여해 왔다"며 "이번 한화꿈에그린아파트(로비과정)에서 조경공사를 조건으로 하였다는 언론보도를 보면 조경공사와 관련해 관에서 충분히 개입했다는 의혹이 든다"고 주장했다.

노조측에 따르면 전아무개씨의 또 다른 동생 한 명은 덤프임대업체와 건설회사를 만들어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 KTX고속철도공사 3개구간, 부산울산간 고속도로공사, 법조타운부지조성공사, 울산과학기술대학교, 울산도시공사발주 진장동유통단지 등에 참여하면서 고속 성장을 했다.

특히 전씨의 동생이 운영하는 덤프임대업체는 고속철도 구간 공사에서 건설사와 한 차례 건설기계 운행시 수십 만원의 임대료를 책정하고도 건설기계노동자들에게는 5만 원 정도, 더 가까운 곳의 운행에는 더 적은 돈을 주면서 하루 차량당 수십만 원의 부당이득을 누렸다고 건설노조는 주장했다.

울산건설노조는 이같은 내용의 성명을 18일 언론에 배포했다. 울산건설노조 장현수 사무국장은 "조만간 더 상세한 내용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울산시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건설노조를 통해 이 업체들이 불법하도급을 하는 것을 인지했지만 이는 불법으로 인정한 것과는 다르다. (업체끼리 일을) 관리감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모든 공사는 입찰을 통해 하기 때문에 법에 정한 입찰방식으로 바르게 했다"고 밝혔다.
#울산건설기계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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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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