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파스 무차별 폭격에 서산 소나무 두 동강

서산시 재해안전본부 "사상최대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것"

등록 2010.09.02 19:22수정 2010.09.0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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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서산 각지역의 산마다 이렇게 부러진 소나무는 수만그루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산 각지역의 산마다 이렇게 부러진 소나무는 수만그루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안서순


곤파스가 남긴 흔적은 처참하다. 도심지역은 제대로 선 간판이 이상할 정도이고 농촌지역에는 날아다니다가 전신주나 나무에 걸린 비닐조각이 새벽의 난동을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 단지마다 베란다의 대형유리창이 깨진 파편이 즐비하고 상가지역에는 조각난 간판이 이리저리 딩굴고 있다.

도로마다 설치된 교통신호등은 꺾여 부러지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서 있다. 높고 낮은 산마다 부러진 소나무가 즐비하다. 마치 강한 폭격을 당한 것 같이 보인다. 사과와 배 농사는 짓는 농민들은 "죄다 떨어진" 과일들에 울상이다.

농촌지역의 기와집 가운데에는 40%이상의 기와가 날아간 곳도 있고 합석지붕도 20%넘게 뜯겨져 나가기도 했다. 도심과 농촌을 불문하고 모두 아수라장이다. 

"팔십평생에 이런 일은 처음 봤다"는 안종직(서산시 팔봉면 양길리3구)씨는 신 새벽에 난데없이 할퀴고 지난 태풍이  이곳 저곳에 남긴 생채기를 둘러보며 혀를 찼다.

곤파스는 2일 새벽3시께부터 서산지역을 때리기 시작했다. 이때 서산기상대에서 측정한 순간최대풍속은 초속36m 이나 그 가운데에서도 피해가 극심한 일부지역은 초속50여m 가까운 초강풍이었으리라는 예측이다.

1일 자정께 기상대는 방송매체 등을 통해 '곤파스는 소형 태풍으로 약해졌으나 300mm가 넘는 폭우를 동반하고 있어 비피해가 우려된다고 했으나 정작 비는 20여mm정도에 그쳤다. 지역 곳곳에서 강한 바람과 낙뢰로 전신주가 넘어지고 통신선이 절단되면서 시내권 아파트와 농촌지역 주택 등 모두 4만3000여 가구에 10시간 가깝게 전기가 끊기고 전화가 불통이 됐다.


주요도로와 교차로 마다 설치돼 있는 교통신호등도 시내 일부만 제외하고는 거의 파손됐고 간선도로 곳곳마다 쓰러진 나무와 전신주로 인해 교통장애까지 나타나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다.

서산시의 재해안전본부는 "사상최대의 자연재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피해조사는 적어도 10일 이상 지나야 집계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은 "산림피해까지 조사하려면 적어도 1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며 그것도 각 면지역마다 10명 이상을 투입할 때 가능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농촌지역의 농축산물 피해나 아파트나 상가, 입간판이나 교통신호등 등의 피해조사는 비교적 조사가 간단하지만 농촌지역의 임야 등에 있는 소나무, 참나무, 등 임산물은 면적도 광범위한데다 피해가격 등은 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곤파스는 문화재도 비켜가지 않았다. 조선조 초기에 축성된 평지 석성 중 전국에서 가장 보존상태가 좋다는 해미읍성도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수백년전에 지어진 고색창연한 문루의 기와가 벗지고 담장밖에 심은 나무는 통째로 뽑혀 그 뿌리가 담장을 뚫고 들어왔다.

옛정취를 살리기 위해 지어진 초가의 지붕은 산발한 머리꼴로 이리저리, 흩어져 심란하고
충남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나무 숲으로 불리던 성 뒤편 소나무 수백그루 중 절반 이상이 허리가 꺽인 채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오는 10일 예정됐던 '해미읍성 문화축제'가 열리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a 거꾸로 선 나무  해미읍성 동헌 담장 밖에 있던 나무가 뿌리채 뽑혀 거꾸로 선 채 담장안으로 밀려들어왔다.

거꾸로 선 나무 해미읍성 동헌 담장 밖에 있던 나무가 뿌리채 뽑혀 거꾸로 선 채 담장안으로 밀려들어왔다. ⓒ 안서순


a 해미읍성 초가  곤파스는 해미읍성의 초가지붕을 이리저리 흩어 놓았다.

해미읍성 초가 곤파스는 해미읍성의 초가지붕을 이리저리 흩어 놓았다. ⓒ 안서순


#곤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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