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도 다니는 대학교' 가능하다

[주장] 젊은 꿈이 돈 때문에 사장되지 않는 나라 만들어야 한다

등록 2010.09.07 11:34수정 2010.09.0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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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등록금이 비싼 나라는 어디일까? 미국이다. 자료에 의하면 미국은 OECD 30개의 국가 중 등록금이 가장 비싼 나라로 나타났다. 그런데 미국에서 등록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미국의 등록금은 부모의 수입에 따라 책정되어 대학을 다니지 못할 정도의 처지인 경우 국가에서 등록금의 거의 대부분을 보조해 준다. 미국이 등록금이 비싸긴 해도 공부를 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학업을 하는데 커다란 문제가 없다.

그렇다면 등록금이 두 번째로 비싼 나라는 어디일까? 그리고 그 나라의 장학제도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등록금이 가장 비싼 두 번째 나라는 불행하게도 한국이다. 그러나 한국의 학생들은 돈이 없으면 대학을 다니기 거의 불가능한 구조에 놓여있다.

물론 다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장학금제도가 아닌 빚을 내는 방법이다. 실제 포털사이트에서 대학등록금을 검색하면 등록금 대출 알선업체들의 광고가 한 페이지를 넘을 정도다. 부모가 가난한 집안의 학생들은 빚쟁이가 되지 않고서는 도저히 대학을 졸업할 수가 없다. 하지만 취업난으로 인해 등록금 대출을 제때에 갚을 수도 없다.

대학 등록금, 전국 가구 평균 소득의 30% 차지...최저소득층의 경우 65.8%

학자금 대출로 인해 사회에 발을 내딛기도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고 마는 곳이 대한민국이다. 우리 사회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연간 1000만 원에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으로 이제 예전의 소를 팔아 학비를 댄다는 우골탑이 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만든다는 부골탑으로 바뀌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대학 등록금은 사립이 450%, 국립이 550%, 국립대 의학계열은 747%까지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율은 물가 상승률을 크게 뛰어 넘는 수치다. 쉽게 말해 10년 전 3천 원 하던 자장면이 2만원에 육박한다고 생각해 보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이명박 정부는 등록금 취업 후 상환제를 포함하는 학자금 대출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은 오히려 대학 등록금 부담을 더 가중시키는 정책이다. 학생들이 대출을 통해 등록금을 납부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들이 더 손쉽게 등록금을 인상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결국 이명박식 등록금 대책은 결과적으로 학교 재단의 배만 불려줄 수 있다. 대학들은 배부를지 모르지만 학생들과 학부모는 배고프다. 대학 등록금이 얼마나 학부모들을 배고프게 만드는지 통계 수치를 통해 살펴보자.

현재 대학 등록금은 전국 가구 평균 소득의 30%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소득층의 경우 연간 소득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65.8%에 달하고 있다. 등록금만 쳐도 이렇다는 것이다. 거기에 하숙비, 생활비, 책값 등을 따지면 저소득층의 학생들은 빚을 내지 않는 한 대학교육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볼 때 한국의 저소득 계층이 대학 교육을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돈 없으면 공부 못하는 세상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돈 없어도 교육 받을 수 있는 나라, 젊은 꿈이 돈 때문에 사장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민주당은 이를 위해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겠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이다. 하지만 생각을 달리하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이다. 정책실현은 정부의 노력과 의지의 결과이다.

매년 3~4조 대학재정지원에 투입시 하위 소득 학생 '반값 등록금' 실현 가능


이명박 정부는 국민 70%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30조가 넘는 4대강 사업을 실현하려는 의지와 기개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방법이 없는 게 아니라 방법을 찾지 않는 것이다. 먼저 모든 학생들에게 전부 반 값 등록금을 적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소득 수준에 맞추어 국가에서 등록금을 보조해 줄 수 있다.

전체 국민을 100이라고 했을 때 50까지의 상위 소득자를 제외한 나머지 51에서 100까지 하위 소득국민에게 등록금의 반을 국가에서 지원해주면 된다. 하지만 그 지원의 방식이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대학에게 재정적 지원을 해주는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재원은 어디에서 조달할까? 현재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취업 후 상환제에 투입해야할 예산은 매년 3 ~ 4조로 추정된다. 이 금액을 대학재정지원에 투입하면 소득 5분위, 즉 하위 소득자 50% 가구의 학생들에게는 반값 등록금 실현이 가능하다.

그리고 등록금을 함부로 올릴 수 없는 제도를 시행하겠다. 우선 매년 등록금의 인상률을 물가상승률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를 실시한다. 국민 평균 소득을 고려하여 평균적인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합리적 등록금 상한액을 결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방식은 2015년부터 4인 가구 최저생계비의 3배를 넘지 않는 기준액을 마련하고 기준액의 1.5배가 넘지 않는 상한선을 정하는 것이다.

장학금제도 역시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 공부 잘 하는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적으로 돈이 없어 공부를 하지 못할 위기에 처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야 한다.

소득이 국민소득의 20%에 못 미치는 가구의 학생들은 무상교육을 추진하겠다. 돈 없어도 국가가 공부시켜주겠다는 것이다. 기초생활수급자는 전액무상이며 차상위계층까지 단계적으로 2016년까지 완성시키겠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 적응할 기간인 2학기 동안 학습보조 생활비로 학기당 100만원을 지급하겠다. 그 이후에도 등록금 후불제를 동시에 적용시켜 안정적으로 대학을 졸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동안 수많은 대학생과 학부모께 진심으로 미안하다. 민주당, 한국 땅에서 더 이상 가난으로 인해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반값등록금 #김효석 #뉴민주당플랜 #뉴민주당그거대한기쁨 #민주당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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