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길을 걷고 싶다, 내소사 전나무길

[사진] 부안 내소사 당산나무 사잇길을 걷다

등록 2010.09.30 17:34수정 2010.09.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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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내소사 전나무길 풍경

내소사 전나무길 풍경 ⓒ 김준영


걸으면 걸을수록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길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길들은 모두 오래된 나무와 함께 하고 있으며 걷기 수월한 코스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전북 내소사에는 700년 된 당산나무부터 시작해 1000년 된 당산나무를 볼 때쯤 끝이 나는 전나무길이 있습니다. 보통 내소사 전나무길이라고 부르는 당산나무 사잇길을 걸었습니다.


a 내소사 입구에 보이는 당산나무 주민들에게 할아버지 당산나무라고 불린다. 내소사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을 지나면 내소사 전나무길이 보인다.

내소사 입구에 보이는 당산나무 주민들에게 할아버지 당산나무라고 불린다. 내소사 입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곳을 지나면 내소사 전나무길이 보인다. ⓒ 김준영


700년 된 당산나무에서 여행이 시작되다

내소사를 향해 걷습니다. 700년 된 당산나무와 1000년 된 당산나무 그리고 내소사 전나무 길을 걷기 위해서입니다. 주차장에서 내소사 입구를 향해가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채 10분도 걷지 않아 눈앞에는 커다란 당산나무와 함께 매표소와 내소사 입구로 들어가는 문이 보입니다.

매표소 앞에 있는 당산나무는 700년 된 당산나무로 지역주민들은 할아버지 당산나무로 부른다고 합니다. 700년 된 당산나무가 이렇게 크고 웅장하면 1000년 된 당산나무는 어떨까?하는 생각에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a  내소사 전나무길

내소사 전나무길 ⓒ 김준영


비와 바람 그리고 햇살을 막아주는 평온한 내소사 전나무길

a  내소사 전나무길

내소사 전나무길 ⓒ 김준영

재촉했던 발걸음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느려집니다. 전나무 숲길이 만들어주는 초록 풍경에 풍덩 빠져 허우적댑니다.


이 숲길의 전나무들은 평균 수령이 110년인 나무들로 길이는 약 500m이고 경사가 심하지 않아 힘을 들지 않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습니다. 걷기 여행과 자신을 되돌아보는 치유여행에 적합한 곳이죠.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도 선정된 이 길을 걸으니 1000년 된 당산나무를 보러 가야겠다는 들뜬 마음은 어느새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집니다.


걷는 공간 곳곳에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걷다가 쉬기를 반복하다 '숲이 살아야 바다가 살고, 바다가  살아야 숲이 산다. 그리고 숲과 바다가 살아야 인간이 살아갈 수 있다(함축요약)' 라는 생태계의 연결고리에 대한 글을 보았습니다.

이 글과 같이 우리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생명체로 인지하고 서로를 보듬어 가야 하지 않을까요? 옆쪽에 조그마한 물웅덩이와 함께 대장금 촬영지라는 푯말이 보입니다. 바로 대장금의 주인공이었던 서장금(이영애)이 웅덩이를 바라보며 앉아있고 그 모습을 민정호(지진희)가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던 곳인데요. 내소사 전나무 길을 걷는 모든 분들이 이곳에서 눈을 떼지 못하거나 사진을 찍으며 각자의 흔적을 남깁니다.

a 내소사 전나무길 내소사 전나무길에서 만날 수 있는 대장금 촬영장소. 모두들 멈춰서 한장의 사진을 담는 장소이다.

내소사 전나무길 내소사 전나무길에서 만날 수 있는 대장금 촬영장소. 모두들 멈춰서 한장의 사진을 담는 장소이다. ⓒ 김준영


은은한 섬집아기 노래를 들으며 1000년 된 당산나무를 바라보다

어디선가 은은한 '섬집 아기'의 멜로디가 들려옵니다. 전나무 숲길이 끝나며 내소사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입니다. 저 입구를 들어가면 1000년 된 당산나무가 있을까요?

a  내소사 전나무길 끝 1000년 된 당산나무. 증조 당산나무라고도 불린다.

내소사 전나무길 끝 1000년 된 당산나무. 증조 당산나무라고도 불린다. ⓒ 김준영


느려졌던 발걸음을 재촉하여 내소사 안으로 들어갑니다. 눈앞에 1000년 된 당산나무가 보입니다. 700년 된 당산나무가 할아버지 당산나무로 불렸으니 이 당산나무는 증조 당산나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과연 겉모습만 보아도 내소사 입구에서 보았던 당산나무와는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아직 당산제를 지내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는 내소사의 당산나무. 마을사람들의 연중무병과 평온무사를 위해서 제사와 굿의 형식으로 마을주민들이 지내는 당산제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조상신과 수호신을 믿는 한국의 토속신앙에 적합한 행사가 아닐까요?

a 증조 당산나무 1000년 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는 증조당산나무

증조 당산나무 1000년 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는 증조당산나무 ⓒ 김준영


한국의 아름다운 길. 걸으면서 자연과 동화되어 마음의 여유와 안식을 가질 수 있는 길. 비가 내려도 햇살이 내리쫴도 전나무들이 방패가 되어 여행객들이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길. 내소사 당산나무 사잇길은 이와 같은 길인 것 같습니다.

지금 유행처럼 일어나고 있는 걷기여행코스에도 적합하며 앞으로 유행할 치유여행코스로도 적합한 길. 걷고 싶으세요? 자연을 느끼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 받고 싶으세요? 내소사 당산나무 사잇길로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 블로그와 국제신문에도 기고됩니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와 국제신문에도 기고됩니다.
#내소사 #내소사전나무길 #내소사당산나무 #한국의아름다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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